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당선인, 초대 총리에 한덕수 지명…“경제·안보 적임자”

이윤정
2022년 04월 3일 오후 8:17 업데이트: 2022년 04월 3일 오후 9:21

尹 “정파 무관하게 실력·전문성 인정받은 분”
한덕수 “영광스럽지만 무겁고 큰 책임 느껴”
장제원 “연세는 경륜…삼고초려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4월 3일,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지명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 기자회견장에서 직접 신임 국무총리 인선을 발표하며 “한 후보자는 정파와 무관하게 오로지 실력과 전문성을 인정받아 국정 핵심 보직을 두루 역임하신 분”이라고 소개했다.

아울러 “정통 경제 관료 출신으로 통상산업부 차관, 재정경제부 장관, 국무총리를 지냈고 이후에는 주미대사와 한국무역협회장 등을 역임하며 경제·통상·외교 분야에서 풍부한 경륜을 쌓은 분”이라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새 정부는 대내외적으로 엄중한 환경 속에서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기틀을 닦아야 하고, 경제와 안보가 하나가 된 ‘경제 안보 시대’를 철저히 대비해 나아가야 한다”며 “한 후보자는 민관을 아우르는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내각을 총괄하고 조정하면서 국정과제를 수행해나갈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뜻을 잘 받들어 일 잘하는 정부로 민생과 외교, 안보를 빈틈없이 챙기겠다”며 “한덕수 총리 후보자에 대한 많은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서 한 후보자는 “대한민국을 둘러싼 대내외적 경제와 지정학적 여건이 매우 엄중한 때에 국무총리 지명이라는 큰 짐을 지게 돼서 한편으로는 영광스러우면서도 매우 무겁고 또 큰 책임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 후보자는 “새로 지명되는 총리로서 윤 대통령을 모시고 행정부가 중심이 되는 정책을 꾸준히 만들고 치열한 토론과 소통을 통해 실현될 수 있는 정책들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협치와 통합이 굉장히 중요한 정책의 요소가 될 것”이라며 “제 모든 노력을 기울여 윤 당선인과 행정부, 입법부, 국민과 협조하며 좋은 결과를 내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 후보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소 상인과 중소기업의 어려움, 글로벌 공급망 위기, 인플레이션, 우크라이나 사태, 미·중 및 미·러 갈등, 북한 핵 이슈, 가계부채, 저출산·고령화 등 대내외적 상황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경제와 안보가 하나로 뭉쳐서 굴러가는 과정에서 기존의 세계화·개방·시장경제를 다소 변경시켜야 하는 과제가 있다”며 4대 국정 과제로 ▲국익 외교와 국방 자강력 ▲재정 건전성 ▲국제수지 흑자 유지 ▲생산성 확대 등을 꼽았다.

‘책임총리제’에 대해서는 “청와대에 과도하게 집중된 권한을 좀 더 내각과 장관 쪽으로 옮겨서 추진 과제에 대해 대통령으로부터 상당한 델리게이션(위임)을 갖고 추진하고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것”이라며 “이것이 행정부 전체 운용에 훨씬 더 효율적이겠다는 것이 당선인의 말씀이고 저도 당연히 동의한다”고 했다.

한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방법론 자체가 무리한 경우가 있었다”며 “최저임금을 급격히 올리며 상당한 문제가 발생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윤 당선인의 ‘탈원전 정책 폐기’ 의견에 동의한다”면서 “신재생에너지를 늘리는 것은 분명한 방향이지만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원전을 잘 활용해야 하고 안전을 규제하는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제 기능을 못 한다면 더 독립적인 위원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정책 관련해서는 “공급 확대는 분명히 필요하나 단기적으로 가격 상승 요인이 되므로 방법론은 상당히 신중히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대출 규제 완화에 대해 “집을 사기 위해 빚을 내는 사람들을 자제시키기 위한 대출 컨트롤은 정부 정책보다는 금융기관이 앞장서서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정부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동반자 협정(CPTPP) 가입과 관련해서는 “원칙적·원론적으로 우리나라 경제가 해외 많은 국가와 통합을 이룬다는 것은 대부분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 당선인은 전날 밤 한 전 총리와 만나 3시간가량 ‘샌드위치 회동’을 하며 국정 운영 전반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 측 장제원 비서실장은 3일 인수위 사무실에서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하며 “(한 전 총리가 총리직을) 수락한 게 다 못 이룬 개혁에 대한 고민이 있는 것 같다”며 “그런 것들을 차분하게 추진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 제가 삼고초려를 했다. 한 전 총리를 세 번 이상 찾아뵙고 간곡하게 말씀드렸다”며 “세 번째 만났을 때 ‘다른 분을 꼭 찾기를 바란다’고 말씀하면서 (본인에 대한 인사) 검증에 응했다”고 설명했다.

장 실장은 한 전 총리의 나이(73세)가 부담이라는 지적에는 “외교·경제·통상을 관통할 수 있는 시간들이 필요하지 않았겠나”며 “그 연세가 경륜이라고 본다. 세월 없이 어떻게 그 경륜이 쌓였겠느냐”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