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최신예 군함, 6월 일본 전 해역서 항행 도발…약점도 노출했다

선저우(沈舟)
2022년 07월 9일 오후 5:28 업데이트: 2023년 01월 3일 오전 9:15

지난 6월 러시아와 중국 군함이 연이어 대거 출동해 일본 열도를 우회하며 일본을 상대로 도발했다. 먼저 러시아 태평양 함대가 일본 주변을 한 바퀴 돌았다. 뒤이어 중국 군함들이 대한해협을 지나 일본 북부 홋카이도까지 올라갔다가 태평양 쪽으로 돌아 내려왔다.

중국은 또 미야코 해협(오키나와~대만)에도 군함을 띄우며 일본과 대만 양국을 상대로 군사 도발을 감행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몇 가지 약점을 노출하기도 했다.

보급 없는 중국의 제1열도선 방어, 가능성은?

지난달 중국 공산당 인민해방군(중공군) 최신예 대형 구축함 055형 라싸함이 3척의 함선과 일본 인근 해역을 한 바퀴 도는 해상 훈련을 진행했다.

일본 자위대에 따르면 라싸함과 052D형 구축함 청두함, 보급함 903A형 둥핑후함, 815형 전자감시함(정보수집함) 톈랑싱함 등 4척이 함대를 이뤄 대한해협을 지나, 북상한 뒤 일본 북쪽을 돌고 동쪽 해안선을 따라 내려와 북중국해(제주도 남쪽~대만 사이)로 돌아갔다.

중공군 함대는 동해에서 일본 북쪽을 순회할 때 2척씩 두 그룹으로 나뉘었다.

구축함인 라싸함과 청두함은 북상을 계속해 일본 최북단의 섬 홋카이도 북쪽을 크게 돌았지만, 나머지 2척인 보급함과 정보수집함은 일본 본섬인 혼슈와 홋카이도 사이 좁은 해역인 쓰가루해협을 통해 일본 동쪽으로 빠져나갔다.

홋카이도 북쪽을 크게 선회한 라싸함과 청두함은 지난달 19일 일본 동쪽에서 보급함과 합류했으며, 이 함대는 21일 도쿄만 남부 이즈제도를 지나, 29일 오키나와와 대만 사이 바다인 미야코해협을 거쳐 동중국해로 복귀했다.

지난 6월 중국 공산당 인민해방군 해군 함대의 이동 경로 | 자료=일본자위대 제공, 에포크타임스

중공군 055형 구축함은 지난 2020년부터 취역하기 시작한 최신예 군함이다. 길이 180m, 폭22m에 배수량 1만2000t으로 중국 구축함 중 최대 규모다. 라싸함은 중공군 해군의 두 번째 055형 구축함으로 이번 훈련이 첫 원양훈련으로 기록됐다.

055형 구축함은 지난해에도 대한해협을 통과해 연해주 남부 해역까지 이동, 러시아군과 ‘해상연합 2021’ 훈련을 벌인 바 있다. 당시에는 1번함인 난창함이 파견됐다.

그러나 이번 훈련이 러시아와 합동훈련인지는 확실치 않다. 작년 훈련 때는 중공군과 러시아 해군이 각각 5척씩 총 10척이 같은 날 쓰가루해협을 통과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중공군이 일본과 대만 근해에서 벌인 해상훈련은 여기에만 그치지 않는다.

중국 공산당 인민해방군 해군 055형 구축함 라싸함(102호)이 지난 6월 일본 인근 해역을 한 바퀴 순회하며 원양훈련을 벌였다. | 사진=일본자위대

22~24일 중공군 052D형 구축함 2척과 호위함 2척이 미야코해협을 왕복 항행했고, 23일에는 중국 전략폭격기 훙(H)-6가 출격해 미야코해협 상공에서 훈련을 벌였다. 앞서 1일에는 구축함과 보급함 등 4척이 오키나와 인근 해역을 통과했다.

중국 공산당은 일본 오키나와-대만-필리핀-믈라카 해협을 있는 가상의 선(線)인 ‘제1열도선’을 대미 방위선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중공군의 훈련을 살펴보면 보급함이 없는 함대는 3~4일 내에 기지로 복귀했다.

