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선거용 SW업체, 中서버에 데이터 보관…중국계 대표 체포

한동훈
2022년 10월 11일 오후 1:25 업데이트: 2022년 10월 11일 오후 1:29

미국의 소프트웨어 회사 대표가 선거 관련 데이터를 중국 서버에 저장했다가 체포됐다.

미시간주에 본사를 둔 소프트웨어 회사 ‘코네치’의 유진 위(51) 대표는 지난 4일 개인정보 유출 및 보안계약 위반 등의 혐의로 붙잡혔다.

LA 카운티 지방검찰에 따르면 ‘코네치’는 지난 2020년부터 LA 카운티 선거사무국 직원들의 개인정보를 중국의 서버에 저장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회사는 2020년 LA 카운티에 선거사무국 직원들의 업무 배정과 통신, 급여 지급을 관리하는 소프트웨어를 5년간 290만 달러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르면, 코네치는 데이터를 안전하게 유지하고 미국 시민권자와 영주권자들에게만 접근 권한을 제공할 의무가 있었다. 하지만, 수사 결과 이 회사는 중요 정보가 담긴 데이터를 중국의 서버에 저장해 계약을 위반한 것으로 밝혀졌다.

담당 검사인 조지 개스콘 지방검사장(민주당)은 “이러한 행위는 지난 선거에 영향을 주지 않았고 선거 결과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선거의 신뢰성을 위해 모든 측면에서의 철저한 보안은 필수적”이라며, 위 대표 체포 과정에서 디지털 포렌식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3일 코네치가 중국 공산당과 연계된 회사이며, 미국 내 여론조사 업체 직원 200만 명의 개인정보를 중국 측에서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는 의혹의 주된 목표가 됐다고 보도했다.

체포된 위 대표는 1980년대 중반 미국으로 이민 온 중국계 사업가다. 그의 회사인 코네치는 미국에서 30여 개 거래처에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검찰 발표에 앞서, 미국 내 선거감시 단체인 ‘트루 더 보트’는 지난여름부터 위 대표가 중국 정부 요원이라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이 단체는 또한 그가 설립한 회사 코네치가 중국 공산당이 미국 내에서 전개하는 공산화 작전에 가담해왔다고 주장해왔다.

위 대표와 코네치는 이를 ‘음모론’이라고 반박하고, 지난 9월 중순 “인종차별적 허위주장으로 회사에 손실을 끼쳤다”며 이 단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었다.

당시 법원은 코네치 측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트루 더 보트 측에 관련 주장을 금지하도록 하는 긴급 임시제한명령(TRO)을 내렸으나, 이번에 위 대표가 체포되면서 양측의 처지가 역전됐다.

트루 더 보트는 성명을 내고 “검찰의 신속한 대응”을 높게 평가한 뒤 “코네치의 유진 위 대표는 그가 입막음하려 한 바로 그 활동의 증거가 드러나 체포됐다”고 논평했다.

한편, 코네치 측은 “우리 회사는 중국 공산당과 관련이 없다”면서 “모든 데이터는 미국의 서버에 저장돼 있다”고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 이 기사는 알드그라 프렌들리 기자가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