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美 ‘토마호크’ 미사일 구매 협상…전문가 “친중파 몰락 증거”

강우찬
2022년 11월 4일 오후 5:57 업데이트: 2022년 11월 7일 오전 11:09

중국 본토까지 사거리…대중 억지력

미국과 일본 간 순항미사일 ‘토마호크’ 구매 협상이 막바지에 이른 것과 관련, 일본 고위층 내 친중·친공파가 몰락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보수성향 싱크탱크 안보정책센터(SCP)의 그랜트 뉴샘 선임연구원은 “일본이 토마호크 미사일을 남서제도에 배치하면 중국 공산당에 대한 억제력으로 작용해, 중국 공산당의 전략적 계산에 착오를 가져다줄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 해병대 퇴역 대령으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외교와 비즈니스 전문가로 활동해온 뉴샘 연구원은 에포크타임스에 “일본 정부가 토마호크 구매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은 자국 방어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토마호크처럼 중국 본토 공격이 가능한 장거리 미사일을 보유하는 것은 오랫동안 일본에서 금기시돼 왔다”면서 “자민당 내 친중파나 정부 일각에서는 토마호크 구입을 달가워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구매 협상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것은 친중파들의 역량이 약해졌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친중파들의 세력이 예전만 못하기 때문에 토마호크 미사일 구매 협상이 최종 단계에 접어들 수 있었다는 것이다.

토마호크는 미군이 운용하는 사거리 1250km 이상의 순항미사일로 위성위치정보시스템(GPS) 정보를 사용해 정밀한 타격이 가능하다. 1991년 걸프전 이후 여러 차례 실전에 투입돼 성능이 검증됐다. 항공기와 해군 함정의 미사일 수직발사장치, 지상발사대 등 다양한 형태로 운용할 수 있어 평가가 높다.

요미우리 등 일본 현지 언론들은 그동안 일본은 적 기지를 공격하는 ‘반격 능력’을 보유하기 위해 자국산 미사일 개량을 추진해 왔으나, 중국의 위협이 고조되면서 빠르게 배치할 수 있는 미국 무기 구매에도 눈을 돌리게 됐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제임스 파넬 전 미 해군 대령 역시 토마호크 구매가 일본의 국가안보 보장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고 봤다.

파넬은 “일본은 중국의 위협에 직면해 있다”면서 “(공산주의 중국에 대한) 억지력으로 중국 본토 공격이 가능한 무기를 갖출 당위성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미국을 제외하면 주변으로 군사적 위협을 확대하면서도 반격당하는 상황은 고려할 필요가 없어 전략적으로 매우 유리한 위치에 있었다.

그러나 일본이 토마호크 미사일을 보유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일본 자위대가 토마호크 미사일을 제1열도선 인근에 배치하면, 중국 공산당은 역내 군사 전략에 대한 수정이 불가피해진다. 일본을 상대로 한 공격적 태도도 한층 수그러들 수밖에 없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1열도선은 중국 공산당의 군사전략상 개념이자 대미 방어선이다. 쿠릴열도~일본~오키나와~대만~필리핀~보르네오섬을 잇는 가상의 선이다 .

파넬은 일본이 대함 공격이 가능한 토마호크 미사일을 구매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토마호크 미사일은 원래 육상 표적을 공격하기 위해 설계된 것이지만 해상 표적도 공격할 수 있는 갤량형인 RGM/UGM-109E 버전도 있다.

판넬은 일본의 필요에 따라 대함 버전 토마호크 미사일이 공급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으며, 일본이 이를 확보하게 되면 대만 방어전이나 일본에 대한 무력 침공이 발생했을 때 자위대의 해전 능력은 크게 향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 자민당 정권은 연말까지 국가안전보장전략 등 3대 안보문서를 개정해, 적 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반격 능력’을 보유하도록 명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일본은 육상자위대의 2012년식 지대함 유도탄을 개량, 사거리를 1000㎞로 늘려 ‘반격 능력’을 전담시킨다는 계획이었지만, 양산을 거쳐 실전 배치는 2026년에나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파넬의 분석대로 일본이 대함 버전 토마호크 미사일을 확보하게 된다면 2012식 지대함 유도탄 개량형이 배치되기 전까지 전력 공백을 메울 수 있게 된다.

뉴샘 연구원은 일본이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장비하면 중국 공산당에 확실한 억지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되겠지만 만병통치약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흔히 최적의 무기나 방위 시스템을 갖춤으로써 안보상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런 생각이 오히려 눈길을 떼지 말아야 할 안보 리스크에 둔감해지게 만들 수 있다”며 “방심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토마호크 미사일을 제대로 운용하려면 각종 탐지기기와 정보 네트워크, 고도의 인프라, 노하우가 필요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기시다 후미오 내각이 대만 유사(전쟁)시를 염두에 두고 미군과의 연계를 강화하기 위해 육해공 자위대 운용을 담당하는 통합사령부를 신설할 방침이라고 지난 29일 전했다.

뉴샘 역시 “자위대가 미군 자원을 공유하고 지휘체계를 통합해야 한다”며 “미일 협력은 매우 중대한 사안이다. 일본이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면 양국 관계를 더욱 튼튼히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뉴샘은 미 해병대 예비역 대령(30년 복무) 출신으로 해병대 작전참모·정보참모로 근무했으며, 미 외무부에서도 사무관으로 일하고 일본 대사관에서 무관을 지냈다. 전 모건 스탠리 재팬 전무이사이자 현재 현재 일본전략연구포럼 선임연구원이다.

파넬은 미 해군 예비역 대령으로 해군 정보국에서 고위 중국정보관을 지냈으며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 국가안전보장 연구원 역임했다. 현재 스위스 제네바의 제네바 안보정책센터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