실전에 투입된 군함이 작전을 수행하고 기지 복귀까지 기한이 3~4일이라면 수행 가능한 임무가 대폭 줄어들 것이다. 중간에 돌발 상황이 생기면 중공군 군함은 바다에 표류하는 처지가 될 것이다.

보급함을 보내줄 순 있겠지만 따로 전투용 함선을 호위로 붙여줘야 할 것이다. 하지만 호위가 붙더라도 제1열도선의 여러 해협을 무사히 통과하기는 어렵다.

라싸함 등과 갈라져 쓰가루해협을 통과한 중공군 보급함과 정보수집함에는 전투용 함선의 호위가 없었다. 만약 일본이 중국과 전쟁 중이었다면 자위대가 이 두 군함을 놓칠 리 없다.

중국 역시 이를 잘 알 것이다. 따라서 이번 해상 훈련은 실전을 가정한 것이 아님은 명백하다. 차라리 정치적 제스처에 가깝다. 일본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주된 목적으로 보인다.

라싸함과 청두함은 홋카이도 북쪽을 크게 돌아 태평양에 진입했지만, 2~3일 만에 보급함과 다시 합류했다. 성능과 제원만 본다면 중공군 구축함들은 보급함 지원 없이 제1열도선을 오갈 수는 있다.

중공군은 055형 구축함 6척이 현역에 있고, 현재 이를 3개 함대인 북해·동해·남해함대 중 2곳(북해·남해) 각 3척씩 배치 중이다.

또한 7500t급 052D형 구축함 25척을 북해에 8척, 동해에 8척, 남해에 9척 배치했으며 4500t급 054A형 호위함 31척을 북해에 9척, 동해에 12척, 남해에 10척 배치했다.

북해와 동해함대가 보유한 구축함을 제1열도선에 교대로 왕복 출격시킬 경우, 두 함대가 담당하는 다른 해역에는 최대 055형 구축함 1척, 052D형 구축함 5척, 054A형 호위함 7척 정도를 유지할 수 있다.

이 규모로는 미국 제7함대와 일본 해상자위대에 대적하기 어렵다. 중국 공산당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이 전력으로는 대만해협 상륙작전 지원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남중국해를 담당하는 남해함대가 북상해 지원할 수도 있다. 그러나 거리가 멀고 보급에 어려움이 크다. 중국 남부 하이난에 본부를 둔 남해함대가 제1열도선을 지원하려면 대만 남부~필리핀 사이 해협인 바시해협을 지나야 한다. 무리하게 돌파하려다가 미사일 공격에 섬멸될 위험이 크다.

항공모함을 출동시키려면 구축함을 호위에 투입해야 한다. 구축함 운용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북해함대에 배치된 랴오닝함은 연속 출동이 불가능하고, 남해함대가 보유 중인 두 번째 항공모함 산둥함은 바시해협을 통과해야 한다. 어느 쪽이든 쉽지 않은 선택이다.

중국 공산당은 제1열도선에서 미국을 상대한다는 계획이지만, 전쟁이 시작되면 중공군 항공모함·구축함·호위함·보급함·정보수집함 모두 제1열도선을 안정적으로 방어할 수 있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반면 미국과 일본, 대만은 이미 섬 지역과 해안에 설치한 대함 미사일로 언제든 각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 중국의 군함들은 미국, 일본, 대만의 공습과 잠수함 공격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을 것이다.

러시아의 꼬임에 넘어간 중공군의 해상 훈련

중국군 군함의 일본 인근 해상 훈련은 러시아 태평양 함대의 행동을 따라한 것이다.

지난달 초 러시아는 7500t의 우달로이급 구축함 등 태평양 함대 소속 군함 7척을 동원해 일본을 한 바퀴 도는 해상 훈련을 진행했다. 함대는 지난달 7일 출발해 10일 일본 동쪽 해역을 거쳐 21일 대한해협을 지나 다시 동해로 복귀했다. 정보수집함 1척은 쓰가루해협을 통과했다.

또 지난달 17일 러시아 태평양 함대 소속 미사일 고속정, 보급함, 병원선 등 6척이 일본 북부의 라페루즈해협에서 모의 지원훈련을 벌였다. 하지만 보급함과 병원선 등은 구축함 함대처럼 일본 주변을 한 바퀴 돌진 않았다. 이를 위해선 호위함이 필요했을 것이다.

