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은행 4000개 중 420개 ‘고위험’ 등급… 당국은 ‘쉬쉬’

링윈
2019년 06월 6일 오전 8:32 업데이트: 2019년 11월 5일 오후 12:38

내몽골 바오상(包商)은행 경영권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人民)은행 접수된 사건이 금융권을 뒤흔든 후, 일부 관영매체가 본토의 일부 은행에 심각한 신용 위험 문제가 있어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소식을 인용 보도했다. 그러나 당국이 관련 보도를 신속하게 삭제했고, 언론사는 사과해야 했다.

다음은 5월 29일, 중국 ‘증권시보(證券時報)’ 산하의 ‘취안상중궈(券商中國)’가 금융 관리당국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이다.

“농촌 지역과 도시 지역의 일부 은행이 심각한 신용 위험에 몰려 ‘기술적 파산’ 위기에 처했다. 이러한 금융기관은 시장화 원칙에 따라 정리돼야 한다.” (주: ‘기술적 파산’은 기업이 만기 도래한 채무를 상환하지 못해 발생한 파산을 의미한다.)

‘중앙은행 금융안정보고(2018)’에 따르면 2018년 1분기에 중공 중앙은행은 최초로 4000개 이상의 금융기관에 대한 금융기관 등급평가를 했는데, 그중 8급에서 10급에 이르는 고위험 금융기관이 420개에 달했다.

당국이 원치 않는 보도를 한 ‘증권시보’는 공개 사과를 해야 했다. | 스크린샷

5월 24일, 중국공산당은 갈수록 심각해지는 은행 대금회수불능(대손) 위기에 대처하고자 100억을 출자해 예금보험기금 회사를 설립했다. 중앙은행 금융 안정국 부국장 황샤오롱(黃曉龍)이 해당 기금의 법인, 매니저, 그리고 상무이사를 맡은 것도 외부에서는 위기에 봉착한 시기에 중국공산당이 황급히 뒷수습을 하기 위해 만든 장치라고 이해하고 있다.5월 30일, 취안상중궈는 ‘도시 상업은행, 농촌 상업은행의 신용 위험 상황에 대한 진단이 부실했다’고 공개 사과했다.

예금보험기금이 설립된 당일, 이전 중공 감독 경영층에서 최초로 중국에서 리스크가 가장 적다고 평가한 7개 도시 상업은행 중 하나인 바오상(包商)은행이 돌연 중앙은행과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은보감회)의 관리를 받게 됐다. 업계에서 ‘관리’란 실질적으로 ‘파산’을 의미한다. 외부에서는 앞으로 소규모 은행들의 줄도산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궈수칭(郭樹清) 은보감회 주석은 중국공산당 양회 기간 중에 다음과 같이 경고한 바 있다. “금융기관이라고 생기기만 하고 죽지 않을 수는 없으며, 정상적인 도태 과정이 필요하다. 은보감회는 고위험 금융기관의 시장 퇴출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 일정 기준선에 도달한 고위험 금융기관은 시장에서 퇴출될 수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기업 내부의 이메일을 인용해, 현재 중앙은행에 이미 위임관리를 받고 있다고 의심되는 은행 명단이 존재하지만, 아직 명단이 공개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중국의 한 은행 임원은 “다른 은행들이 이미 위임관리를 받고 있음이 확실하며 자신이 근무하는 은행도 상황이 좋지 않아 2년간 연차보고서가 없었다”며 “자신도 머지않아 이직할 것”이라 했다.

또 다른 은행 업계 인사 리(李) 여사에 따르면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은행 중 최소 두 곳에서 이미 사고가 발생했으며, 그녀가 들은 소식에 의하면, 일부 은행이 위기를 맞고 있다. 또한 그녀가 한 은행 경영진으로부터 들은 소식에 따르면 감독 경영층(당국)이 소식의 발원지를 엄중히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규모 은행, 문제 심각

바오상은행 ‘관리’ 사건은 중국 은행 문제의 축소판이다. 장기간 주주권 구조와 회사의 경영 혼란, 규정을 어기고 대부금을 대출하는 행위, 자산-부채 역전, 그리고 자산건전성 악화 등의 문제는 수많은 중소 은행의 발전에 커다란 병폐가 됐다. 경제 하향 국면에 진입함에 따라 리스크가 터져 나온 것이다.

