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윈난성 의사 5명, 신종코로나 감염 환자 동영상 유포 혐의로 처벌

윤건우
2020년 02월 13일 오후 5:32 업데이트: 2020년 02월 14일 오전 11: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정보를 최초로 공개한 의사 리원량(李文亮)이 사망한 데 이어 윈난(云南)성 의료진 5명이 감염 환자 관련 동영상을 유포한 혐의로 당국의 처벌을 받았다.

지난 6일 윈난성 원산(文山)시 공안국은 전염병 방역 정보를 유포하고 불법 촬영해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에 올려 사회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쳤다는 혐의로 의사 5명에게 행정구류 10일과 벌금 500위안(약 8만 원)의 처벌을 내렸다. 이들은 원산시 인민병원과 원산저우 인민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로 알려졌다.

이들 중 세 명에 대해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6일 윈난성 현지 의료인 원씨 셰씨 관씨가 감염 환자의 동영상을 촬영했다고 보도했다.

리원량의 처벌 때와 마찬가지로 중국 당국의 정보 검열은 인터넷에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한 네티즌은 “중국 공산당 시스템은 자정 능력을 완전히 상실했다. 그들에게 양심을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일 것”이라고 게재했다.

“방금 리원량이 죽었는데, 그들은 다시 진실을 말하는 의료 종사자들을 박해하고 있다!”고 올린 사람도 있었고 “윈난성 의사 5명이 도대체 어떤 악영향을 끼치는 일을 했는지 모르겠다”면서 “민감한 시기에 리원량의 불행이 연상된다. 진상을 알지 못하는 많은 군중이 분노하고 현지 공안국의 행위에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한 이도 있었다.

안과 전문의인 리원량은 지난 7일 오전 우한에서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30일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자신이 일하는 병원 환자 중에 7명이 “알 수 없는 폐렴에 걸렸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발병을 처음 공유한 다섯 명 중 한 명이다.

중국 당국이 리원량을 ‘유언비어를 유포’한 혐의로 처벌했음이 알려지면서 네티즌의 거센 반발이 일었고, 그가 사망한 날을 ‘언론 자유의 날’로 요구하는 목소리가 들끓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12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지식인 수백 명은 최근 중국 의회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 ‘표현의 자유 보장’ 등 5대 요구를 수용할 것을 촉구하는 온라인 청원서에 서명했다.

그러나, 중국 시민들이 정의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당국은 검열 강화로 일관하고 있다.

리원량의 사망일인 2월 6일을 ‘언론 자유의 날’로 지정하라는 요구를 포함한 이 청원서에 서명한 인사 중 일부는 벌써 중국의 탄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칭화대학 쉬장룬(許章潤) 법학 교수의 위챗 계정은 최근 차단돼 더는 접근할 수 없게 됐다.

당국의 검열에도 불구하고 네티즌 또한 그들의 의사 표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윈난 의료진에 대한 처벌은 당국이 여전히 이미지만 신경 쓰고 있다는 신호”라면서 “그런데 아직도 정부가 이번 발병을 개선할 거라고 기대하는가? 꿈 깨야 한다”며 한 네티즌은 쓴 소리를 뱉었다.

또 다른 사람은 “중국 공산당은 스스로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