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초대형 국유기업으로 국제시장 압도 ‘주춧돌계획’ 추진

차이나뉴스팀
2022년 09월 22일 오후 7:51 업데이트: 2022년 09월 22일 오후 8:10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 시진핑의 국정 방향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중앙정부 주도로 초대형 중앙기업을 키워 대내적으로 국내 시장을 독점하고 대외적으로 국제 시장을 주도할 계획이다.

중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국자위)가 지난 1일 ‘1업계 1기업(一業一企), 1기업 1업계(一企一業)’ 구도를 재차 강조했다. ‘1업계 1기업, 1기업 1업계’란 전문화와 통폐합을 통해 해당 업계에서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는 초대규모 기업, 즉 ‘중앙기업’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베이징 관가의 소식통에 따르면 20차 당대회 이후 중국 정부는 ‘1기업 1업계’ 전략을 통해 중국 시장을 독점하고 국제적인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소식통은 이것이 20차 당대회 이후 중국 정부의 정치·경제 정책의 기조가 될 것이며, 앞으로 모든 정책은 이 정책을 기반으로 조정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 1일, 웡제밍(翁傑明) 중국 국자위 부주임이 중국 국유기업 개혁에 관한 특별회의에서 “자원을 경쟁력 우위 기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공기업의 전문화와 통폐합을 강화해야 한다”며 “더 많은 기업과 지역이 ‘1업계 1기업, 1기업 1업계’를 실현해 기업 규모가 작고 기술력이 약한 문제 등을 해소해야 한다”고 했다.

‘중앙기업’이란 중국 국무원이나 국자위가 출자자로서 경영권을 행사하는 기업, 즉 중앙정부가 국유자본을 투입해 소유권을 갖거나 지배권을 가지고 직접 관리하거나 중앙부처에 위탁해 관리하는 국유기업을 말한다.

웡제밍 부주임은 회의에서 중앙기업 간, 중앙기업과 지방 국유기업 간의 통폐합은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안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기업이 독점하는 구도 구축

중국 국자위가 7월 25일 발표한 최신 중앙기업 명단에는 총 98개 기업이 포함됐다. 이날 출범한 중국광업자원그룹(China Mineral Resources Group)은 중국 바오우(寶武)철강그룹에 이어 36위에 올랐다.

중국 바오우그룹은 6월에 정식으로 국유자본투자회사로 전환됐다. 당시 바오우그룹은 “글로벌 철강 및 선진 소재업의 선도자가 되겠다”고 공언했다.

웡제밍(翁傑明) 국자위 부주임은 ‘국유자본투자회사 개혁업무추진회의’에서 2020년 19개 시범 중앙기업의 매출액과 순익이 전년보다 각각 6.6%, 14.3% 증가했다면서 중앙기업의 평균 수준을 크게 웃돌았다고 발표했다.

중국 관영 ‘중국야금보(中國冶金報)’의 ‘중국철강신문망’은 중국 바오우그룹의 발전 역사를 이렇게 평가했다.

“바오우 그룹의 역사는 하나의 인수·합병(M&A)의 역사다. 바오우그룹은 신장 바이(八一)강철, 광둥 사오관(韶關)강철, 마안산(馬鞍山)강철, 타이위안(太原)강철, 충칭(重慶)강철, 쿤밍(昆明)강철 등을 차례로 인수해 조강 생산량이 1억t이 넘는 세계 1위 철강 기업으로 등극했다.”

북미 투자전략 전문가이자 중국문제 전문가인 마이크 선(Mike Sun)은 중앙기업에 대한 견해를 에포크타임스에 전했다.

“중국 바오우그룹은 현재 세계 1위이고, 세계 철강 기업 10위 안에 드는 중국 기업이 5개나 된다. 이는 중국 공산당이 지향하는 방향과 목표이고, 3년간의 국영기업 개혁(2020~2022년)의 결과다. … ‘1업계 1기업, 1기업 1업계’는 수치상 절대적으로 한 업종에 한 중앙기업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중앙기업이 업계에서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는 것이다. 중국 정부가 이번에 지역 간의 제한을 타파할 것을 요구한 것은 지방정부의 지방보호주의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민간기업과 지방정부의 파이를 빼앗아간 셈이다.”

