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술 전문가 그룹 “미·중 간 기술 분야 분리” 촉구

이윤정
2021년 02월 3일 오전 10:06 업데이트: 2021년 02월 3일 오전 10:16

미국의 기술 전문가 그룹이 미국과 중국의 기술 분야가 어느 정도 분리돼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기술 업계 임원, 투자자 및 중국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차이나 스트래티지 그룹은 지난해 7월 ‘비대칭 경쟁 : 중국 및 기술을 위한 전략’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악시오스가 입수한 이 보고서에서 이들은 “중국이 미국의 주요 기술 영역을 추월하기 위해 맹추격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차이나 스트래티지 그룹은 에릭 슈미트 구글 전 최고 경영자(CEO)와 구글의 신기술 개발 자회사인 직소 대표 제라드 코헨이 공동 대표를 맡았다. 중국 전문가인 엘리자베스 이코노미 후버연구소 선임연구원, 미국 싱크탱크 ‘신(新) 미국안보센터(CNAS)’의 리처드 폰테인 소장 등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 전문가 그룹은 “미국과 중국의 기술 산업이 어느 정도 분리돼야 한다”며 “규칙을 지키지 않는 중국과의 분리는 피할 수 없으며 바람직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양국의 기술 산업이 분리되지 않을 경우 중국 정부는 민주적 가치가 반영되지 않은 기준과 규범으로 단일 디지털 세계를 지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중국의 경제 위협에 맞서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가 취한 방법에 대해서는 비판적이었지만, “’분리’가 미국의 이익에 더 유리할 것”이라고 인정했다.

그들은 보고서에서 “중국은 산업 스파이, 불법적 감시,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의 모호한 경계 등을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우리와는 다른 규칙을 따른다”며 “중국은 이러한 비대칭을 그들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문제로 본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국은 중국 정권의 임박한 위협에 대비해야 한다”며 불공정 무역 및 투자 관행, 막대한 국가 및 준국가 자본에 접근할 수 있는 중국 기업, 지식재산 절도 등 중국에 유리하도록 경쟁을 왜곡한 여러 요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아울러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의 상태는 급속히 붕괴했으며 그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 우리의 목표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들 전문가는 또 미국과 뜻을 같이하는 국가들이 새롭게 연합해 중국과의 기술 경쟁에 협력할 것을 제안했다. 이른바 ‘T-12’ 포럼은 일본, 한국, 캐나다, 인도, 이스라엘, 호주, 네덜란드 및 독일 등의 국가로 구성될 수 있다.

이러한 다자간 협력은 기술 산업의 핵심 중 하나인 기술적 예측에 관한 정보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제재, 무역 블랙리스트, 국가 안보 관련 정책 등을 통해 중국에 엄격한 입장을 취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미국이 중국과 거래하지 않았다면 수십억 달러를 잃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중국과의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을 제안한 바 있다.  

최근 미국 의원들도 중국과 분리하는 문제와 관련해 비슷한 요구를 제기하고 있다.

공화당 톰 코튼 상원 의원은 지난달 22일 상원 연설에서 “중국 정부가 28명의 미국 관리를 제재하기로 한 결정에 따라 중국과 미국의 경제를 분리하는 것이 필요하고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이 제안에 어떻게 반응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