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北 도발, 동북아·세계 평화 위협 수준…엄정 대처”

제67회 현충일 추념사

이윤정
2022년 06월 6일 오후 2:51 업데이트: 2022년 06월 6일 오후 2:51

근본적·실질적 안보 능력 갖춰 나갈 것
억울한 분 없도록 공정한 보훈 체계 마련

제복 입은 영웅들이 존경받는 나라 만들겠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하고 엄정하게 대처할 것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제67회 현충일 추념식 추념사에서 “북한의 핵·미사일은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와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과 핵실험 준비 움직임이 포착되는 상황 속에서 윤 대통령은 전날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8발을 무더기로 발사한 것을 언급하며 안보 태세 강화를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은 “지금 이 순간에도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은 고도화되고 있다”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억제하면서 보다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안보 능력을 갖추어 나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데 한 치의 빈틈도 없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6월 6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7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조국을 위해 희생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에게 경의를 표했다. 이어 “더 이상 영웅들의 희생이 남겨진 가족의 눈물로 이어져서는 안 될 것”이라며 “국가유공자들과 유족들을 위한 공정하고 합리적인 보훈 체계를 마련해 억울한 분들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아울러 “우리 곁에는 국가안보와 국민 안전의 최일선에서 자신을 희생하신 분들이 계신다”며 순직한 군인, 소방구조대원, 해양경찰 등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며 애도했다.

“지난 1월 민가 쪽으로 전투기가 추락하는 것을 막고자 끝까지 조종간을 놓지 않고 순직한 공군 제10전투비행단 심정민 소령, 평택 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인명구조 임무를 수행하다 순직한 송탄소방서 119구조대 이형석 소방정, 박수동 소방장, 조우찬 소방교, 대만 해역에서 실종 선박을 수색하고 복귀하던 중 추락사고로 순직한 남부지방해양경찰청 항공단 정두환 경감, 황현준 경사, 차주일 경사는 국가의 안보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자신들의 꿈이었던 영웅들이었다”며 “국민을 대표해 모든 유가족 여러분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있기에 우리 국민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꿈과 행복을 추구할 수 있다”며 “제복 입은 영웅들이 존경받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이제 후손들에게 더욱 자유롭고 평화로운 대한민국을 가꾸고 물려줄 사명이 우리에게 있다”면서 “자유와 민주주의, 인권의 가치를 추구하는 위대한 대한민국은 조국을 위해 헌신한 이들의 희생을 가치 있게 만들 것이다. 영웅들의 용기를 국가의 이름으로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추념식에서 지난 4월 8일 제주 마라도 인근 해상에서 헬기 추락 사고로 순직한 남해지방해양경찰청 항공대 소속 고(故) 정두환 경감·황현준 경사 유족, 베트남전쟁에 참전한 문인주 씨, 707 대테러 특수임무대대에서 근무하다가 공상 군경이 된 박옥평 씨, 6·25전쟁에 참전한 고(故) 임상규 씨 유족 등이 국가유공자 증서를 받았다.

신정부 출범 후 처음 열린 이날 추념식에는 비가 내렸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완화로 국가유공자·유족, 정부와 정치권 주요 인사, 각계 대표, 시민 등 5000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념식은 개식 선언에 이어 전국 동시 추모 묵념, 국민의례, 편지 낭독, 국가유공자 증서 수여, 추념사, 추념 공연, 현충의 노래 제창 순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