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원정 장기매매 사실로 드러나 충격

Lee Jisung
2011년 11월 23일 오전 2:13 업데이트: 2019년 10월 26일 오후 6:40

인터넷을 통해 간암 말기환자 등을 모집한 후 중국 원정 장기이식 수술을 알선하고 돈을 챙긴 브로커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경찰청 외사과 국제범죄수사대는 21일 중국 현지 장기 매매 브로커와 짜고 급성 간암 및 만성 신부전증 환자 등 94명에게 수술비 명목으로 1인당 1억 원을 받고 이들을 중국 병원에 알선한 혐의(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조모(48) 씨를 구속했다.

경찰은 또 다른 국내 알선 브로커 김모(66) 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중국 현지 브로커 김모(35) 씨를 수배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국내 인터넷에 ‘새생명00’ ‘상해이식000’ ‘중국장기이식000’ 등의 이름으로 카페 7곳을 개설해 중국 원정 장기이식 희망자를 모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브로커들은 국내 장기이식 희망자들이 중국에 도착하면 이름을 중국 현지인으로 위장해 주로 상하이(上海), 광시(廣西)성 일대 병원에서 수술을 받도록 알선했다.

또한 중국인 이름으로 수술을 받은 이 환자들이 국내에서 보험금을 탈 수 있도록 입원 및 수술 확인서를 위조해 주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외국인 장기이식수술은 불법이지만 국내 보험사에서는 외국에서 수술 받은 환자에 대해서도 보험금을 지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브로커를 통해 장기이식을 받은 94명 중 말기간암 상태에서 이식을 받은 김모(64.여) 씨가 2009년 9월 사망하는 등 모두 4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한편 이식에 사용된 장기가 사형수의 장기라는 경찰의 주장과는 달리 중국에서 이식에 사용되는 장기의 출처가 대부분 불법으로 감금된 파룬궁수련생들의 것이라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그 의혹을 뒷받침 하는 것은 전 캐나다 아·태 담당 국무장관인 데이비드 킬고어와 인권변호사 데이비드 메이터스가 발표한 ‘중국 파룬궁수련자 장기적출의혹 조사보고서’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노동 교양소와 36개 비밀 수용소에서 파룬궁 수련자가 살아 있는 상태에서 장기를 적출당하고 있다고 한다.

보고서에는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의 기록을 근거로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중국에서 매년 처형된 사형수가 평균 1616명이라고 밝히며, 이는 같은 기간에 실시된 장기이식 수술 수치와 비교할 때 턱없이 부족하다고 했다.

게다가 중국에서는 자발적으로 장기를 제공하는 사례가 극히 드물다. 예를 들어 1971년부터 2001년까지 중국에서 진행된 총 4만 393건의 신장이식 수술 가운데 가정에서 자발적으로 장기를 기증한 사례는 겨우 227건으로 전체의 0.6%에 불과하다.

또한 보고서는 파룬궁 박해가 시작된 1999년 이후 장기이식 수술량이 급격히 증가한 것과 4만 1500건에 달하는 이식수술에 사용된 장기의 출처에 대해서 중국 당국이 이렇다 할 해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보고서에는 중국 광시(廣西) 민족의원 의사 루궈핑과 전화통화 기록도 있다. 킬고어 등 캐나다 독립조사단이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장기의 공급원이 혹시 파룬궁 수련자냐”고 직접 문의를 하자 루궈핑은 거듭 “일부는 파룬궁 수련자의 것”이라고 했다.

광시 민족의원 외에도 많은 중국의 장기 이식 병원들은 ‘고객’에게 ‘질 좋은’ 장기를 공급한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이와 같은 사실을 순순히 시인했다. 이외에도 형무소에서 직접 파룬궁 수련자의 장기를 적출한 의사의 가족이 사태의 전모를 밝힌 내용 등이 포함돼 있다.

실제로 중국의 장기 이식은 파룬궁 수련자를 탄압하기 시작한 1999년 이후부터 급증했다. 간장 이식의 경우 1999년 118건에서 시작해 매년 두 배 이상 증가하더니 2003년에는 3천 건을 돌파했다. 한국에서 간의 부분만을 절개해 이식하는 것과 달리 중국에서는 간 전체를 이식한다. 즉, 간장을 제공한 사람은 목숨을 잃게 되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한국어를 포함한 18개 언어로 번역됐고 2009년 10월에는 제3판 ‘핏빛 장기적출(Bloody Harvest)’이 정식 출간됐다. 이 책에서는 52가지 증거를 수집해 중국대륙에서 파룬궁수련자들에 대한 비밀 장기적출과 매매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저자들은 중국의 장기매매에 대해 “지구상에서 사상 유례 없는 사악”이라고 표현했다.

이 책에서 입증한 바에 따르면 지난 1999년 중공의 파룬궁 탄압이 시작된 후부터 신장, 간장, 각막 및 심장을 포함한 파룬궁수련자들의 중요 장기가 불법으로 적출되어 암시장에서 고가로 팔리고 있으며 이중 일부는 외국인들에게 팔려나가고 있다. 장기매매로 얻는 폭리는 중국 관영병원이 수익을 창출하는 주요 자금출처의 하나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