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양회 폐막, 시진핑 “강국건설” 강조…부총리 인선 눈길

강우찬
2023년 03월 13일 오후 7:11 업데이트: 2023년 03월 13일 오후 7:12

경제 총책임자 총리에는 ‘예스맨’ 앉히고
부총리 4명 중 절반엔 군수기업 출신 배치
전문가들 “군사강국 만들겠다는 의도 뚜렷”

중국 연례 대형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13일 폐막한 가운데, 국무원 총리진 구성에 시선이 모인다.

시진핑이 명백히 군사강국으로 발돋움하는 데 집중하려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번 양회에서 명목상 국회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표들의 만장일치로 국가주석 3연임을 확정한 시진핑은 측근들을 요직에 대거 기용하며 1인체제를 굳혔다.

그 대표 주자는 리창 전 상하이 시장이다. 리창은 시진핑 집권 이후 직위가 수직 상승을 지속하며 ‘리틀 시진핑’으로 불려 왔다.

중국 국무원은 국가행정을 담당하는 정부기관이다. 그 수장인 총리는 국가주석에 협조하면서도 당(공산당)과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균형추 역할을 해왔다. 전임 리커창 총리 역시 시진핑과 엇박자 행보를 보이거나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

그러나 리창 총리에 대한 중화권 전문가들의 평가는 ‘완전한 예스(Yes)맨’이다. 중앙정부 경험이 없는 시진핑의 비서실장 출신인 그는 경제 정책 조율 능력보다 시진핑의 충성심이 ‘훨씬’ 높게 평가된 것이 분명하다는 게 중론이다.

중국 정치에 정통한 분석가들은 리창 총리보다는 그 아래에서 실제 정책을 운용할 4명의 부총리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의 임무가 ‘5년 내 중국의 군사강국화 달성’이라는 것이다.

그 이유로는 국무원 부총리 4명 중 장궈칭(張國慶)과 류궈중(劉國忠)의 이력이 거론된다. 이 두 사람은 중국 군수 산업 분야에서 일했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호주에 머물고 있는 중국문제 전문가 펑톈(馮田)은 미 RFA와의 인터뷰에서 “4명의 부총리 중 절반(2명)이 군수기업 출신”이라며 “이제 공업 정책의 노선은 군수공업을 중심으로 한 덩어리로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라고 관측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장궈칭은 석사 졸업 후 방산업체인 중국북방공업사에 입사해 오랫동안 중동 지역 업무를 담당했다. 1998년 최고위직인 당서기와 산하 기업 회장직에 올랐고 2008년에는 중국병기공업그룹 대표 및 부서기로 승진했다.

류궈중은 1978년 화동공과대학 포탄과에 진학해 군사기술을 익혔고, 1983년부터 중국병기공업그룹 산하 하얼빈 공장에서 간부로 일했다. 또한 하얼빈공대에서 금속재료를 연구하며 기술 관료로서의 면모를 강화해왔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시진핑은 이날 27분에 걸친 폐막 연설을 통해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건설과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강국건설, 민족부흥’을 8차례 외치며 “인민군대를 세계 일류 군대로 만드는 데 박차를 가해야 한다”, “개혁강군, 과학기술강군, 인재강군” 등을 언급했다.

시진핑은 또한 ‘하나의 중국’ 원칙을 확인하고 외부 세력 간섭과 대만 독립 분열에 단호히 반대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으며, 중국 경제의 질적 발전을 강조하면서도 미국의 제재를 의식한 듯 과학기술의 자립도 언급했다.

중국 문제 전문가 탕징위안은 “시진핑의 강국이 군사 강국을 의미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며 “중국은 외국의 민간기술을 빼돌려 군사력 강화에 이용하는 등 반칙행위를 일삼아왔다. 주변국은 더욱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