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부 “중국 반도체 생산업체 SMIC 제재 방안 검토 중”

이은주
2020년 09월 7일 오전 9:40 업데이트: 2020년 09월 7일 오전 9:47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파운드리)인 SMIC를 제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미 국방부 관계자가 밝혔다.

국방부 대변인은 최근 “국방부가 다른 정부기관들과 협력해 SMIC를 제재 명단에 추가할지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SMIC가 제재 대상이 되면 미국 반도체 공급업체가 SMIC에 제품과 기술을 수출할 때마다 미 상부무의 까다로운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국방부 발표를 접한 SMIC 측은 지난 5일(현지 시각) “완전히 충격”이라면서 “미국 정부기관들과 대화를 통해 어떤 오해도 해명할 수 있길 바란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은 에포크타임스의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올해 초 상무부, 에너지부 등에 SMIC를 거래 제한명단에 올리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들 기관이 국방부의 제안에 동의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중국기업 275곳 이상을 미국 기술과 장비 등의 수출을 제한하는 거래 제한명단에 올렸다.

제재 대상이 된 기업은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華爲)부터 중국 신장지역 위구르족 인권 탄압에 이용되는 감시 카메라 제조업체 하이크비전(Hikvision) 등이다.

반도체 생산은 대만 파운드리 TSMC가 선두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SMIC는 추격을 위해 중국 내 반도체 생산공장을 설립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의 SMIC제재가 현실화되면 이미 압박을 받고 있는 SMIC는 계획 추진에 큰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화웨이에 반도체 칩을 납품해온 SMIC는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재로 거래 제한 압박을 받아왔다.

반도체 칩 제조 장비를 제공하는 램 리서치, KLA 코퍼레이션,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AMAT) 등 미국 기업도 제재에 따른 후폭풍을 받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국방부는 SMIC 규제를 검토하는 이유를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한 미 정부 관계자는 SMIC가 중국 공산당(중공) 산하 인민해방군과 유착 관계 의혹으로 국방부의 정밀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SMIC 측은 “군과 관련이 없다”며 해당 의혹에 대해 일축했다.

미국은 최근 들어 중국기업에 대한 압박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미 행정부는 지난달 남중국해 군사기지 건설에 연루된 개인과 중국기업 24곳에 제재를 가했고, 미 국방부는 최근 중공군이 소유하거나 지배하는 화웨이 등 중국기업을 추가 제재하기도 했다.

이번 조치가 시행되면 중국에 더욱 강력한 압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