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北, 지난 3월 해킹으로 미사일 31발 발사 비용 마련”

정향매
2022년 11월 19일 오전 9:50 업데이트: 2022년 11월 19일 오후 6:57

북한이 단 한 차례 암호화폐 탈취로 탄도미사일 31발을 발사할 수 있는 비용을 확보했다고 한미 당국이 평가했다. 

김건 “北, 지난 3월 한 번의 암호화폐 탈취로 미사일 31발 발사 비용 확보” 

한국 외교부와 미국 국무부는 지난 17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북한 암호화폐 탈취 대응 한미 공동 민관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뉴스1 등에 따르면 이날 심포지엄에서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북한이 지난 3월 블록체인 모바일 게임 ‘액시 인피니티’를 구동하는 네트워크 ‘로닌 네트워크’를 해킹했다”며 “해당 사건을 통해 6억 2000만 달러(약 8286억원)를 탈취했다”고 말했다. 

김건 본부장은 “(우리 정부는) 북한이 올 상반기 탄도미사일 31발을 발사하는 데 4~6억5000만 달러를 소진한 것으로 본다”며 “북한은 지난 3월 한 건의 해킹으로 올 상반기에 발사한 탄도미사일 발사 비용을 벌어들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北, 훔친 암호화폐로 핵·미사일 개발비용 충당해 전 세계 위협

김 본부장은 “북한이 탈취한 암호화폐는 핵·미사일 개발 자금으로 전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북한은 올해 들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7발을 포함해 역대 최다 횟수의 미사일 발사를 감행했다”며 “아울러 북한은 제7차 핵실험을 위한 준비를 마무리하고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북한이 불법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핵무기로 위협하려는 시도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미 국무부 정 박 대북특별부대표도 이날 심포지엄에서 “북한의 악의적인 사이버 활동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위협”이라며 이는 한미만의 문제가 아닌 세계적인 문제로 국제사회가 함께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포지엄에 16개국 정부·업계 관계자 참석…“北 사이버 범죄 대응 방안 논의”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심포지엄에는 한미를 포함해 16개국 정부 관계자와 암호화폐 거래소·블록체인 기업·싱크탱크 소속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한국 정부의 가상자산 관련 제도 정비 사례와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 정부의 독자 제재 조치 등을 논의했다. 또 북한의 사이버 범죄 사례와 수법, 북한이 자주 사용하는 악성 소프트웨어 정보, 암호화폐거래소에 대한 북한의 공격과 대응 사례 등을 공유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와 민간의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美국무부 “암호화폐 탈취 등 北의 범죄 근절할 것”

한편 심포지엄이 열린 날 미 국무부은 북한의 암호화폐 탈취 등 불법 수익창출 활동을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미 국무부는 성명에서 “미국과 한국은 북한의 사이버 위협을 차단하고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완전히 이행하기 위해 각국 정부, 금융기관,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업체와 민간 활동가들과 협력하는 데 계속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결의에 따라 자금 조달·확보가 어려워지자 다양한 범죄활동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사이버 범죄를 통해 충당한 자금이 적지 않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지난 8일 KBS에 “북한이 사이버 공격으로 연간 20억 달러(약 2조8천억원)을 벌어들이는데, 이 가운데 절반이 암호화폐 해킹”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