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올해도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가격 폭등 조짐

강우찬
2023년 03월 19일 오후 2:47 업데이트: 2023년 03월 19일 오후 3:11

세계 최대 돼지고기 생산국이자 소비국인 중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감염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 화창(華創)증권은 최근 발표한 애널리스트 조사보고서에서 돼지열병 감염 업체들의 동향을 분석해 중국 신년(음력설) 연휴 이후 ASF 감염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에서는 이번 유행으로 사육 두수가 급감함에 따라 중국 내 돼지고기 공급량이 감소하고 1년에 걸친 우크라이나 위기의 여파로 사료 가격 상승이 덮치면서 중국 돼지고기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ASF 유행은 과거 중국에서 여러 차례 발생했으나, 근래에는 거의 매년 발생하는 연례행사가 됐다. 특히 올해는 예년보다 발생 시기가 빠르고 바이러스의 전염력도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돈업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북부지방의 감염 범위는 전체 양돈 농가의 50%에 가깝고 남부는 이미 50%를 넘어섰을 가능성이 있다.

ASF는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하는 출혈성 돼지 전염병이다. 전염성이 강하고 치사율이 높은 반면 치료법이 없어 현 단계에서는 살처분하는 것 외에는 대응책이 없다.

하지만 현지 관계자는 중국 양돈 농가들이 가축과 가금류 전염병이 발생해도 즉각 당국에 보고하지 않고 은폐하려는 경향이 강해 실제 감염 상황 파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광둥성 양장시의 한 교외지역에서 양돈업에 종사하는 펑(彭)모씨는 16일 에포크타임스 중국어판 취재진에 “우리 지역에서는 ASF로 죽는 돼지가 매일 나오고 있다”며 “돼지열병은 지난해부터 이어지면서 이미 일상적 질병이 됐다”고 밝혔다.

펑씨는 감염된 돼지고기가 시중에 대량 유통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다수 농가가 ASF 발생 사실을 당국에 알리지 않고 있다”며 “업계에 오래 몸담은 사람으로서 감염된 돼지고기가 대량으로 시장에 유통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펑씨는 감염 여부를 떠나 중국의 양돈 환경이 열악하다면서 “되도록 외식할 때 돼지고기를 피하는 게 좋겠다. 사육할 때 항생제와 성장 촉진제가 대량으로 투입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ASF는 1912년 케냐에서 처음 발생이 보고됐다. 중국에서는 2018년 처음 확인됐으며 이후 중국 전역으로 퍼지면서 지금까지 연간 수백만 마리의 돼지가 살처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