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차이잉원 미국 방문 보복…주미대만대표 美 싱크탱크 포함

최창근
2023년 04월 7일 오전 9:12 업데이트: 2023년 05월 25일 오후 3:47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미국 방문, 케빈 매카시 연방 하원의장 면담 등을 두고 “대만 건드리는자 불에 타 죽을 것”이라는 격한 표현까지 사용하며 반발하던 중국 당국이 대대만 제재를 시작했다.

첫 대상에 오른 인사는 샤오메이친(蕭美琴) 주미국 타이베이경제문화대표부(TECRO) 대표이다. 4선 입법위원(국회의원)을 거쳐 지난 2020년 워싱턴D.C에 부임한 실질적인 대만의 주미국 대사이다.

4월 7일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대만사무판공실은 “샤오메이친 대표의 중국 본토를 비롯하여 홍콩, 마카오 등 입국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중국 공산당의 대대만 업무를 책임지는 대만사무판공실은 이날 공식 성명을 통해 “대만 독립을 고집하는 샤오메이친이 독립을 추구하고 있다. 의도적으로 양안(兩岸) 대결을 부추기고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고의로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하여 “중국은 샤오메이친과 그의 가족이 중국 본토와 홍콩, 마카오 등에 입국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한다. 샤오메이친 대표와 관련된 기업이 본토의 단체 및 개인과 협력하는 것도 금지한다.”고 덧붙였다.

대만사무판공실은 “역사는 대만 독립이 막다른 길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앞으로도 계속 증명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외부 세력을 등에 업고 도발하면 반드시 실패한다는 것을 역사는 증명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는 차이잉원 총통의 경유 형식의 방미와 매카시 의장과의 5일 캘리포니아 회동을 주선한 것을 문제 삼은 것으로 보인다. 샤오메이친 대표는 지난달 29일 차이 총통이 뉴욕에 도착했을 때 JFK국제공항에 나가 그를 영접했으며 차이 총통의 숙소인 롯데뉴욕팰리스호텔에서 열린 연회에도 참석했다.

민진당의 대표적인 국제통인 샤오메이친은 미국 부임 직후부터 중국을 자극해왔다. 2020년 9월 그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 소개란에 ‘주미국 대만 대사’라는 뜻의 ‘Taiwan Ambassador to the US’라고 소개했다.

스스로를 ‘주미국 대만 대사’로 소개한 샤오메이친의 개인 트위터 계정. | 화면 갈무리.

샤오메이친의 공식 직함은 ‘주미국 타이베이 대표(Taipei Representative to the United States)’이다.

1979년 대만-미국 단교 이후 종전의 주미국 중화민국(대만)대사관을 대신하여 실질적인 대사관 역할을 수행하는 ‘주미국 타이베이경제문화대표부’를 설치했다. ‘하나의 중국’ 원칙에 의거하여 대만의 공식 국호인 ‘중화민국(ROC)’은 물론 통용 국호인 ‘대만(Taiwan)’도 사용하지 못하여 수도 ‘타이베이(Taipei)’가 들어간 대표부 명칭을 사용하는 형편이다. 이 속에서 스스로 ‘대만 대사’라고 칭한 것은 금기를 깬 것으로 중국은 반발했다.

개인에 이어 기관 제재도 발표했다. 같은 날 중국 외교부는 동부 뉴욕 허드슨연구소, 서부 LA 레이건기념도서관 등 양대 기관과 관계자에 대한 제재 조치를 발표했다.

외교부는 4월 7일, 두 기관에 대해 “‘반외국제재법’에 근거하여 중국 내 대학과 기관, 기타 조직 및 개인과의 거래, 교류, 협력을 엄격히 제한한다.”고 밝혔다.

이어 기관 관계자들에 대한 입국 금지 등의 조치도 발표됐다.

중국 정부는 사라 메이 스턴 허드슨연구소 회장, 레이건재단 소속 조앤 드레이크 등 4명에 대해 중국 입국 불허, 중국 내 재산 동결, 중국 내 조직·개인과의 거래·협력 활동 금지 등 제재를 부과했다.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는 차이잉원 총통의 과테말라, 벨리즈 등 중앙아메리카 공식 수교국 순방에 앞서 뉴욕을 경유하던 중 그에게 상을 수여하고 연설 기회를 제공했다. 레이건재단 산하 레이건도서관은 지난 4월 5일 차이잉원 총통과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의 회동 장소로 이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