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부·의원들 홍콩 에포크타임스 기자 피습사건 규탄

2021년 05월 12일 오후 11:10 업데이트: 2021년 05월 22일 오후 1:47

미국 국무부는 에포크타임스 홍콩판 기자 습격사건에 대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하고 홍콩 당국에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국무부 대변인은 11일(현지 시간)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는 최근 발생한 에포크타임스 기자에 대한 폭행사건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언론인에 대한 공격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다. 당국은 이번 사건뿐만 아니라 에포크타임스 홍콩판 인쇄소 습격 사건에 대해서도 철저히 수사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1일, 에포크타임스 홍콩판 기자 사라 량(梁珍)은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집을 나섰다가 알루미늄 야구 방망이를 든 괴한에게 기습을 당했다.

마스크를 쓴 괴한은 차에서 내려 그녀의 다리를 수 차례 가격한 뒤 다시 차를 타고 달아났다.

현장에 있던 목격자 리(李)모씨에 따르면 괴한은 안경을 착용한 40대 정도의 남성이었고, 범행에 이용된 차량은 검은색 벤츠였다.

량 기자는 다리 여러 군데 멍이 드는 타박상을 입었으며, 이후 구급차로 병원 치료를 받았다.

앞서 지난 4월에는 괴한 4명이 에포크타임스 홍콩판 인쇄소를 습격해 해머를 휘둘러 컴퓨터와 인쇄장비를 부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인쇄소 습격 사건은 지난 2004년 인쇄소 설립 후 5번째로, 지난 2019년 11월에도 괴한들이 인쇄소에 침입해 방화했다.

에포크타임스 홍콩판은 이번 사건을 중국 정부와 공산당의 검열에 저항하는 독립언론에 대한 테러이자 언론탄압으로 규정했다.

량 기자는 이번 사건 이전부터 자신의 주변에 수상한 사람들이 맴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지난 8일에도 검은색 모자와 옷차림을 한 남성이 자신을 향해 돌진하다가 주머니에서 검은 막대기를 떨어뜨리더니, 이를 줍고는 곧바로 어디론가 떠났다고 말했다.

에포크타임스 홍콩판 사라 량 기자가 지난 8일 촬영한 사진. 량 기자는 사진 속 검은 모자와 옷차림의 남성이 자신에게 접근하다가 도중에 포기하고 떠났다고 주장했다. | 사라 량/에포크타임스

지난달에도 한 중년 남성이 지하철 역에서부터 자신을 미행했다며, 이 남성을 따돌리려 했지만 그는 이미 량 기자의 목적지를 알고 있다는 듯 그녀가 인터뷰 약속을 잡은 한 상점에 이미 도착해 있었다고 했다.

미국 의원들과 언론인 협회는 이번 사건을 홍콩의 언론자유를 위협하는 심각한 사건으로 보고 있다.

그렉 스튜 미 공화당 하원의원은 에포크타임스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이번 공격은 홍콩 내 인권탄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을 침묵시키기 위한 중국 공산당의 또 다른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스튜 의원은 “에포크타임스는 인쇄소가 파괴되고, 기자들이 공격을 받게 됐지만 중공의 참상에 대한 진실 보도를 멈추지 않고 있다. 그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공화당 소속인 데빈 누네스 하원 정보위원장은 “사라 량 피습 사건은 에포크타임스를 겨냥한 중국 공산당 폭력배들의 혐오스러운 폭력의 일환”이라며 “인권과 자유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은 누구나 이번 폭력 사건에 대해 모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미셸 스틸 공화당 하원의원은 이번 사건을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라고 규정하고 “정말로 중국 공산당이 이번 사건의 배후라면 반드시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고 논평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홍콩 퀸 엘리자베스 병원 밖에서 에포크타임스 홍콩판 사라 량 기자가 언론 취재에 응하고 있다. | 숭비룽/에포크타임스

러스 풀처 공화당 하원의원은 한 달 전 발생한 인쇄소 습격사건과 이번 량 기자 피습사건이 시기적으로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풀처 의원은 이메일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을 보면서 얼마 남지 않은 홍콩의 독립언론을 침묵시키려는 중국의 행위가 어디까지 갈지 불안하다”며 “진실을 말하는 기자들의 놀라운 용기를 존경하며 에포크타임스 사라 량 기자와 동료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티븐 버틀러 언론인보호위원회(CPJ) 아시아 본부장은 성명을 통해 “홍콩 경찰은 에포크타임스 기자 사라 량을 겨냥한 뻔뻔하고 비양심적인 습격 사건을 해결하지 않고 그대로 둬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버틀러 본부장은 이어 “당국은 가해자들을 법정에 내세우는 데 시간을 낭비해선 안 되며, 홍콩에서 활동하는 모든 언론인들에 대한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언론인과 작가들의 표현 자유를 위한 미국의 비영리단체인 ‘펜 아메리카’(PEN America)의 대변인은 홍콩 정부에 “완전하고 투명하며 공정한 수사를 진행하라”고 촉구했다.

이 대변인은 “기자를 향한 물리적 폭행은 자유 언론에 대한 가장 위험한 공격”이라고 말했다.

/한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