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극초음속 미사일 핵심기술 연구 대학에 中 공자학원…하원 중공특위 대응 착수

한동훈
2023년 06월 5일 오후 8:09 업데이트: 2023년 06월 5일 오후 8:09

美 극초음속 미사일 기술 연구 핵심 ‘알프레드 대학’
中 국방연구 지원하는 우한 국가지질대와 연구제휴
‘스파이 거점’ 공자학원까지 운영…특위 “깊은 우려”

미국 육군과 ‘극초음속 무기’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인 미국 대학이 중국군을 위해 국방기술을 연구 중인 중국대학과 제휴관계를 지속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대학은 특히 중국 공산당의 스파이 거점으로 지목된 공자학원도 유지하고 있어 중국이 공자학원을 통해 대학 내에 영향력을 확대할 우려도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미 하원에서 중국 문제를 다루는 기구인 ‘미국과 중국공산당의 전략적 경쟁에 관한 특별위원회(중공 특위)’는 뉴욕주의 유서 깊은 사립대 ‘알프레드대학’과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중국지질대학이 맺고 있는 연구제휴 관계에 대해 조사 중이다.

하원 중공 특위는 지난달 31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알프레드대학 마크 주판 총장에게 각각 서한을 보내 이 사안에 대해 우려를 전하고 관련 정보 공개를 청구했다.

에포크타임스가 입수한 서한 사본에 따르면, 하원 중공 특위는 중국 공산당 인민해방군을 위해 극초음속 무기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인 우한 중국지질대학이 비슷한 연구를 진행 중인 알프레드대와 연구제휴를 맺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알프레드대는 뉴욕주 서북부에 위치한 재학생 1600명 정도의 소규모 대학으로 일반에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재료과학 분야에서 선두권 대학이다. 미국 우주왕복선의 내열 타일에 사용된 첨단 세라믹 연구에서 가장 앞선 연구진을 보유하고 있다.

이 대학은 지난 2022년, 미 육군 연구원과 연구개발 협약을 체결하고 극초음속 무기 개발에 필요한 3천도 이상의 고열에 견딜 수 있는 첨단 세라믹 재료 연구를 수행해왔다. 이 연구와 관련해 미 국방부로부터 1350만 달러(약 176억원)의 지원금도 받았다.

음속의 5배 이상으로 날아가는 극초음속 무기는 기존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할 수 있어 미래 전쟁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로 평가된다. 작년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보다 한 발 앞서 실전 배치해 전 세계에 충격을 안긴 바 있다.

특히 중국은 미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거나 미 국방부와 계약을 맺은 미국 업체들과 연구기관의 첨단기술을 빼돌리거나 미국 기업들로부터 관련 기술을 구매해 초음속 미사일을 개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우한 중국지질대학은 전 세계에서 미국과 일본, 캐나다, 싱가포르의 대학 1곳씩 총 4개 대학과만 연구제휴를 맺고 있는데, 미국에서는 알프레드대학이 유일하다. 또한 알프레드대는 2020년부터 거듭된 미 국무부의 폐지 권고에도 공자학원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마이크 갤러거 미 하원 ‘미국과 중국공산당의 전략적 경쟁에 관한 특별위원회’ 위원장. | Anna Moneymaker/Getty Images

하원 중공 특위는 알프레드대 총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귀 대학은 국방부의 극초음속 무기 연구 자금을 받으면서 비슷한 연구를 수행하는 중국 대학과 제휴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미군의 연구를 보호하기 위한 서약과 관련 정보 제공”을 요구했다.

특위는 또한 알프레드대가 국방부 보조금을 계속 받으면서 학내 공자학원을 두는 것에 대한 법률적 검토도 예고했다.

2021회계연도 국방수권법 제1062조는 올해 10월 1일 이후 공자학원을 설치한 미국 내 고등교육기관에 국방부 자금 제공을 금지했다. 알프레드대와 국방부 지원금 제공 계약은 2027년 만료된다.

마이크 갤러거 중공 특위 위원장은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공자학원은 중국 공산당의 소프트파워(문화 침투)뿐 아니라 향후 분쟁에서 미국인에게 사용할 하드파워(무기) 제조에 협력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갤러거 위원장은 또한 “미국 대학과 공자학원 계약으로 제휴관계를 구축한 중국 대학 중에는 중국의 민군 융합 연구에 관여하고 있는 대학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작년 총선에서 공화당이 하원을 탈환함에 따라 올해 1월 하원에서 출범한 중공 특위는 미국 사회 곳곳의 빈틈부터 메우는 작업을 전개하고 있다. 그 빈틈 중 하나가 중국 공산당이 공자학원을 통해 미국 대학과 연구기관에 침투하는 것이다.

공자학원은 중국어와 문화를 교육하는 학습기관으로 설립됐지만 최근에는 언론 검열과 공산주의 사상 유포 등 중국 공산당의 소프트파워 확대를 돕는 스파이 거점으로 경계를 받고 있다. 공작 요원들이 공자학원을 통해 합법적 체류 신분을 얻는다는 것이다.

군사기술 도용 문제는 미중 긴장을 고조시키는 한 요인이다. 중국 공산당은 미국에 학생과 과학자를 보내 기술과 연구 결과를 훔치는 조직적인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공자학원과 중국의 해외 고급인력 초빙 프로그램 ‘천인계획’도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작년에는 미국 최고 수준의 국방안보 분야 연구소인 로스 앨라모스 국립연구소(LANL) 출신 주요 과학자 162명이 중국 공산당 정권에 고용돼 중국의 군사기술 연구·발전에 직접 기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약 80%가 중국의 외국인 인재 채용 프로그램을 통해 고용됐다. 이들은 중국에 건너간 후 극초음속 미사일, 제트 엔진, 탄두, 무인기, 스텔스 잠수함 개발에 참여했다.

하원 중공 특위는 오스틴 국방장관에 보낸 서한에서 국방부와 알프레드대학 간의 모든 통신 내역, 공자학원을 보유하고도 국방수권법 1062조 적용 예외를 요구하며 지원금을 신청한 미국 내 모든 대학 명단을 요구했다.

갤러거 위원장은 “국방부와 알프레드대는 미국 연구의 안전이 훼손되지 않도록, 또한 미국인의 세금이 중국 공산당의 군사적 진보를 위해 사용되지 않도록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이 기사는 앤드루 쏜브룩 기자가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