러시아 태평양 함대는 이러한 훈련에 잠수함을 제외한 함선 절반 이상을 동원했지만 1만2000t의 슬라바급 미사일 순양함인 바랴그함을 동원하지 않았다.

러시아의 슬라바급 순양함은 현재 2척이다. 원래 3척이었으나 1번함 모스크바함이 지난 4월 흑해에서 우크라이나가 발사한 대함 미사일을 맞아 격침됐다. 남은 2, 3번함은 각각 태평양 함대와 북해함대에 배치돼 있다. 3번함 바랴그함은 지난 5월 지중해에 배치됐다.

러시아 태평양 함대는 현재 온전한 전력이 아니고 유일한 1만t급 군함이자 전력의 핵심인 바랴그함이 태평양이 아닌 다른 지역에 배치된 상태다.

따라서 이번 러시아의 일본 한 바퀴 선회 훈련은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격언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서부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하는 사이, 극동 지역에서 일본이 군사적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먼저 공세적인 모습을 보여 실제로는 수비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중국 공산당은 러시아의 꾐에 넘어갔다고 볼 수 있다. 러시아는 중공군 해군이 자신들을 따라 일본을 한 바퀴 돌도록 유인했다. 중국 공산당은 이를 알면서도 넘어갔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극동에서도 다시 한번 러시아 지지를 나타냈다.

러시아가 시키는 대로 중국 공산당이 미국과 일본, 한국을 도발한 것은 올해 들어 두 번째다.

앞서 지난 5월 중공군은 러시아군과 함께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 진입했다. 러시아군은 전투기 2대와 폭격기 2대를 보냈고 중공군은 H-6 전략폭격기만 2대 출격시켰다. 양측은 중·러 연합 공중훈련을 내세웠지만, 당시 한국과 일본을 방문한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무력 시위로 해석됐다.

러시아를 따라하는 것이 중공군에게 득이 될지 실이 될지는 확실치 않다. 러시아는 흑해에서 1만t급 순양함 1척을 포함해 총 5척의 군함을 잃는 등 군함의 미사일 요격 능력에 문제가 있음을 노출했다.

중공군의 군함은 기본적으로 러시아 기술에 뿌리를 두고 있다. 러시아 군함이 충분한 성능을 내지 못한다면 중공군 군함도 비슷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中 구축함 발전사…러시아 모방하며 ‘좌충우돌’

중국 공산당은 지난달 17일 세 번째 항공모함 푸젠함을 진수시키며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항공모함 3척을 보유한 국가가 됐다.

랴오닝함은 지난 5월 대만 인근 해역에서 함재기를 100회 이상 출격시키는 훈련을 벌였다. 중국 관영매체는 “완전한 작전 능력을 갖췄다”고 자평했지만, 랴오닝함은 실질적으로는 연습용 항모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두 번째 항공모함 산둥함은 북해함대에 배치됐으며 현재 조선소에서 유지 보수 중이다. 전투기 탑재 대수가 늘어나는 등 일부 개선되기는 했지만, 랴오닝함과 큰 차이는 없다. 세 번째 항공모함 푸젠함은 막 진수했을 뿐, 시험 운영을 마치고 내년에나 취역할 전망이다.

미군 마크 밀리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지난 3일 중국 공산당의 대만 침공이 임박했다는 징후는 없지만 면밀히 주시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과 일본은 대만 유사시 군사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시사하고 있다.

제1열도선 안팎에서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면, 중공군이 일본 해역에는 당장 파견할 수 있는 군함은 구축함밖에 없다. 하지만 최신예 055형과 052D형 구축함은 항공모함 호위를 맡고 있어 단독 운영이 어렵다. 따라서 4000t급 054형 호위함을 보내야 한다.

중공군은 1950년대 소련의 56형 구축함을 모방하여 3600t급 051형 구축함 17척을 건조했으나 현재 모두 퇴역시켰다. 이후 중공군은 업그레이드 버전인 051B형 구축함을 개발하려 했으나 1척을 시험 건조하고 소련과 관계가 악화 등으로 기술 지원이 끊기며 종료했다.

