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탈북민 ‘탈중국 루트’인 남쪽 국경에 ‘新 만리장성’ 건설

류정엽 객원기자
2022년 02월 5일 오후 11:40 업데이트: 2022년 02월 8일 오후 8:14

중국 공산당(중공) 당국이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5000km에 이르는 남쪽 국경을 따라 철제로 된 대규모 국경 장벽을 건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얀마, 베트남, 라오스와 닿는 중국의 윈난성 남부 국경은 위그르인 등의 난민들과 중국을 거쳐 다른 나라로 가려는 탈북민들이 중국을 탈출하는 루트 중 하나다.

3일 월스트리트저널(WSJ) 중문판에 따르면, 중공은 미얀마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 윈난성 최남단의 작은 마을 ‘루이리’(瑞麗)에서 지난 2년간 철조망, 감시카메라, 센서 등이 부착된 철제 장벽을 설치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또한, 베트남과 맞댄 동쪽 국경 지역에는 지난해 갑자기 3.66m(12피트) 높이의 철조망 장벽이 세워졌다. 이 인근의 작은 숙박업소 사장은 “베트남인들이 이 장벽으로 인해 중국 마을에 가서 옥수수를 수확하거나 약초 판매를 할 수 없게 됐다”며 “마치 감옥처럼 보인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이러한 장벽의 목적은 무역상, 노동자, 밀매업자의 입국을 제한해 코로나19의 유입을 막는 것이라고 발표했다. 중국 SNS에서 이를 남방의 만리장성이라는 의미의 ‘남방장성(南方長城)’이라고 부르지만, 중공 관영 언론은 이를 ‘방역장성(防疫長城)’이라고 칭한다.

이와 관련해 2020년 12월 자유아시아방송(RFA)은 길이 660km에 이르는 ‘남방장성’ 1단계가 완공됐으며, 2단계 프로젝트가 목표대로 2021년 말까지 완공되면 2천km 이상의 중국과 미얀마 국경이 차단되고, 2022년 10월 완공 예정인 3단계 프로젝트에는 고압 전류선과 안면인식 시스템인 스카이넷 등이 설치될 예정이라고 한 트위터 사용자(緬甸撣邦北部第一特區果敢民族)가 올린 정보를 인용해 전했다.

하지만 외부에서는 중공이 코로나 발발 전부터 남방장성 건설 계획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중국 관영 언론 신화사 보도에 의하면, 2021년에서 2017년 사이 1.5억 위안의 예산을 투입해 12km의 중국-베트남 국경에 4.5m 높이의 철조망 장벽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는 불법 이민, 마약 매매를 차단하는 목적이었고, 후속으로 계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보도됐다.

중국과 미얀마 관계 전문가 쓰링(司令)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이러한 움직임의 주된 이유는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중공)이 양국 국경에 높은 장벽을 건설한 것은 자국과 접경 국가 간의 밀수를 막고, 중국인들의 해외 도피를 막기 위한 것”이라며 “중국이 하룻밤 사이에 이 벽을 쌓은 것이 아니라 매우 엄격한 계획을 통해 이 벽을 쌓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과거 중국과 베트남, 중국과 미얀마의 국경은 쉽게 넘을 수 있었다. 과거에는 양국 국민들이 하루는 중국에 있다가 그다음 날은 베트남에 있기도 했고 심지어 당일치기로 왔다갔다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중공이 남방장성을 건설하는 다른 목적으로 “중국인들의 도피를 막는 것”이라며 중국(중공)은 이런 추세가 계속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산시(山西)성 타이위안(太原) 거주 중인 학자 왕(王)모씨는 “남방장성을 건설한 것은 중국이 개혁개방 40년을 맞아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분명한 신호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경찰이 반체제인사에게 중국을 떠나라고 종용했지만, 이제 장벽을 설치해 이들의 탈출을 애초에 차단해 안정을 도모한다는 것이다 .

왕씨는 “중국을 문화대혁명 시대로 되돌린다는 것은 단순히 나라를 외부 세계로부터 폐쇄만 하는 것이 아니다. 당시에는 많은 사람들이 도피했고, 특히 동남아는 중국인들의 도피 통로였다”며 “시진핑(習近平)이 집권한 후에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체포하고 있다. 이제는 국내 반체제 인사들의 탈출이 어렵게 됐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