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파라과이 대선 기간 친중 여론 조성…화웨이는 유권자에 자금 지원

정향매
2023년 05월 28일 오후 4:44 업데이트: 2023년 05월 28일 오후 5:10

이달 초, 미국과 중국의 ‘대리전’으로 불렸던 남미 국가 파라과이 대선에서 ‘친미·친대만’ 성향의 집권 여당 후보가 당선됐다. 이런 가운데 중국 당국이 파라과이 대선 기간 자국 이익에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전개한 활동이 밝혀졌다. 

5월24일, 에포크타임스 대만판, 자유시보 등 대만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대만 국가안전국이 이날 자오톈린 민진당 입법위원(국회의원)에게 제출한 보고서에서 중국 당국이 파라과이 대선에 개입한 구체 정황을 공개했다. 

보고서에 의하면 중국은 파라과이의 대선 예비 선거가 끝난 지난 2022년 12월부터 대선 개입 활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목적은 파라과이와 대만 간 우호 관계를 흔들어 놓고 파라과이가 대만 대신 중국과 수교하도록 유도하는 것이었다. 

보고서에 의하면 중국 당국은 중국의 남미 우방국을 통해 파라과이 야당 대선 후보와 만나 그의 정치적 성향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현지 언론을 통해서는 ‘중국-파라과이 양국 관계 세미나’를 개최해 유권자들에게 ‘중국과 수교하면 좋은 점’을 어필하는 작업도 진행했다. 일부 언론을 통해 ‘(친중) 야당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한다’ ‘야당 후보가 집권하면 대만과 단교한다’는 등 논란을 일으키는 기사를 퍼트려 인지전을 확대했다. 같은 기간 화웨이 등 중국 기업들은 유권자의 표심을 흔들기 위해 자금 지원 활동을 벌였다.  

중국 당국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 5월 1일, “집권하게 되면 대만과 외교관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집권당 후보가 “대만 대신 중국(중화인민공화국)과 손을 잡겠다”고 선언한 야권 연합 후보를 제치고 대선에서 승리했다. 

파라과이는 남미 국가들 가운데 대만과 공식 수교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유일한 국가다. 대만은 당분간 남미에서 유일한 수교국을 지킬 수 있게 된 것이다. 

한편 대만은 2024년 1월 총통 선거를 앞두고 있다. 대만 매체들은 대만 국가안전국이 ‘중국 당국이 이른바 통일을 추진하기 위해 대만 대선 기간에도 선거 개입 활동을 전개할 것’으로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