재계 인사 원리(文麗)는 농촌 상업은행과 도시 상업은행은 대부분 본래 신용협동조합 계열로, 경영 측면에서 항상 문제가 있었다고 RFA에 밝혔다. 과거에는 경제발전으로 인한 자금 유동량이 이러한 문제를 덮었지만, 경제 하향 국면에 진입하면서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한 1인 미디어는 이렇게 밝혔다. “도시 상업은행과 농촌 상업은행은 업무에 있어 지역성이 강해 지역 경제와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경기 하향 압력이 증가함에 따라 경기가 좋지 못한 지역의 도시 상업은행과 농촌 상업은행은 언제라도 파산할 위험이 있다. 또한, 이러한 은행의 대주주는 지방정부이거나 일부 민영기업으로, 보편적인 지배구조가 아니어서 위험 통제가 비교적 약하다. 즉, 많은 은행이 지방정부나 사기업의 ‘예금인출기’가 돼버렸다.”

파이낸셜타임스(FT) 최근 보도에 따르면 수년간 중국 중소 은행은 종종 불량 대출을 ‘요주의 대출’로 분류함으로써 위험을 은폐했다. ‘요주의 대출’은 기한이 초과해도 불량 대출로 간주하지 않는다.

그러나 2018년, 중공 관리감독 기관은 은행들에 본래 ‘요주의 대출’로 위장한 대손을 인정하도록 강요했다. 이로 인해 작년 불량 대출 처리 및 삭제 규모가 1.75조 위안(도합 2580억 달러)에 달해 20년 만에 최고치에 이르렀다. 일부 소형 은행의 불량 대출 비율은 40%를 초과했다.

금융 관리감독 기관은 현재 불량 대출을 은폐한 것으로 밝혀진 은행과 자산관리 회사에 벌금 부과를 강화하고 있다. 1개월간 최소 5개의 중국 대형 금융기관이 벌금을 물게 됐으며, 이 중에는 중국공상(工商)은행, 중국민생(民生)은행, 톈진 농촌상업은행, 성경(盛京)은행도 포함됐다. 이는 다른 금융기관들에 대한 경고성 조치다.

FT에 따르면 이는 베이징 당국이 중소은행 대손 문제를 통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중국공산당 최고 지도부는 이 문제가 금융 및 사회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외부에서는 작년 11월의 쓰촨(四川) 쯔궁(子貢)은행의 뱅크런 사태에 대한 기억이 여전히 생생하다. 당시 ‘쯔궁은행 3대 주주가 돈을 갖고 달아났다’는 소식에 쓰촨성 쯔궁시는 순식간에 공황상태에 빠졌다. 예금주들이 해당 은행의 10여 개 지점으로 몰려가 예금을 인출하는 바람에 뱅크런 사태가 발생했다. 당국은 ‘풍문을 잠재우고자’ 긴급히 관련인을 체포했다.

‘취안상중궈(券商中國)’는 또한 “금융기관이 경영 부실로 퇴출되면 일반 금융소비자, 채권자, 채무자, 투자자 등 다자간 분쟁에 휘말리게 되고 금융시장의 여론 효과가 연쇄적으로 리스크를 전파해 고위험 금융기관을 처리하기가 더욱 복잡해진다”고 보도했다. 따라서 고위험 금융기관을 처리하는 것은 ‘파산’으로 간단히 끝날 문제가 아니다.

로이터 통신은 중소 은행의 새로운 금융 위험에 대해 “고위험 금융기관의 합병 재편 심지어 파산 퇴출에 이르기까지, 복잡하고 엄중한 경제 금융 상황에서 더는 탁상공론을 할 수 없으며, 바오상은행은 이미 예금보험제도 ‘실제 훈련’의 첫걸음을 내디딘 것이라 분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원리(文麗)는 정부가 20년 전의 4대 국유은행 대손 처리 방식으로 이번 금융 리스크를 처리해 불량 대출의 부담을 전 국민에게 전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제학자 청(程) 씨는 RFA에, 당국의 뒤처리 방식이 여전히 자산 투자 방식에 머물러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무역전쟁을 포함한 전쟁이 어느 정도 지속하면 당국은 여전히 재정보조금을 아낌없이 풀어 수출하는 방식으로 외화를 교환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천만 명이 굶어 죽었던 예전처럼 당국은 인플레이션으로 민중들이 입을 피해는 전혀 신경 쓰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