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 의원, ‘세금으로 中 공산당 관련 기업 지원 금지’ 추진

한동훈
2023년 05월 28일 오후 4:02 업데이트: 2023년 05월 28일 오후 4:02

미 하원의원, 중국 CATL에 보조금 지급 금지 법안 발의

미국 하원에서 미국인의 세금이 중국 공산당과 관련된 중국 기업에 지원되는 것을 막기 위한 움직임이 이뤄지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을 전기차 공급망에서 제외하기 위해 시행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허점을 중국 업체들이 미국 기업과 합작공장을 설립하는 방법으로 파고드는 가운데 나온 조치다.

공화당 소속 존 제임스 하원의원이 발의한 ‘미국인 세금을 중국 공산당(CCP)에 넘겨주지 않는 법안'(No American Tax Dollars to CCP Act)은 중국 정부가 지원하는 중국 기업에 미국인 세금이 지원되는 것을 금지한다(법안 링크).

이 법안은 또한 ‘외국 우려 단체'(foreign entities of concern)와의 합작이나 파트너십을 금지한다. 외국 우려 단체는 작년 8월 발효된 IRA에 정의됐다.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 등이 소유하거나 통제, 관할하는 법인을 뜻한다.

제임스 의원은 에포크타임스 자매 매체인 NTD에 “중국 공산당에 대한 충성 서약을 회사 규정에 포함한 중국 기업에 열심히 일하는 (미국) 납세자들의 돈이 지원되는 것을 막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4월 미시간주 상원 세출 위원회는 중국에 본사를 둔 배터리 업체 고션 하이테크가 미시간에서 추진하는 전기차 배터리 부품공장 건설 프로젝트에 1억7500만 달러의 지원금 지급을 승인했다.

고션 하이테크는 작년 10월 미시간에 23억6천만 달러(약 3조3299억원)을 투자해 배터리 부품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주 정부에 지원금을 신청했다.

미시간주 전략 펀드 이사회는 지원금 1억7500만 달러 외에도 세금 감면 및 토지 용도변경 등 5억4천만 달러 상당의 간접 지원 등 모두 7억1500만 달러(약 9500억원)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확정했다.

제임스 의원은 고션 하이테크의 공장 건설 부지가 미시간 중부의 지리적 요충지에 있으며, 주방위군 훈련센터가 위치한 군사시설에서 100마일 거리(161km)로 가깝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미시간 주의회의 지원금 승인은 중국 공산당에 경제적 혜택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중국의 군사력을 강화하고 미국 내 산업스파이 활동 거점 마련을 허용하는 일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공산당은 미국과의 격차를 따라잡기 위해 미국 곳곳에 남겨진 (제도상의) 허점을 파고드는 일에 조금도 거리낌이 없다”며 자신이 발의한 법안이 중국을 포함해 러시아, 북한, 이란 등 우려국에도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했다.

미시간에서 추진 중인 중국 기업의 배터리 공장 건설 프로젝트는 고션 측 프로젝트에만 그치지 않는다.

전 세계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인 중국 닝더스다이(寧德時代·CATL) 역시 포드와 미시간주에 배터리 합작공장을 짓기로 했다. 이 프로젝트 역시 미시간주 정부로부터 1억2300만 달러(약 1600억원)의 보조금 지급을 승인받았다.

공화당에서는 이 프로젝트 역시 미국인 세금이 결국 외국 우려 단체에 흘러들어가는 상황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미국 기업들이 자체 기술개발과 인력 채용에 힘쓰는 대신 중국 기업과 손잡고 보조금 수령에만 매달린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미시간 주지사 그래첸 휘트머는 바이든 행정부와 같은 민주당 소속이지만, 배터리 유치 경쟁에 있어서 만큼은 배터리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바이든 행정부와 다른 방향으로 달리고 있다.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 기대감 때문이다.

IRA에 따르면, 미국은 자국내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 한해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제공한다. 아울러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은 핵심 광물, 부품을 사용한 전기 자동차 배터리에 대해서는 세액 공제 금액을 줄여서 적용하도록 했다.

이는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중국 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중국을 공급망에서 배제하기 위한 목적이다. 그러나 중국 기업들이 미국에서 직접 배터리 부품을 생산해 공급한다면 IRA 규제를 피할 여지가 있다.

미국 기업 입장에선 IRA보조금을 받지 못하더라도 주 정부로부터 막대한 혜택을 챙길 수 있어 비판 여론에도 중국 기업과의 합작을 유지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같은 합작이 장기적으로 개별 기업은 물론 미국의 경제와 국가안보에 피해를 끼칠 것이라는 게 공화당 의원들의 견해다.

공화당 소속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포드와 CATL 간 합작과 관련, “중국 공산당에 대한 의존을 깊게 할 뿐”이라며 재닛 엘렌 미 재무장관 등에 서한을 보내 합작 계약 심사를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