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부, 中 공산정권에 대만 향한 군사도발 중단 촉구

캐시 허
2021년 10월 4일 오전 8:50 업데이트: 2021년 10월 4일 오전 9:09

미국 정부가 3일(현지 시각) 중국 공산정권에 대만을 향한 군사 도발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1일부터 사흘간 중국 인민해방군(중공군) 군용기 100여대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을 침범한 데 따른 것이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은 대만 근처에서 벌어지고 있는 중국의 도발적인 군사 활동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 이는 불안정을 초래하고 계산 착오를 일으킬 우려가 있으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중국이 대만에 대한 군사적, 외교적, 경제적 압력과 강압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또한 “미국은 대만해협 전체의 평화와 안정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있으며, 충분한 자기방어 능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대만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1979년 중화인민공화국(공산주의 중국)과 수교하면서, 중화민국과 체결한 미중상호방위조약을 폐기하는 대신 ‘대만관계법’을 제정해 유사시 대만에 개입할 근거를 마련했다.

대만관계법에서는 미국이 대만에 방어용 무기를 판매할 수 있게 한 조항도 포함됐다.

대만 외교부는 미 국무부 성명을 환영하며 “베이징 정권이 인도-태평양 지역을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만 외교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우리 정부는 중국의 도전에 맞서 자주국방 능력을 향상하고 대만의 민주주의, 자유, 평화, 번영을 단호하게 보호하는 데 헌신해왔다”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해 총 380회 자국 군용기로 대만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해 지역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켰으며 올해에도 비슷한 수준으로 군사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중국 공산당 정권수립 72주년 기념일인 지난 1일부터 사흘간 연속으로 전투기, 폭격기, 대잠초계기, 조기경보기 등으로 구성된 편대를 출격시켰다.

2일에는 총 39대의 군용기를 동원해 역대 최대 규모로 기록됐다. 지금까지는 28대 침범이 최대 규모였다. 이날 대만군에 포착된 중공군 H-6 폭격기는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기종이다.

10월은 공산주의 중국(중공)과 중화민국(대만)의 국경절이 나란히 있어 매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시기였다. 1일은 중공 정권수립일이고, 10일은 중화민국 건국 기념일이다.

대만은 매년 국경절에 총통 연설과 타이베이 시가지 군사 퍼레이드를 통해 내부 결속을 다져왔다. 올해는 대만해협과 동중국해, 남중국해에서 공산주의 중국의 위협이 거세져 그 의미가 더 남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태평양과 대만해협의 안정은 최근 국제사회에서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지난 6월 세계 주요 7개국(G7)은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처음으로 대만 문제를 언급했다.

공동성명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양안 문제의 평화로운 해결을 권고한다”며 “우리는 동·남중국해의 상황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고, 현상을 바꾸고 긴장을 증가시키는 어떠한 일방적인 시도도 강력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당시 대규모 군용기 출격으로 반발했다. 성명 이틀 뒤, 중국은 군용기 28대를 출격시켰고, 군용기들은 대만을 둘러싸듯 남쪽을 반 바퀴 돌고 왔던 경로로 되돌아가는 무력시위를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