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화당 “정찰 풍선, 중국의 미국 감시 ‘경종’ 울렸다”

라이언 모건(Ryan Morgan)
2023년 02월 18일 오후 3:13 업데이트: 2023년 02월 18일 오후 3:23

중국 정찰 풍선이 미국 영공에서 발견, 격추된 가운데 미 공화당 의원들이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국의 스파이 활동이 만연한 데 대한 미국 내 인식을 높이는 경종이 됐다는 것이다.

최근 마이크 월츠 공화당 하원의원은 에포크타임스 자매매체 NTD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풍선 사건은 한 가지 희망적인 면이 있다. 그 희망적인 면은 미국 정부와 사회가 중국의 스파이 활동에 대한 경각심을 새겼다는 것”이라고 발언했다.

미 육군 특수작전부대 출신이자 현재 하원 군사위 준비태세소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월츠 의원에 따르면, 중국이 미국을 감시·정찰하는 활동 중 대부분은 사이버 공간에서의 교란 또는 핵심 기술 유출 등과 같이 일반 미국 시민들이 쉽사리 알아차릴 수 없는 활동이다. 월츠 의원은 “이러한 활동들은 이른바 ‘배후’에 있어 알아차리기 어렵지만, 미국 군사 시설을 가로지르는 정찰 풍선 사건 같은 경우는 ‘표면적인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마이크 플러드 공화당 하원의원 또한 이번 풍선 격추 사건이 중국에 대한 미국의 취약성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고 언급했다.

플러드 의원은 “(존재가) 단순한 풍선이 미국인들의 관심을 끌 수 있었다고 본다”면서 “중국 공산당 정권(CCP)이 미국인들에게 가하는 위협이 분명해졌다”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 2일(현지 시간) 중국 정찰 풍선은 미국 네브래스카주에 위치한 오펏 공군기지 위를 지나갔다. 오펏 미 공군기지에는 미국 전략사령부(STRATCOM)가 있다. 이곳은 또한 플러드 의원의 지역구이기도 하다.

플러드 의원은 “그들(중국)은 뻔뻔스럽게도 우리의 민감한 군사 시설에 대해 가능한 한 많은 데이터를 얻으려고 시도하고 있으며, 성공하기까지 했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중국 공산당, 미국인들을 ‘그루밍’하고 있다”

플러드 의원은 특히 중국의 소위 ‘무해한’ 공작에 주목했다. 미국 대중이 중국 공산당 정권의 프로파간다에 둔감해지거나 더 나아가 수용하도록 그루밍(가해자가 피해자를 길들여 지배 관계를 설정하는 행위)하는 공작들을 의미하는 것으로, 숏폼 동영상 플랫폼 틱톡이 그 예다.

“‘무해해 보이는’ 중국인들은 청소년과 청년 등 젊은 미국인들과 관계를 구축해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만에서 어떤 일이 발생한다고 가정해 보자. 그들은 우리 미국인들의 의견에 영향을 미치려고 시도할 것이다. 그들이 하는 일은 앞으로의 미국인들을 통제하려고 준비하는 것”이라는 게 플러드 의원의 설명이다.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는 이렇듯 여러 방면에 걸쳐 있고, 솔직히 이런 문제들이 풍선보다 더 심각하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풍선이 우리 미국 국민들의 관심을 끌었다는 사실이다.”

미국의 입장 변화

미군은 정찰 풍선을 발견하고 곧바로 대응하는 대신 대서양 상공에 풍선이 위치한 지난 4일 미사일을 보내 격추했다.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풍선 격추 결정을 내린 게 자신의 생각이었는지 아니면 여론을 따른 것인지를 묻는 질문을 받고 “내 생각이었다. 풍선이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넘어오자마자 나는 즉시 격추하고 싶다고 국방부에 말했었다”고 대답했다.

이와 관련, 바이든 행정부는 이번 풍선 사건으로 인해 미국과 캐나다가 북미 영공에 들어오는 물체 탐지를 위해 더욱 긴밀히 협력하게 됐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월츠 의원은 “풍선이 미국에 당도하기 전에 격추할 준비가 돼 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또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예정됐던 방중 일정을 취소한 데 대해서는 “미국은 미국의 주권을 침해한 중국과 맞설 준비가 필요하다”면서 “그것은 힘과 억제의 메시지가 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월츠 의원은 아울러 블링컨 국무장관이 중국에 맞서는 대신 바이든 행정부의 행보대로 중국과의 협력에 초점을 맞춘다면 미국의 국가 안보가 희생당할 것이라며 “중국은 기후 변화 등에서의 협력을 지렛대로 사용하여 자신들이 관심 있는 다른 분야에서 미국의 양보를 얻어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지난달 미 하원은 ‘미국과 중국 공산당 간 전략 경쟁에 관한 특별위원회’를 설치했다. 미국 의회 차원에서 중국 대처 방안을 논의하고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목적이다. 공화당 하원의원 전원뿐만 아니라 민주당 의원들 대다수도 해당 특위 설치에 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