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주민 감시요원 ‘망격관리원’ 급증…지방정부 인건비 증가 부담

최창근
2023년 05월 7일 오후 1:37 업데이트: 2023년 05월 7일 오후 6:33

시진핑 집권 후 중국은 자국민 감시·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감시 인력 고용을 늘리고 있으나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 5월 2일, 외신들은 “중국 공산당이 주민 검열을 강화하기 위하여 2018년부터 감시 인력을 대거 충원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감시 인력 수는 450만 명 이상으로 알려졌다.

2019년 중국 정부는 각 도시 내 관리 구역을 바둑판처럼 격자 모양으로 구획화한 후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하여 감독하는 이른바 ‘망격화관리(網格化管理)’ 시스템을 도입했다.

구체적으로 ‘망격화 관리’는 중국 전역을 바둑판처럼 사방 100m, 1만㎡의 격자(網格·grid)로 나누어 주민을 관리하는 사회 치리(治理) 시스템을 의미한다. 최말단 행정단위인 가도(街道·한국의 동에 해당)를 넘어 14억 개개인에게까지 행정력을 침투시키는 장치다.

망격관리원(網格管理員)으로 불리는 격자 관리자는 각종 상황을 구(區) 정부에 설치된 격자망화 관리센터에 보고한다. 정책을 집행하면서 동시에 풀뿌리 기층 사회를 감시하는 두 기능을 수행한다

망격관리원들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화되자 방호복을 착용한 채 코로나19 감염자들을 추적하고 감시하는 일을 수행하기도 했다.

홍콩 일간지 ‘명보(明報)’는 “중국 당국이 망격관리원을 고용한 데는 지역사회 분쟁을 일으키고 문제의 소지가 있는 위해자들을 감시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고 보도했다. 망격화관리는 중국 전역으로 공산당의 영향력을 확산시키고자 고안된 정책이라는 의미이다. 실제 감시원들은 지역 사회의 범죄와 부패 활동을 포함해 이웃 간에 일어난 일까지 모든 것을 정부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국 공산당 중앙의 명령에 의해 각 지방 인민정부가 대규모 감시원들을 통한 주민 통제를 수행하면서 지방정부는 부담이 커졌다. 코로나19로 지방 경제가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대규모 채용을 일삼다 보니 인건비 지출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이를 두고서 외신들은 “중국 일부 도시들은 재정 부족으로 결국 감시 인력을 감축했다.”고 밝혔다. 후베이(湖北)성 스옌(十堰)시는 “당국과 계약한 감시 인력의 9%를 감원해 연간 15만 위안(2894만원)의 인건비를 절감했다.”고 발표했다.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시도 지난 4월, 비용 절감을 위해 5년 내에 계약직 관리자들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도시들은 예산 압박에도 불구하고 망격관리원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토지 소유권 판매가 전년 대비 10% 이상 감소하며 재정이 위축된 충칭(重慶)시의 융촨(永川)구는 망격관리원 196명을 모집한다고 공고했다. 융촨구 관계자는 “우리는 빠듯한 예산에도 불구하고 인력을 줄일 위치에 있지 않다. 중국 공산당의 지침과 반대되는 행보를 고집할 수 없다.”고 언론에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