2020년 10월 18일 중국이 구소련의 함선을 모방해 만든 051형 구축함의 마지막 함선인 주하이함이 퇴역 후 창장을 따라 이동하고 있다. 이 군함은 박물관으로 개조됐다. | STR/AFP via Getty Images=연합뉴스

소련 해체 이후 들어선 러시아와 관계가 개선되면서 중공군은 051C형 구축함 개발에 착수했다. 이 구축함은 러시아산 레이더와 미사일 수직발사장치(VLS)를 장착했지만, 2척만 시험 건조되고 끝났다.

중공군은 052형 구축함을 개발하기 시작했으며, 배수량은 4800t으로 우크라이나 엔진을 장착했다. 052형 구축함은 YJ-83 대함미사일 8기와 대공미사일 HQ-7 단거리 미사일 1기만 장착했다. HQ-7 미사일은 프랑스에서 시험용으로 도입한 크로탈 미사일을 역설계해서 만든 모조품이다. 그러나 수준이 충분치 않아 2척만 시험 건조됐다.

2000년대 중공군은 러시아에서 소브레메니급 구축함 4척을 도입하고 이를 모방해 배수량 6200t급 052B형 구축함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052B형 구축함은 계속 우크라이나 엔진을 사용하고 대공미사일은 소련의 9K37로 바꿨다. 하지만 이 구축함 역시 2척만 시험 건조됐고 양산까지 가지 못했다. 중공군은 052C형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052C 구축함은 배수량이 7000t으로 늘어났으며, 대공미사일은 HQ-9이 장착됐다. 중공군은 HQ-9을 독자 개발했다고 주장했지만 러시아에서 들여온 S-300 대공미사일을 모방한 것이다. 하지만 수직발사장치 기술이 부족해 발사관을 8기까지만 탑재할 수 있었다.

052C 구축함은 2004년 취역했다. 중공군은 구축함 상단부를 미군의 이지스함을 모방해 개선했지만, 6척만 건조하고 건조를 중단했다. 이 구축함은 중공군이 소련과 러시아 기술을 모방해서 만든 마지막 함선이 됐다.

그러나 중공군 군함의 대공이나 대함미사일은 여전히 러시아 기술에 뿌리를 두고 있다. 러시아 군함은 대공·대함 전력이 충분치 않지만 중국군은 이를 모방해 왔다.

중공군의 최신예 055형 구축함은 대잠 능력을 갖춘 것으로 공개됐지만 러시아가 중공군에 대잠 기술까지 이전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2019년 4월 23일 중국 산둥성 칭다오 인근 해역에서 중국 공산당 인민해방군 해군 052C형 구축함 하이커우함이 해방군 창설 70주년 기념 해상 퍼레이드에 참가했다. 해방군은 053C형을 기점으로 미군 이지스함을 모방하기 시작했다. | Mark Schiefelbein/AFP via Getty Images=연합뉴스

美 이지스함 모방한 中 신형 구축함

2014년, 중공군 052D형 구축함이 취역했다. 중공군이 러시아 기술과 결별하고 건조한 첫 군함이다. 외관은 미군 이지스함인 알레이버크급(배수량 8400t 이상) 구축함을 닮았지만, 배수량은 다소 적은 7500t이다. 수직 발사관은 64기로 늘어났지만, 미군 알레이버크급 구축함의 90~96기에 비하면 다소 손색이 있다.

052D 구축함의 수직 발사관에는 YJ-18 대함미사일이 장착됐다. 하지만 구형인 HQ-9 대공미사일도 여전히 사용된다. 이 구축함은 대잠로켓을 달기도 하고 나중에는 CJ-10 대지 미사일도 장착하는 등 무장이 계속 강화됐다.

부족한 대공 능력을 보완하기 위해 052D형 구축함은 24기의 HQ-10 단거리 대공 시스템을 독자적으로 설치했다. 미군의 RIM-116 대공미사일 시스템을 모방한 것으로 최대 사거리는 9km이다. 이 시스템은 미국 레이시온이 제작해 1980년부터 실전 배치한 팰렁스 CIWS와 비슷한 성능으로 최후 단계의 방어만 가능하다.

