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당선인, 경제6단체장과 회동…“기업 활동 방해요소 제거할 것”

이윤정
2022년 03월 21일 오후 8:43 업데이트: 2022년 03월 21일 오후 8:43

尹 “경제, 정부 주도서 민간 주도로 탈바꿈해야”
“비상식적인 부분들 정상화…기업들과 핫라인 구축” 약속
경제단체들 “중대재해처벌법 수정, 노동 관련 법제 개정 등 규제 개혁 필요”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기업이 더 자유롭게 판단하고 자유롭게 투자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기업과 경제활동의 방해요소를 제거하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월 21일 오전 경제6단체장을 만나 “우리나라가 정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경제가) 탈바꿈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과 점심을 함께했다.

윤 당선인은 “자유시장경제에 대한 믿음을 강하게 가지고 있다”며 “쉽게 보면 경제학적으로 소득이 올라야 경제 성장이고 기업이 성장하는 게 경제 성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을) 도와드리기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도 “방해요소가 어떤 것인지 (기업인들이) 많이들 느끼고 아실 테니 앞으로도 조언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경제 6단체장들은 중대재해처벌법 수정, 노동 관련 법제 개정 등 규제 개혁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우리나라 기업 규제는 기업 활동의 큰 걸림돌”이라며 “투자 활성화와 신산업 진입 장벽을 없애기 위해 규제 개혁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일자리 모습이 다양해지고 노동자 법제가 대폭 개정돼야 한다”며 “우리 노사관계 풍토가 국가 경쟁력의 발목을 잡고 있다. 공권력 집행이 과감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처벌 중심의 중대재해처벌법을 현실에 맞게 수정하고 예방책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은 “전통적인 제조업 기업은 성장에 한계를 느낀다”며 “새로운 기술, 인력, 시각이 필요하므로 작은 회사, 뜻 있는 젊은 기업인과 호흡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코로나19로 침체했던 물류가 급속히 반등하면서 (물류 기업들이) 어려운 상황에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선박, 항공 등 국가 물류 인프라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해달라”며 “기업이 개별 대응하기 어려운 글로벌 공급망 문제도 각별히 관심을 가지고 지원해주시길 바란다”고 건의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한국경제의 최우선 과제는 대기업·중소기업 간 양극화 해소”라며 “최저임금, 주52시간제도, 중대재해처벌법 등으로 중소기업이 어려움에 처해있다”고 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도 “기업이 창의, 혁신의 DNA를 마음껏 발현할 수 있도록 규제 개혁이 필요하다”며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는 것은 개선해야 한다. 안전이 중요하지만, 기업인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중대재해처벌법은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민간 주도의 역동적, 혁신적 성장을 이루려면 투자, 노동에 현장 요소를 활용해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시장경제 활성화도 좋지만 다른 나라와 경쟁도 해야 한다. 반도체·배터리·바이오 등 전략 산업 육성에 시동을 걸고 발전하고 있지만 과감하고 전략적으로 생각할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월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경제6단체장과 오찬 회동을 했다. |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제공

윤 당선인은 “소득자산 격차 등 양극화 심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고착화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은 국가의 역동적 혁신성장을 통한 경제 재도약”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양극화가 과거에 크게 부각되지 않은 것은 능력을 갖추면 잘살 수 있다는 사회적 이동성이 원활했기 때문이었으나 지금은 부모의 지위와 신분이 세습되는 사회로 이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선 국가 전체의 역동적이고 도약적인 성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를 통해 공정의 기반 위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능력을 갖추면 잘 살 수 있다는 상식의 회복, 공동체에 대한 소속감 복원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윤 당선인은 “그간 대기업은 대기업대로, 중소기업은 중소기업대로 기업 하기 힘드셨겠다는 생각이 안 들 수 없다. (기업이) 해외에 도전하는 것은 올림픽에 출전하는 국가대표선수나 다름없다. 운동복도 신발도 좋은 것 신겨 보내야 하는데 모래주머니 달고 메달 따오라고 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새 정부는 여러분들이 힘들어했던 부분들을 상식에 맞춰 바꾸어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요즘 전쟁이란 총이 아닌 반도체가 하는 것이란 말이 있다”며 “쉬운 일을 엉뚱하게 하는 정부가 되지 않겠다. 혹시 잘못하면 여기 계신 여러분들이 가차 없이 이야기해달라”고 당부했다.

끝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은 경제적 자유와 평등의 조화를 이루는 데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차근차근 비상식적인 부분들을 정상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덧붙여 “저와 언제든 직접 통화하실 수 있게 하겠다. 기탄없이 의견을 전달해 달라”며 기업인들과의 핫라인을 구축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