美 대리모 출산센터에 중국인 의뢰 급증…“국가안보 위협”

조슈아 필립(Joshua Philipp)
2023년 08월 21일 오후 4:47 업데이트: 2023년 08월 21일 오후 6:31

미국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 소속 연구원이 미국 ‘대리모 산업’이 번성함에 따라 국가안보 위협, 윤리적 문제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대리모 산업이 활성화하는 이유는 중국인들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인 대리모를 통해 태어난 중국인 아기는 자동으로 미국 시민권을 얻는다.

미국 워싱턴 D.C.에 본부를 둔 헤리티지 재단의 생명·종교·가족 센터 연구원 엠마 워터스는 “지난 10년간 미국에서 대리모 산업이 급성장했으며, 그중에서도 가장 활성화한 지역은 상업적 대리모와 체외수정(IVF)이 허용되는 캘리포니아”라고 밝혔다.

실제로 캘리포니아주의 한 대리모 알선 업체는 대리모 출산 비용 등을 공식 홈페이지에 명시하고 있다.

워터스에 따르면 최근 들어 중국인들이 캘리포니아주의 대리모 센터, 불임클리닉 등에 대리모 출산을 문의하거나 의뢰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대리모 출산을 통해 태어난 아기는 생물학적, 유전적으로 중국인임에도 미국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모두 획득하게 된다.

또한, 이런 방식으로 태어난 아기가 21세가 되면 부모도 영주권을 신청하고 결국 시민권까지 취득할 수 있다고 워터스는 설명했다.

지난 11일 에포크TV ‘크로스로드’ 화상 인터뷰에서 워터스는 “중국인 부부들이 미국의 불임클리닉 등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해 미국에서 아기를 낳고 있다”며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안보 위협

워터스는 “외국인이 대리모 서비스를 이용함으로써 미국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다는 점은 국가안보에 큰 위협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의 문화와 사상에 젖어 있고, 중국 정권에 대한 충성심이 강한 사람이 미국에 오면 미국 시민권자가 될 수 있다”며 “이들이 미국에서 일자리를 신청할 때, 정부나 민간 부문의 고용주는 이들에 대한 배경정보를 전혀 파악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외국인의 대리모 출산에 대한 법률적 규제가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미 하원의 ‘미국과 중국공산당 간 전략 경쟁에 관한 특별위원회’가 나서서 대리모 출산 관련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023년 8월 11일, 헤리티지 재단 연구원인 엠마 워터스가 에포크TV ‘크로스로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 에포크TV 캡처

대리모 산업의 작동 방식

워터스의 설명에 따르면, 중국인들이 직접 불임클리닉에 방문하지 않아도 정자나 난자 등의 생식물질만 보내면 대리모 출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심지어 불임클리닉을 통해 미국인의 정자 또는 난자를 ‘쇼핑’할 수도 있다.

워터스는 “중국인들은 자신의 생식물질을 사용할 수도 있고, 그것들을 구입할 수도 있다”며 “이후 클리닉 측에서 고용한 대리모가 시험관아기 시술을 받아 임신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약 450곳의 불임클리닉을 검토한 결과”라며 “실제로는 더 많은 클리닉이 존재할 수 있으며, 이곳들은 대부분 중국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고 덧붙였다.

또 “전체 고객 중 절반이 중국인인 불임클리닉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미국 대리모 산업의 규모는 2022년 기준 약 80억 달러(약 11조 원)로 추산되며, 2028년까지 두 배 이상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출산에 대한 인식 변화

워터스는 “1973년 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사건(Roe v. Wade)’에서 주 낙태법을 무효화하는 판결을 내린 이후, 미국 사회에서 출산에 대한 인식이 바뀌기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어느 순간부터 자녀는 부모가 선택하거나 거부할 수 있는 ‘옵션’처럼 여겨지고 있다”며 “부모의 인생을 빛내줄 ‘액세서리’ 정도로 취급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리모 산업도 동일한 메커니즘으로 작동한다. 대리모 서비스를 통해 부모의 욕구에 따라 아이를 만들거나 거부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워터스의 설명에 따르면 미국 체외수정 클리닉의 약 75%에서 아기의 건강상태, 피부색, 눈 색깔 등을 사전에 확인할 수 있는 유전자 검사 결과를 제공하고 있다.

이런 방식을 통해 부모가 원하는 ‘이상적인 배아’를 선택할 수 있다.

워터스는 “부모는 이상적인 배아를 냉동 보관해 미래에 낳을 수도 있고, 취향에 맞지 않는 배아를 폐기할 수도 있다”며 “이렇게 배아를 폐기하는 것은 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살해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또 “캘리포니아주 의회는 독신자 또는 동성 커플이 의료보험을 통해 체외수정 서비스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제안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남성이 난자와 대리모를 구입하면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인신매매’와 다를 바가 없다. 대리모 산업이 더욱 커지면, 돈을 주고 원하는 아이를 살 수 있는 인신매매 시장으로 변질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