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초·중 노동과목 신설…전문가 “교육? 노동력 확보 목적”

김정희
2022년 05월 19일 오후 6:14 업데이트: 2022년 05월 27일 오후 4:37

올해 9월 신학기부터 중국 초·중학교에 노동 과목이 독립 교과 과목으로 등장한다. 지난 4월 21일 중국 교육부가 발표한 2022년 ‘의무교육 노동 과목 방안’에 따라 초·중학교 학생들은 매주 1 교시 이상 노동 수업을 들어야 한다. 

교육부는 “노동으로 중국몽(夢)을 떠받들자”, “노동이 모든 행복의 원천이다” 등의 슬로건을 내세워 학생들이 노동을 통해 ‘노동을 숭상’하는 가치관을 확립하도록 하는 것이 노동 교육의 취지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교육 내용에는 ▲일상생활 노동(청결과 위생, 수납정리, 요리와 영양, 가전제품 사용법 등) ▲생산 노동(농업·전통공예·제조업) ▲서비스·자원봉사 등이 포함된다. 전체 교과과정은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4단계로 나뉜다. 

교육부는 또한 학교들에 방과 후 공장 노동자와 농민들과 함께하는 생산노동, 서비스업 봉사활동 등을 결합한 테마별 ‘노동 주(週)’ 신설도 요구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교육부가 노동과목 수행평가를 공개하고, 이를 우수 학생 선발과 상급학교 진학 근거로 삼을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사회민주당 주석이자 전직 산둥웨이팡(坊)학원 역사학과 교수인 류인취안(劉因全)은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가벼운 노동은 아이들의 성장에 도움이 되지만, 하루 두 시간 이상의 노동은 권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실제 중국 신장 지역은 1994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초등학교 3학년 이상 모든 학급의 학생들을 매년 7일 이하 면화 수학 노동에 투입했다. 

류 전 교수는 “면화 수확은 매우 힘든 노동일뿐더러 학생들은 농약에 노출될 위험도 있었다”면서 “아이들에 면화 수확을 시킨 것은 인권 침해 행위였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중국은 오랜 시간의 ‘한 가족 한 아이’ 출산 정책 때문에 인구 감소 문제가 심각하다. 지금 중국에는 관리자가 너무 많고 노동자가 부족하다. 앞으로 중국 사회에는 공장 노동, 농업 생산, 환경미화 등 체력 노동에 종사할 사람이 점점 줄어들 것이다”라면서 “중국 당국이 노동을 독립 과목에 추가한 것은 교육 목적보다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라고 지적했다. 

베이징 사범대학교 리위안화(李元華) 전 교수도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교육 목적으로 학생들에게 노동을 권하는 것은 문제없지만, 중국 당국은 정권 유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기계적 노동을 강요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한편 의무 교육에 ‘노동 과목’이 추가된 것에 대해 많은 중국 네티즌들은 “(1960년대) 공장 노동자와 농민을 따라 노동을 배우던 문화대혁명 시절이 떠올랐다”, “시대의 흐름을 역행한다”, “결국 학부모를 괴롭히는 일로 변모될 것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