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아프리카서 군사력 증강…명분은 ‘일대일로’ 인프라 보호

프랭크 팡
2019년 02월 3일 오후 2:43 업데이트: 2019년 10월 26일 오후 8:58

최근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자금을 투입해 인프라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는 아프리카에 군대 주둔 규모를 계속 늘리고 있으며, 현지인들은 이 상황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다.

미국 의회의 기금 지원을 받는 미 국방부 산하 연구소 ACSS(African Center for Strategic Studies, 아프리카전략연구센터)는 1월 17일 ‘중국의 하드파워가 아프리카에서 증가하는 중국의 전략적 이익을 지원한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2015년 이후 중국이 아프리카에 주둔하는 군대 규모를 얼마나 확대했는지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2015년 당시 중국은 자국의 ‘해외이익 보호’란 명분 아래 중국 부대를 해외에 파병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새로운 국가안전법(國家安全法)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이 보고서는 중국 군대 주둔의 주된 배경이 아프리카에서 일대일로 계획에 따라 진행되는 인프라 프로젝트들과 여기에 종사하는 중국계 교민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전 세계에 지정학적 영향력을 구축하기 위해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2013년부터 시작했는데, 이는 주로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중남미 전역의 60여 개 나라와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를 동업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2015년에 중국은 두 번째 아프리카 정책보고서를 발간해, 합동군사훈련과 실전연습 등의 군사적 교류와 협력을 강화할 것이며, 아프리카 국가들이 ‘국방과 평화유지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중국이 돕겠다고 밝혔다.

아프리카에서 진행되는 일대일로 프로젝트와 관련한 중국의 안보 우려는 2018년 9월 베이징에서 개최된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FOCAC)’에서 정상회담을 한 후 중국 정부가 발표한 2019년~2021년 조치 계획에 요약돼 있다. 이 계획은 중국 국민과 중국 기업에 대한 보호뿐만 아니라 ‘일대일로 안보협력을 강화하고, 특히 철도, 산업단지 및 주요 행사에 초점을 맞출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아프리카 국민들은 중국의 군사활동 증가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이러한 경향이 강화되지 않도록 중국과의 안보 관계를 관리하라고 자국의 지도자들에게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ACSS 보고서는 밝혔다.

군사활동 참여로 영향력 확대

새 국가안전법 통과 2년 후인 2017년, 중국 정부는 아프리카 지부티에 최초의 해외 해군 기지를 설립했고, 그해 11월 그 기지에서 중국군은 장갑차와 중포로 실전연습을 실시했다.

미국도 지부티에 4000명 이상의 군인이 주둔하는 군사기지가 있다. 그 기지는 아프리카에서 미군의 작전 거점 역할을 한다. 2018년 3월 미국의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의 조슈아 메서비 아프리카·중동지역 선임 정책분석가는 의회 증언에서 중국의 접근에 따른 위험성을 경고했다.

메서비는 “중국은 지부티를 상대로, 지부티 국내총생산(GDP)  60%에 상당하는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아프리카에서 이뤄지는 미국의 군사작전에 중국이 중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증언했다.

ACSS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2018년에 카메룬, 가봉, 가나, 나이지리아를 포함한 여러 아프리카 국가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함으로써 자국의 영향력을 강화했다. 또한 중국은 에티오피아, 시에라리온, 수단, 잠비아 등과 함께 전투 사상자를 돌보기로 상호 협력했다.

ACSS 보고서에 따르면 나미비아에서는 월비스(Walvis)만 항구에서 진행되는 중국의 확장 프로젝트가 중국의 해군시설 건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중국은 처음에는(군대 주둔하기 전에는) 지부티에 심수항(深水港)을 건설하기로 계약했었다.

중국 관영매체 신화통신의 2018년 5월 기사에 따르면, 월비스만 항구 프로젝트는 중국 국영회사 중국항만공정(中國港灣工程有限責任公司)의 주관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회사는 항구의 용량을  75만 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로 확장하고, 석유 저장시설과 유람선 선착장도 건설한다.

나미비아의 항구는, 아무런 군사시설이 없더라도, 남아프리카 지역을 연결하는 중요한 기지 역할을 할 것이며, 상투메 프린시페, 카메룬, 나이지리아, 가나, 코트디부아르, 기니 등에서 건설 중인 인프라 시설과 중국의 항구들을 이어주는 허브가 될 것이다.

일대일로 위해 평화유지 활동

ACSS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유엔의 평화유지 활동을 통해서도 아프리카의 안보 분야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일대일로 프로젝트 추진에 도움을 받을 목적으로 아프리카 국가에게 호의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군은 유엔 주도의 평화유지 활동의 일환으로 6차 전투부대를 말리에 파병했다.

ACSS 보고서에 따르면, 말리의 지리적 위치는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서아프리카의 더 큰 지역으로 확장하려는 중국의 계획에 전략적으로 완벽한 위치이다. 이미 중국 회사들이 말리와 세네갈의 수도 다카르의 항구 및 기니의 수도 코나크리의 항구를 연결하는 철도를 건설하는 중이기도 하다.

중국은 자국의 외교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주로 두 가지 평화유지 임무를 수행해왔다. 첫째, 중국은 아프리카연합(AU)의 지휘하에 있는 국제평화유지군 아프리카상비군(ASF)을 지원해 왔는데, 2018년 2월에 카메룬에 있는 ASF의 물류기지에 2500만 달러(280억 원)를 제공한 것 등이 그 예이다.

둘째, 중국은 유엔 평화유지군의 자국 상비군을 8000명 규모로 늘렸다.

ACSS 보고서에 따르면 콩고민주공화국, 남수단, 수단, 짐바브웨 등에서 중국의 평화유지 노력은 “중국의 높은 수준의 조정 활동에 의해 보완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중국의 조정 시도는 “흔히 권위주의적 지도자의 권력 유지가 목표였고, 그 지도자가 중국과 좋은 관계이고 이를 통해 천연자원과 기반시설에 대한 전략적 투자가 확보될 수 있는 경우였다”고 이 보고서는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