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언론, 中 장기적출 보도…“범죄조직 아닌 정부가 실행”

켈리 쑹
2022년 09월 26일 오후 12:02 업데이트: 2022년 10월 7일 오후 3:45

伊 시사주간지, 이스라엘 논문 근거로 보도
“중국 공산당이 주도한 국가 차원의 범죄”
中 대사관 반박…매체는 후속기사로 재반박

이탈리아 현지 언론이 중국공산당의 장기적출 범죄에 관한 기사를 게재했다. 현지 중국 대사관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지만, 매체는 후속 기사로 재반박했다.

시사주간지 ‘파노라마(Panorama)’는 지난 8월24일(현지시간) 기사에서 정치범, 양심수를 살아있는 상태에서 장기적출해, 이식용으로 조달하고 있다고 폭로했다(기사 링크).

파노라마는 ‘중국, 국가가 당신의 장기를 원할 때’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장기적출 범죄가 인신매매범이나 범죄조직이 아닌 중국공산당과 정부기관에 의해 자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집: 중국공산당의 강제 장기적출

지난 2006년 중국의 장기적출에 관한 조사보고서를 발표한 캐나다의 인권변호사 데이비드 메이터스는 이를 ‘장기수확(Organ Harvesting)’이라고 이름 붙였다.

이는 사형수 혹은 뇌사자에게 적합한 장기가 있어서 적출한 것이 아니라, 이식수술 문의가 들어오면 그에 맞춰 양심수의 장기를 적출하는 형태로 이뤄진다는 이유에서다. 메이터스 변호사는 ‘주문형 살인’이라는 표현도 사용했다.

이탈리아 주재 중국대사관은 즉각 반박했다. 대사관 측은 웹사이트에 성명을 내고 해당 기사와 기자를 “반중”, “인권침해”라고 비판하고, “장기적출은 중국을 비방할 목적으로 미국이 조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주장의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이탈리아 주간지 ‘파노라마’가 지난 8월24일(현지시간) 게재한 ‘중국, 국가가 당신의 장기를 원할 때’라는 제목의 기사. | 화면 캡처

파노라마는 곧바로 후속 기사를 냈다. 매체는 27일 ‘중국은 장기이식에 관한 의료윤리규범을 위반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중국 공산당이 장기적출 과정에서 두 가지 핵심 규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하나는 살아있는 사람에게서 생존에 필수적인 장기의 적출을 금지하는 규정이다. 기사에서는 중국의 규정 위반을 지적한 근거로 세계적 권위의 의학저널인 ‘미국이식학회지’에 실린 논문을 인용했다.

국제심폐이식학회(ISHLT) 회원이자 심장이식 전문의 자콥 라비 박사가 쓴 이 논문은 중국의 여러 저널을 검토해, 중국에서 기증자가 사망(뇌사 포함)하기 전에 장기를 적출한 사례가 71건 발견됐다고 밝혔다.

라비 박사는 ISHLT 윤리위원이며, 이스라엘 텔아비브 새클러 의대 교수이자 이스라엘 셰바 의료센터 심장이식 부분 책임자를 맡고 있다. 그의 논문은 동료학자들의 검증을 거쳤다.

이 논문은 또한 중국에서는 의사들이 수감자의 처형에 개입해 장기적출을 실시하고 있다는 내용도 담았다. 이는 이탈리아 주간지 파노라마가 기사에서 중국 공산당이 위반했다고 보도한 핵심 의료윤리 두 가지 중 두 번째 ‘의사의 수감자 처형 개입 금지’ 규정이다.

파노라마는 “이 논문이 기사의 근거이자 국제사회가 동의하고 있는 증거”라며 “이탈리아 주재 중국대사관은 자신의 주장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으면서 이 모든 것이 거짓이라고 비난만 할 뿐”이라고 전했다.

이어 “중국은 위구르인과 파룬궁 회원, 수천 명의 정치범이 수감된 수용소에 관해 24시간 거짓 뉴스를 내보내고 있다”며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을 처음부터 숨기고 있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탈리아 주간지 ‘파노라마’가 중국 대사관의 반박 성명에 대응해 8월27일(현지시간) 게재한 후속기사. | 화면 캡처

“중국공산당, 국제사회 시선 분산에 안간힘”

미국의 비영리재단 ‘공산주의희생자기념재단(VOC)’의 대변인 미하엘 하르마타는 에포크타임스에 “이탈리아 주재 중국대사관의 허위 주장과 트집 잡기는 중국 공산당의 상투적 수법”이라며 “당이 저지르고 있는 범죄에서 시선을 돌리려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VOC는 중국 공산당의 표적이 돼 왔다. 사이버보안업체 맨디언트가 8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VOC를 포함해 중국 공산당의 인권침해를 비판하는 단체의 신뢰를 떨어뜨리기 위한 허위 정보를 퍼뜨리는 사이트와 SNS 계정, 위조 서한 등이 발견됐다.

하르마타 대변인은 “중국 공산당의 이러한 노력은 인권침해에 시선이 쏠리는 것을 막으려는 절박함을 보여준다”며 “중국 공산당은 잔인한 범죄를 저지르고 있고, 자유세계는 대항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미국의 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의 중국·홍콩·대만 연구위원인 사라 쿡은 파노라마의 대응에 대해 “언론의 자유를 수호한 훌륭한 사례”라며 밝혔다.

쿡 연구위원은 기업화된 대형 미디어나 정부기관 등이 중국 공산당의 압력에 굴복하고 있지만 파노라마는 “중국 정부의 압력을 폭로하고 거절”함으로써 독자들의 신뢰를 지켜냈다고 평가했다.

프리덤하우스는 최근 전 세계 30개국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언론·보도 분야에 집중해 조사했다. 그 결과 중국 정부가 지난 3년간 더 은밀하고 정교화됐으며 강압적인 수법으로 중국에 비판적인 보도를 억압하는 등 영향력을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쿡 연구위원은 지난해 3월 쿠웨이트의 ‘아랍 타임스’가 중국 공산당의 압력을 받아 대만 우자오셰 외교부장(장관)과의 인터뷰 기사를 삭제한 것을 예로 들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이 좋아하지 않는 기사를 보도하는 현지 언론에 손을 뻗어 그 신뢰성을 깎아내리고 기사 재검토를 요구하는 것이 중국 대사관의 패턴”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주의 국가의 언론과 시민은 중국의 위구르족, 파룬궁 수련자 탄압 등 이슈와 관련해 팩트에 기반한 보도를 지지하며 맞서고 있다는 것도 우리는 발견했다”고 쿡 연구위원은 강조했다.

그는 이탈리아에서 일어난 일이 바로 이러한 사례의 하나라며 “때로는 현지 언론인들이 (중국의 협박 행위에) 분노하며 중국 대사관의 요청을 거부하는데, 이는 언론의 자유를 보호하는 행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