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코로나 승리했다는데…기숙사 20일 갇힌 대학생들 집단 ‘절규’ 항의

허젠(何堅)
2020년 09월 22일 오전 9:17 업데이트: 2020년 09월 22일 오전 10:20

중국 당국은 지난 8일 베이징에서 ‘코로나 방역 유공자 표창 대회’를 개최하며 사실상 코로나 승리를 선언했지만 2주 가까이 흐른 현재까지도 중국 사회는 정상회복이 더디기만 하다.

최근 중국의 한 대학 학생들은 지방당국과 학교 측의 ‘봉쇄식 관리’에 항의해 단체로 고함을 지르는 시위를 벌였다. 지난 2월 우한에서 아파트 주민들의 단체 비명을 떠올리게 한다는 반응이 나온다.

지난 20일 중국 중남부 산시성 시안시의 시안외국어대 학생들은 일제히 베란다로 나와 봉쇄식 관리와 높은 물가에 항의하며 집단으로 고함을 질렀다. ‘고함 시위’는 이날 오후 11시 30분부터 자정까지 30여 분 지속했다.

봉쇄식 관리는 사람을 가둬두고 1주~3주가량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하는 중국 특유의 격리조치다. 내부에 갇힌 사람들은 이 기간에 외부로부터 식료품과 생활필수품을 적절하게 제공받아야 격리 기간을 견딜 수 있다.

특별한 경우 사유를 적고 체온 측정을 거쳐 외출할 수 있지만, 거절당하기 쉽다. 또한, 관리 측에서 제때 식료품과 생필품을 제공하지 않거나 물가 인상으로 격리된 사람들이 생활고에 빠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특히 “바이러스가 통제되고 있다” “상황이 끝나가는 단계”라는 중국 당국의 발표에도 다수의 학교가 봉쇄식 관리를 유지하고 있어 학생들 사이에서는 의문이 확산하고 있다. 시안외대 학생들도 그중 하나였다.

시안외대 4학년 리창(李强·가명)군은 21일 에포크타임스와 온라인 인터뷰에서 “8월 28일 개학 후 출입이 통제됐다. 내부 물가가 너무 올라 항의했지만 나아진 게 없어 어제 상황이 발생했다”고 했다.

학생들의 절규 시위를 찍은 영상은 중국 온라인을 통해 퍼지면서 “우한 봉쇄 당시를 떠올리게 한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지난 2월 우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누군가 시작한 비명이 단지 전체로 확산되는 소름 끼치는 장면이 연출됐다.

리 군은 “학교 기숙사가 8개 동인데 여학생 기숙사에서부터 시작돼 다른 기숙사로 퍼졌다. 학교 직원을 만나고 싶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학교 직원은 안 왔고 관리원만 기숙사 입구를 왔다 갔다 하더라”고 했다.

또한 “학생들은 출입이 안 되지만 교직원은 가능한 게 너무 이중 잣대인 것 같다. 교직원이라고 감염 안 된다는 보장이 어디 있나”며 “보이기 위한 형식주의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리 군에 따르면 봉쇄 기간에는 외출이 금지되고 유일하게 이용할 수 있는 슈퍼마켓은 유통기간이 지난 물건을 팔고 있다. 배달받을 수는 있지만, 출입구 한 곳으로만 가능하고 식사 때면 사람들이 몰려 혼잡하다”고 했다.

중국 현지매체인 신경보는 해당 기숙사 학생들이 택배로 생필품 등을 구매하고 있지만, 택배가 몰려 파손되거나 보관 기간이 길어지고 취소되는 일이 잦다고 전했다.

또 다른 학생 천(陳)모양은 “원래 학교에 여학생 목욕탕이 4곳 있었다. 1곳에 80명씩 들어갈 수 있었는데 지금은 1곳으로 줄여 매우 불편하다. 한번 이용하려면 매우 오래 줄 서서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이 학교 3학년 궈(郭)모 군은 “봉쇄 기간에 교내 슈퍼마켓에서 판매하는 과일과 빵 같은 식품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 수박 한 조각이 2위안(약 340원)에서 5위안으로 두 배 이상 올랐다. 식당 음식 가격도 올랐다”고 했다.

한편, 학교 측은 이날 항의 시위에 놀라 긴급 직원회의를 개최해 외출 절차 간소화, 임시 매점 증설, 가격 인상 통제, 목욕 시설 추가 개장 등을 약속했다.

이하 지난 2월 공개된 우한 아파트 단지의 비명 항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