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회담, 공동성명과 트럼프 발언이 다른 이유?…“비공개 합의 있을 것”

리무양(李沐陽)
2018년 06월 16일 오전 3:38 업데이트: 2024년 02월 19일 오후 3:23

북미정상회담이 막을 내렸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매우 도발적’인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트럼프의 이 충격적인 발언에 한국과 일본은 조금 당황했고, 중국은 속으로 기뻐했다.

이것이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이것은 중국이 이전에 제안한 쌍중단(雙暫停: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과 한미 군사훈련 동시 중단) 의견과 일치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부 미국 언론은 트럼프가 한국과 일본에 사전 통지 없이 군사훈련 중단을 선언했으며, 이로 인해 두 동맹국은 손해를 입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북미정상회담에서 체결한 공동성명에는 사실 실질적인 내용이 담겨있지 않은데 트럼프가 바로 이어서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보아 아마도 양측에 ‘공개’와 ‘비공개’ 두 가지 합의가 존재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양측이 발표한 공동성명은 모두 네 가지다.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 북한의 비핵화 약속과 전쟁포로 유해 송환이 그것이다. 이 네 가지 항목 중 가장 관심 있는 항목이 ‘핵 폐기’ 문제인데, 공동성명에서는 이 항목을 세 번째에 놓은 데다 ‘판문점선언’의 내용과 거의 중복된다. 또한, 단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약속만 있을 뿐, 구체적인 약속 이행 일정도 제시하지 않았고 어떻게 비핵화를 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도 없다.

이 성명으로만 보면 새로운 내용은 하나도 없다. 그러나 기자회견에서 트럼프가 한 발언과 폭스뉴스(FOX News) 질문에 대한 그의 답변을 들어보면 다른 결론을 내릴 수 있다. 트럼프는 북한에 찬사와 긍정적인 발언 외에도 중요한 메시지를 많이 던졌다.

트럼프는 어떻게 말했나? 트럼프는 “북한은 이미 다른 정부이다.” “우리는 양국 관계에 새 장을 열 준비가 됐다.” 등의 발언을 했다. 중국에는 “배추는 속을 먹고, 징과 북은 소리를 듣는다(숨은 속뜻을 잘 파악해야한다는 뜻)”는 말이 있다. 예전의 북한 정부는 중국 공산당의 허수아비 정권이었다.

북미정상회담 생방송에서 김정은이 벤츠를 타고 회담장에 도착한 후 경호원이 문을 열어주기도 전에 스스로 서둘러 문을 열어 경호원을 깜짝 놀라게 했다. | MBC 화면 캡처

모두가 알다시피, 중국은 줄곧 북한에 돈과 물자 지원을 했고 특히 북한에 핵 기술을 제공했다. 그러고는 이 ‘공산 아우’에게 이래라저래라 명령을 내리곤 했다. 과거 북한은 항상 국제사회에 긴장된 분위기를 조성했는데, 이는 바로 중국 공산당이 배후에서 꾸민 짓으로, 그 목적은 서방 자유국가들이 북한에 신경 쓰느라 그보다 더 사악한 중국 공산당 정권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할 시간을 주지 않기 위함이었다.

그렇다면 현재 ‘북한은 이미 다른 정부이다’는 말을 김정은이 중국 공산당의 구속에서 벗어나 미국과 가까이하려 한다고 이해해도 될 것이다. 헝허(橫河) 시사평론가는 “김정은은 단지 중공을 이용할뿐 중공을 절대 믿지 않는다”며, “중공의 ‘꼭두각시 황제’가 되길 원하지도 않는다”고 분석했다. 헝허는 또 “김일성 일가 삼대는 모두 중공과 사이가 틀어진 적이 있었는데, 이는 그들이 근본적으로 중공을 믿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김정은이 중공의 구속에서 벗어나 미국과 한국으로 기울 가능성이 매우 크며,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를 강력히 추진한다는 명제하에 김정은에게 중공에서 벗어날 기회를 만들어 줬다는 것이다. 만약 김정은이 이 기회를 잡고 ‘화려한 전환’을 한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이 또한 트럼프의 큰 업적이 될 것이고 미국과 북한 양국 관계에 새로운 장이 열리는 것 또한 자명하다.

그리고 또 중요한 것은, 트럼프는 기자 질문에 “북한이 머지않아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핵 폐기 조치를 내릴 것이고, 많은 사람이 현장에서 검증할 것”이라고 분명하게 말했다는 점이다. 트럼프는 미국으로 돌아가는 중에도 “미국은 매우 강하게 김정은을 검열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양국이 공개 발표한 공동성명과 완전히 다르다. 바꾸어 말하면, 공동성명은 ‘핵 폐기’문제를 의도적으로 호도하는 것일 수도 있다.

북미정상회담의 공동성명과 트럼프 개인 발언이 일치하지 않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파이낸셜 타임스는 “공개한 공동성명 외에 북한의 핵 폐기와 북미 양자 평화문제에 관한 보다 구체적인 비공개 합의가 있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렇게 한 까닭은 북한의 체면과 북한 내부의 다른 이익집단의 정서를 고려해서이고, 김정은의 ‘핵 폐기’에 유리한 국내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함이다.

북미정상회담이 끝나자마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쉴 틈도 없이 바로 중국과 한국을 방문했다. 지난 13일, 그는 트위터를 통해 14일에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미국의 소리’는 폼페이오의 이번 중국행은 ‘북미정상회담 합의를 이행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피터 밴 뷰렌(Peter Van Buren) 미 전 국무부 외교담당관은 다음에 무슨 일이 생기든 간에 정상회담 개최 자체가 승리라고 말했다. 뷰렌이 로이터 통신에서 발표한 글에서 북미정상회담은 하나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김정은이 현재 이미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을 중단했고, 미국 인질을 석방했으며, 탄도미사일 시험장과 주요 핵실험 시설을 폐쇄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트럼프를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그는 몇 개월 전만해도 북한이 이런 것들로 전쟁에 대한 공포심을 조성했다고 말했다.

중국 언론에는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보도가 많지 않았지만 네티즌들의 반응은 매우 뜨거웠고, 미국 언론만큼 비관적이지도 않았다. 일부 네티즌들은 북미정상회담은 트럼프의 엄청난 승리로 막을 내렸다고 생각했다. 만약 김정은이 정말로 핵을 없앤다면 트럼프의 지위는 미국의 위대한 대통령이었던 에이브러햄 링컨, 로널드 레이건과 동등해지고 노벨평화상 수상도 당연하다고 보는 네티즌들도 있다. 그들은 또한, 만약 김정은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해도 배후에서 훼방을 놓는 중국에 그 책임을 떠넘기고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면 트럼프는 민심을 얻어 2020년 선거에서 쉽게 재선에 성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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