미군 이지스함의 대공 방어 시스템은 장·중·단거리의 총 3단계로 구성된다. 각각 SM-6, SM-3, SM-2 혹은 RIM-7 대공미사일이 투입된다. 중공군의 방어 시스템에 비해 월등한 성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052D 구축함의 주력 대공미사일은 여전히 러시아 S-300을 모방한 HQ-9이며, 러시아 군함의 대공 시스템과 비슷하다. 러시아 군함의 대공 시스템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러난 것처럼 실전에서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중국군은 이와 유사한 시스템을 사용 중이다.

2017년 7월 7일, 중국 공산당 인민해방군 052D형 구축함 인촨함이 홍콩 해역에 나타났다. 인촨함은 중국 항공모함 랴오닝함을 호위하기 위해 먼저 도착했다. 052D형 구축함은 미군 이지스함을 전격적으로 모방한 군함이다. Anthony Wallace/AFP via Getty Images=연합뉴스

그러나 이 시스템을 탑재한 052D형은 현재 중국 해군의 주력 구축함을 이루고 있다. 현재 25척 건조됐고 향후 12척이 추가 건조될 예정이다. 이 밖에 레이저와 작전 시스템 역시 미군 이지스함과 비교하면 아직 실전 검증을 거치지 못했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중공군은 7500t급 052D 구축함의 배수량에 한계를 느끼고, 최신예 055형 구축함을 건조했다. 앞서 일본 인근 해역을 순회하며 원양 훈련을 벌인 라싸함, 작년 러시아와의 연합훈련에 투입된 청두함 등이다.

배수량 1만2000t인 055형 구축함은 수직 발사장치 112기를 장착했지만 대공 시스템은 이전 모델인 052D와 비슷하다. 따라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대함 미사일에 격침된 러시아의 1만2000t 순양함의 최후가 055형 구축함의 앞날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055형 구축함은 현재 6척이 현역에 있으며 추가로 8척이 건조될 예정이지만 지상과 공중, 해상이나 수중에서 공격해오는 대함미사일의 위협에 매우 취약해 보인다. 운 좋게 미·일 동맹과 대만군의 방어선을 돌파해 제1열도선을 넘어간다 하더라도 언제든 대함미사일에 격침될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다.

물론 중공군 공군 J-16 등이 호위할 수도 있다. 그런데 지난달 훈련에서 중국공 H-6 폭격기(항속거리 6000km)는 전투기의 호위 없이 홀로 미야코해협을 통과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한·일 방문 기간 한국의 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했을 때도 중공군은 H-6 폭격기만 2대 보냈다. 당시 러시아는 폭격기 2대와 전투기 2대를 함께 출격시켰다.

중공군이 항속거리 3000km라는 J-16를 놔두고 왜 호위 없이 H-6 폭격기만 운용하는지 그 이유는 불분명하다.

하지만 이는 중공군 군함도 J-16 전투기의 공중 지원을 받지 못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중공군 군함은 제1열도선에 도착하기도 전에 미군 F-35, F-16, F/A-18, B-1B, B-52의 공습을 받을 위험이 있다. 미국이나 일본 잠수함의 대함미사일이나 어뢰 공격도 위협적이다.

군함은 헬기를 띄워 적 군함과 잠수함을 찾아 공격하기도 한다. 중공군 군함 후방에는 헬기 갑판이 설치돼 있지만, 지난달 대규모 출동 당시 중공군 함대는 054A형 구축함에만 헬기 1대를 탑재했을 뿐, 다른 함선들에서는 헬기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중공군 해군 헬기는 이제 막 발전하기 시작해 군함의 대잠 능력에 아직 큰 보탬이 되지 않을 수 있다.

결론

러시아군을 뒤좇던 중공군은 푸젠함을 진수시키며 미국 항공모함을 따라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중공군은 대형 해전 경험이 없고 제1열도선까지는 보급이 안정적이지 못하다.

중공군은 러시아 방식을 포기하고 미군 이지스함을 모방한 지 십여 년이 지났지만, 구축함의 대공 시스템이나 레이더, 작전 시스템은 아직 격차가 크다. 중국 공산당은 허세에 능하지만 대형 군함을 제외하면 미국과 세대 격차가 없다는 주장을 하지 않고 있다.

중공군 구축함은 미군 이지스함의 외형을 닮았다. 일부 기술은 훔치거나 빼돌려 배웠을 수도 있다. 하지만 대공, 미사일 요격, 대잠 능력은 아직 충분치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