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무장관 “中 무역보복 예견, 결국 화해로 마무리될 것”

린옌(林燕)
2018년 03월 28일 오후 1:12 업데이트: 2019년 11월 3일 오후 8:48

윌버 로스(Wilbur Ross) 미국 상무부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단지 불공정무역을 바로잡기 위한 것일 뿐 중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현지시간)에 ‘중국의 경제 침략을 겨냥한 대통령 각서(Memorandum Targeting China’s Economic Aggression)’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약 6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을 징벌적 관세 부과대상으로 지정했다. 이는 중국 공산당의 지적재산권 침해와 상업기밀 절취에 따른 징벌조치다.

로스 장관은 미국 언론 CNBC와의 인터뷰에서 “600억 달러는 양국 경제 규모에 비하면 작은 수치에 불과하다”면서 “중국이 일부 보복을 취하겠지만 그것이 지구의 종말을 불러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쟁을 일으키려는 게 아니라 단순히 불공정무역을 바로잡기 위한 조치”라면서 “중미 양국 경제에 불경기를 일으키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은 작년 8월 무역대표부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Robert Lighthizer)가 무역법 301조에 따라 중국의 지적재산권 절도와 관련한 조사 내용을 기초로 작성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 후 “미국이 중국에게 빼앗긴 지적재산권이 막대하다. 이는 이러한 일을 방지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여러 조처 중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무역대표부는 향후 15일 이내로 관세조치 명단을 선정하고 30일간 평가기간을 거치게 된다. 미국은 8일 명단에서 캐나다와 멕시코를 제외했으며 22일에는 유럽연합(EU), 호주, 아르헨티나, 뉴질랜드 그리고 한국을 제외했다. 이 때문에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 관세 부과가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로스 장관은 지난 22일 하원 자금조달위원회의 공청회에서 상무부가 1962년에 제정된 ‘무역확장법 232조’에 의거해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을 조사한 결과 중국과 타 국가로부터 대량 수입되는 물품이 미국의 안전을 위협하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의 월간 철강생산량은 미국의 연간 생산량에 이른다. 이러한 불합리한 철강 과잉 생산은 전 세계적 문제”라며 이번 조치가 중국을 포함한 35개 국가를 겨냥한 것임을 강조했다.

미·중, 결국 협상 테이블로 복귀할 것

중국 상무부는 즉각 수입 중지 품목을 지정하는 등 보복성 조치를 내놨다. 2017년 통계에 따르면, 수입 중지된 128개 품목의 지난해 대중무역액은 30억 달러다.

유엔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대중무역에서 02장(육류 및 식용 내장류)·73장(금속제품)·12장(유자류, 측백나무씨, 공업용 및 약용 식물, 사료) 등 3가지 항목에서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그중 02장과 12장은 농축산품과 관련 있다.

과거 미·중 양국이 무역 갈등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중국은 매번 사소한 ‘보복’ 조치를 발동했지만 곧이어서 협상으로 선회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오바마 집권 당시 미국 행정부가 중국산 승용차와 소형 트럭용 타이어에 3년간 징벌성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도 미국산 자동차, 축산물에 보복성 관세 조치를 취했다.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산 태양광 전지판과 세탁기에 보호 관세를 매겼을 때도 중국은 미국산 수수에 반(反)덤핑 및 반(反)보조금 조사를 진행했다.

골드만삭스 수석경제학자인 알렉 필립스(Alec Phillips)는 두 사례를 비교하면서 미국이 중국산 상품에 부과한 조치에 비교해 중국의 대응은 ‘무게감’ 면에서 가벼워 보이지만 미국 정치에서 민감한 농업 분야에 집중되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미국의 대중국 주요 수출품목에는 운수설비(제17종)· 전자제품(제16종)·작물(제2종)·화학공산품(제6종)이 있으며, 각각 수출액 295.1억 달러, 250억 달러, 149.3억 달러, 11.9억 달러다.

같은 해 미국이 중국에서 수입한 주요 품목은 전자제품(제16종)·가정용 완구(제20종)·방직물(제11종)·비금속류 제품(제15종)이고 이중 가전제품은 수입 총액이 2566.3억 달러다. 중국산 수입품만 총액의 50.8%를 차지한 것이다.

양국의 무역의존도를 비교한 연구에 따르면 중국의 대미 의존도는 미국의 대중 의존도보다 높다. 다시 말해서 양국 간에 실제로 무역 충돌이 일어난다면 중국이 입는 피해가 더 크다는 뜻이다.

로스 장관은 무역 충돌을 의도적으로 피한 적은 없다면서 미중 무역 관계를 낙관했다. 중국의 보복 조치로 글로벌 무역이 종결되지는 않을 것이며 양측은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서로 공격을 주고받기는 하겠지만, 결국 협상을 통해 화해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