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틱톡 ‘차량 절도 챌린지’ 표적 된 현대·기아, 업데이트 발표

로렌츠 뒤샹
2023년 02월 15일 오후 10:44 업데이트: 2023년 02월 15일 오후 10:44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미국 내 약 850만 대 차량에 대해 도난 방지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한다고 밝혔다. 틱톡을 중심으로 한 소셜 미디어를 통해 차량 절도가 확산하면서다.

지난 14일(현지 시간)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앞서 도난 방지 장치인 ‘엔진 이모빌라이저’가 없는 차량을 대상으로 현대, 기아차의 차량을 훔치고 인증 동영상을 올리는 소위 ‘기아 챌린지’가 틱톡을 통해 미국 전역에서 유행함에 따라 최소 14건의 교통사고와 8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에 새로 도입되는 도난 방지 소프트웨어는 시동 스위치에 키가 꽂혀 있어야만 시동을 걸리게 하고, 도난 발생 시 울리는 경보 알람의 길이를 기존 30초에서 60초로 늘린다.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대상은 현대차 약 400만 대, 기아차 450만 대 차량이다.

현대차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주부터 해당 소프트웨어 설치를 무료로 시작할 예정이며 설치에 소요되는 시간은 채 1시간도 걸리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스티어링 휠 잠금장치와 도난 방지 기술이 설치됐음을 알리는 차량 창문 스티커도 무료로 제공한다고 전했다.

기아차는 무료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단계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이달 말 처음 업데이트를 시작, 향후 몇 달 동안 단계적으로 진행한다.

미국에서 도난당해 파손된 기아차|Angela Peterson/Milwaukee Journal-Sentinel via AP/연합뉴스

현대·기아 ‘도둑질 챌린지’

미 고속도로손실데이터연구소(HLDI)의 보험 청구 분석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 일부 모델이 미국에서 가장 많은 차량 도난의 표적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는 “2021년 기준 현대와 기아 차량의 도난 보험금 청구 가능성이 다른 제조사의 자동차에 비해 두 배가량 높았다”고 밝혔다.

연구소 관계자는 “특히 지난 팬데믹 기간 차량 도난이 급증했는데, 어떤 차량은 빠르거나 돈이 많아서 도난 표적이 됐지만 어떤 차량은 훔치기 쉬워서 표적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에 따르면 엔진 이모빌라이저가 도입된 후 차량 도난이 급감했다. 안타깝게도 현대와 기아는 다른 자동차 제조사보다 표준 장비 등이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2015~2019년 미국에서 판매된 차량 중, 현대차와 기아차를 제외한 96%의 자동차 제조사에서 엔진 이모빌라이저를 기본 사양으로 장착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경우 이모빌라이저가 장착된 모델은 26%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