중국 철강업계의 M&A는 중국 정부의 13차 5개년계획(2016~2020년) 시기부터 시작됐다. ‘14차 5개년계획(2021~2025년)의 원자재 공업 발전계획’은 “원자재 분야에서 5개 이상의 세계적인 선진 제조업 클러스터를 형성한다”는 중점 목표를 담고 있다.

베이징 소식통에 따르면, 20차 당대회 이후의 중국 정부의 목표는 중앙기업을 대형화해 중국 내에서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는 것은 물론 세계에서도 절대적인 경쟁력을 가진 초대형 기업으로 만드는 것이다.

세계 철광석 시장 주무르는 계획 추진

중국 정부의 ‘주춧돌계획(基石計劃)’의 일환으로 7월 말 중국광업자원그룹이 설립됐다. ‘주춧돌계획’은 중국 내에서 철광석 개발을 새로 늘리고, 해외에서 철광석 및 고철 자원을 개발함으로써 철광석 공급 및 가격 주도권을 확보하는 계획이다.

‘주춧돌계획’은 올 1월 10일 처음 언론에 공개됐다. 중국철강공업협회(중강협) 천더룽(陳德容) 회장은 중강협 회원총회에서 중강협이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공업정보부, 자연자원부, 생태환경부 등 4개 부처에 주춧돌계획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중국야금보에 따르면, 주춧돌계획은 고철, 중국 내 철광석, 해외 철광석 등 3대 철강 자원의 공급 목표를 2025년, 2030년, 2035년 3개 시점으로 나누어 명시했다. 중국의 주요 철강 기업들도 이미 ‘주춧돌계획’에 참여했다.

7월 21일 호주 일간지 ‘디 오스트레일리안(The Australian)’은 “중국은 호주산 철광석 가격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중국에 더 많은 협상력을 부여하기 위해 중국광업자원그룹을 설립했다”면서 “(이 회사는) 중국 철강 생산업체를 대신해 철광석을 구매하는 임무를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문은 또 “세계 최대 광산업체인 호주 BHP의 임원들은 ‘우리는 그것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중국의 철강업계는 철광석 가격을 주도할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관영 증권시보는 1월 보도에서 중국의 한 철강업체 임원을 인용해 “만약 10위권 철강업체들의 산업집중도가 60%에 이른다면 앞으로 (해외의) 거대 철광석 기업들과 협상할 때 우리의 협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마이크 선은 에포크타임스에 이렇게 주장했다.

“중앙기업은 자원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 팔을 뻗고 있어 ‘덩치가 크고 하는 일이 다양하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중국오광(五礦)그룹은 금융, 부동산, 물류 등 업무도 겸하고 있다. 지금은 중앙기업이 본업으로 복귀해 ‘덩치를 키우고 집중할 것’을 요구한다. 즉 기업의 대형화를 통해 대내적으로 모든 업종을 장악하고, 대외적으로는 국력을 동원해 외국 기업들과 경쟁하려는 것이다. 서방 기업은 대부분 민간기업이다. 따라서 중국의 중앙기업은 규모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지난 1년 동안 중국 당국은 ‘공룡급’ 초대형 중앙기업을 여러 개 설립했다. 지난해 12월 6일 설립된 중국물류집단유한공사(中國物流集團有限公司, 이하 중국물류)가 그중 하나다.

국유 중국철도물자그룹과 국유 투자자산운영사인 청퉁(誠通)그룹 산하 4개 물류 부문 기업을 합병함으로써 종합 물류공룡이 완성된 것이다. 또한 중국 3대 항공사 중 하나인 동방항공과 중국 최대 선사인 차이나코스코시핑그룹(CCSG), 국영 항만기업 자오상쥐(招商局)그룹이 투자자 명단에 올랐다.

주목할 것은 중국물류의 어마어마한 규모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물류는 30개 성·시는 물론 해외 5개 대륙에 이미 물류망(지점 600여 개, 철도라인 120개, 배송창고 42개, 화물 운송차 300만 대 보유)을 구축했다. 이 같은 규모는 국제 물류시장에서 확실한 경쟁 우위를 확보하게 한다.

이 밖에 2021년 5월 8일 중국 양대 국유 화학기업인 시노켐(중국중화그룹)과 켐차이나(중국화공그룹)를 합병해 시노켐홀딩스(Sinochem Holdings)를 설립했다. 총자산 규모가 약 1570억 달러에 달하는, 전 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큰 종합화공 기업이 탄생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