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국방부 연구소, 中 공산당 글로벌 침투 분석한 650쪽 보고서 발표

피터 장(Peter Zhang)
2021년 09월 25일 오후 4:14 업데이트: 2021년 09월 27일 오후 2:54

군사전략연구소 2년간 조사…중국과 중국 공산당 구분
강제장기적출, 파룬궁 탄압, 션윈 공연 방해 등도 언급

“중국은 외교·언론·학술·교민·문화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서방국가에 침투해, 자국의 생존과 패권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인사들을 협박, 통제, 회유, 기만하고 있다.”

프랑스 국방부 산하 군사전략연구소(IRSEM)가 중국이 서방의 여론을 조작하기 위해 각국에서 ‘선의적 접근’(공공외교)에서부터 ‘악의적 접근(은밀한 활동)’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두고 영향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르몽드, 리베라시옹 등 프랑스 언론들은 “중국의 영향력 작전”, “중국 공산당의 ‘제3차 세계대전’” 같은 제목으로 이번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다.

646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의 이 보고서는 하버드와 중국 칭화대 출신의 정보 및 중국 전문가 폴 체론과 정치학자 장 바티스트 장제느 빌메르가 주도해 2년에 걸쳐 50여 명의 전문가가 조사·연구해 밝혀낸 중국의 침투를 상세히 기록했다.

조사팀은 조사과정에서 중국학자, 친공(親共)학자, 친공정치인, 친공연구소를 의도적으로 배제했다. 이들이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 보고서의 정확성을 저해시키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이 보고서는 중국이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구축한 광범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추적하며 이를 통해 중국이 자국과 공산당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세탁하고 사랑스럽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덧입히려 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또한 중국 공산당이 중국 내 수련단체로 전 세계에 확대된 ‘파룬궁’을 말살하기 위해 전담 박해기구인 ‘판공실 610호’를 설립하고, 파룬궁 수련자들을 살아있는 상태에서 강제로 장기적출해 팔아넘겼다고 밝혔다.

아울러 해외에 공자학원, 화웨이 지사를 설립해 영향력 확대 근거지로 삼았으며 각국에 불법적으로 압력을 가해 파룬궁을 비방하거나 수련자들의 활동을 방해했으며 현지 중국인 커뮤니티를 매수해 위성방송 NTD 시청을 막았다. 션윈 공연도 공산당의 방해 대상이었다.

보고서에는 중국이 2400만명의 민주주의적 가치관을 지닌 중국어 사용인구가 거주하고 있는 대만을 주요 목표로 삼고 있다고 지적하며 언론을 통한 침투 사례를 제시했다.

먼저 중국 국영미디어가 가짜 뉴스를 게재하면, 소셜미디어의 가짜 계정을 통해 이런 뉴스를 대량으로 확산시킨다. 소셜미디어에서 일단 화제가 되면, 대만의 다른 언론들도 해당 뉴스를 다루게 되고 대만 독자들은 가짜 뉴스의 출처를 알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프랑스 주재 중국 대사관은 보고서 발표 다음 날 기자들을 만나 “적나라한 반중(反華) 흑색선전”이라면서도 보고서의 세부사항에 대한 질의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부했다.

프랑스 군사전략연구소 “중국 아니라 중국 공산당 폭로”

조사팀은 이 보고서를 발표하며 “보고서에서 폭로한 것은 중국이 아니라 중국 공산당”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이라는 국가가 아니라 공산당 정권의 행위라고 명백하게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중국 공산당의 궁극적 목표는 미국을 뛰어넘은 뒤 전 세계에 중국 공산당 모델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각국에 공산당의 정치·사회 시스템을 이식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가장 중요한 수단은 ‘통일전선전술’이다. 통일전선전술은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마법무기’까지 칭한 공산당의 비밀전술이다.

통일전선전술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다양한 통로로 적과 가까워진 후 내통자와 스파이, 조력자를 심어 적을 공산화하고 내부에서 무너뜨리는 전술이다. 적의 동맹도 통일전선전술의 주요 대상이다.

프랑스 군사전략연구소의 보고서는 중국 공산당의 영향력 확대 작전을 크게 4가지 카테고리로 나눠 설명했다. ▲상대국에 대한 여론전·심리전·법률전 ▲당, 정부, 군, 기업(국유·민간)의 활동 ▲중국의 해외 영향력 확대 ▲대만·홍콩 전선, 호주·뉴질랜드 전선, 유럽 등 그외 국가전선 등이다.

보고서는 마지막으로 중국의 영향력 확대 작전이 실제로 얼마나 효과를 거두고 있는지 평가하면서, 갈수록 공격적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덧붙여 중국 공산당의 최대 적은 바로 자기 자신이라며 국내 여론과 국제사회 이미지가 동시에 크게 나빠지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