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차이잉원-매카시 회동 방해 위해 일당 400달러에 1000명 동원

최창근
2023년 04월 7일 오후 4:32 업데이트: 2023년 04월 7일 오후 4:32

중국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미국 순방 일정을 방해하기 위하여 금전을 사용했다는 주장이 다시 한번 제기됐다. 미국 평화통일촉진회 등 친중단체 외 폭력단체도 동원됐다는 의혹도 있다.

‘자유시보’ ‘타이완뉴스’ 등 대만 매체들은 4월 7일, “중국 공산당이 차이잉원 총통과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의 회동을 방해하기 위해 현지 중국인 1000명에게 1인당 400달러를 지급했다.”고 보도했다.

차이잉원 총통은 중앙아메리카 공식 수교국 과테말라, 벨리즈 순방 일정 전후로 미국을 경유했다. 출국 일정에서는 동부 뉴욕을 경유했고 귀국 시에는 서부 LA를 택했다.

뉴욕과 LA에서 차이잉원을 맞이하는 온도 차는 존재했다. 청천백일기(대만 국기)를 든 ‘대만교포(臺僑)’들은 “차이잉원 총통 사랑해요. 대만 힘내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그를 환영했다. 반면 오성홍기(중국 국기)를 든 중국인들은 “차이잉원은 대매국노(大漢奸)!” “대만으로 돌아가라” “대만 독립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며 야유했다.

과테말라, 벨리즈 방문 후 4월 5일, 캘리포니아주 LA 근교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기념 도서관 앞에서 케빈 매케시 하원의장과 회동할 때 찬반 양측의 충돌은 격렬해진 양상이었다.

레이건 대통령 기념 도서관 앞에는 차이잉원 총통 지지자들과 친중 단체 회원들이 각각 몰려들어 찬반 시위를 했다. 양측은 길을 가운데 두고 각각 환호와 야유를 보냈다. 일부 친중단체 회원은 친대만단체를 향해 물리력을 행사하며 방해하려다 질서 유지를 위해 출동한 경찰에 제지당하기도 했다.

‘자유시보’에 따르면 LA에서 반대 시위 규모가 커지고 항의 수위가 높아진 배경에는 중국총영사관이 자리했다. 보도에 따르면 주뉴욕 중국총영사는 당초 차이잉원 총통이 미국에 도착한 3월 29일 오후 반대 시위에 중국인을 동원하려 했다. 다만 사정이 여의치 않자, 주LA 중국총영사관에 차이잉원 총통과 매카시 하원의장의 회동을 방해해 달라고 요청했다.

요청을 받은 주LA 중국총영사관은 현지 거주 중국인, 폭력배 등에게 1인당 4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하고 1000명 이상을 동원해 회동 장소인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기념 도서관으로 모이게 했다.

자유시보는 대만과 미국 소식통을 인용하여 리춘린(李春林) 주LA 중국부총영사를 반대 시위 주모자로 특정하기도 했다.

신문은 “리춘린 부총영사가 반대 시위를 조직하기 위해 LA 지역 ‘중국평화통일촉진회’ 간부들과 친중 폭력배 조직 등을 포함해 여러 조직과 접촉했다.”고 보도했다. ‘보조금’ 명목으로 지급된 비용은 “방해 시위를 끝낸 뒤 교통비·식음료비 명목으로 지급됐다.”고 전했다.

대만 정보기관 관련자도 해당 보도 사실을 확인했다. 관계자는 “친중 중국인의 방해 시위를 면밀하게 모니터링했다. 중국평화통일촉진회가 이 시위에 주도적으로 가담했다.”고 밝혔다.

앞서 3월 30일, 차이밍옌(蔡明彦) 대만 국가안전국장은 입법원(국회) 답변에서 “중국의 주뉴욕 총영사관과 주LA 총영사관이 친중 모임, 단체 등을 동원하고 있다. 중국 측이 항의 시위를 위해 관련 단체에 식비·숙박비를 제외하고 하루 200달러를 지급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