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신장서 코로나 봉쇄로 17개월 아기 사망…중국 네티즌 분노

강우찬
2022년 09월 19일 오후 3:59 업데이트: 2022년 12월 26일 오후 3:11

현지 당국은 진상 조사나 관계자 처벌 대신 아기의 사망 소식을 소셜미디어에 알린 아버지를 찾아가 글을 내리라고 압력을 행사하는 등 사건 은폐를 시도해 더 큰 비난을 자초했다.

이닝시 주민 류룽씨는 지난 10일 에포크타임스 중문판에 지난달 16일 이닝시의 한 병원 응급실에서 자신의 아들 류쉬양이 숨졌다고 밝혔다. 병원 측이 밝힌 사인은 패혈증으로 인한 쇼크였다.

류씨는 “병원 관계자가 10분만 더 일찍 도착했으면 아기가 살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며 “지역 의료 당국자들의 태만과 다른 병원들의 직무유기로 내 아들이 죽었다”고 주장했다.

이닝시는 지난 8월 1일부터 지금까지 40일 이상 전면 봉쇄됐다. 지난 7월 30일 10건의 코로나19 신규 감염(무증상)이 발생한 것이 이유다. 이 기간 지역 병원들은 외래환자 진료를 중단하고 응급실 운영을 제한했다.

하루아침에 외출금지를 당하게 된 60만 명 이상의 주민들은 아무런 준비 없이 맞이한 봉쇄에 난처한 상황이다. 주민들은 지금까지 40일 이상 버티고 있지만 생필품과 음식물, 의약품 부족에 한계 상황에 처해 있다.

그러나 이러한 극단적 봉쇄가 코로나19 확산 차단에 효과가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11일과 12일 이닝시에서는 각각 11명과 10명의 무증상 감염자가 나왔다. 40일 이상 계속된 봉쇄에도 ‘제로 코로나’ 달성은 아직 요원한 일이다.

류씨는 “8월 1일부터 지금까지 우리 가족 모두 외출이 금지돼 집 안에서 지내고 있다”며 “아들은 죽기 2~3일 전 가벼운 소화불량 증세를 보였지만 평소대로 밥을 먹었고 열도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8월 16일 오전 3시 10분쯤 류씨의 아들은 갑자기 이상 증세를 나타냈다.

류씨는 “아들의 상황이 급속히 나빠지는 것을 느끼고 바로 응급의료센터에 전화를 걸었지만 환자를 받아주는 병원은 없을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고 했다.

그는 “응급의료센터에서는 병원마다 전화를 걸어 운을 시험해보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류씨가 말한 응급의료센터는 각 지역 보건당국에 소속된 공공기관으로 위급한 상황을 신고받으면 구급차를 파견해 가장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하는 역할을 한다.

코로나19로 도시 전체가 봉쇄된 상황에서 응급의료센터는 외출금지된 주민들이 의료적으로 위급한 상황에 기댈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다.

류씨는 “이닝 시내에서 규모가 있는 병원에는 모두 전화를 걸었지만 대부분 전화를 받지 않거나 전화를 차단했다. 어쩌다 전화를 받으면 어린이 환자는 치료하지 않는다고 거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공안에 전화할 수밖에 없었다. 도움 요청을 받은 공안은 곧 류씨의 집에 나타났으나 옆에는 지역 공산당 위원회 서기(당 서기)가 있었다.

하지만 공안과 당 서기는 류씨에게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았다. 류씨는 이들 앞에서 다시 응급의료센터에 전화를 걸었지만, 응급의료센터는 류씨가 직접 병원에 연락해야 한다는 대답만 되풀이했다.

필사적인 시도 끝에 류씨는 이닝시 인민병원과 연락이 닿았다. 류씨의 여동생이 심장병 치료를 위해 입원 중인 곳이었다.

그는 “아들의 상태가 점점 나빠지는 것을 보고 아들을 안아 들고 봉쇄 구역을 순찰하던 지역위원회 차량에 뛰어들어 병원까지 데려다 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급박한 상황을 목격한 위원회 측은 류씨와 아들을 병원까지 데리고 갔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이 기다리고 있었다.

병원 측에서는 류씨와 아들 모두 PCR 검사를 하고 코로나19 음성이 진단이 나와야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한사코 막아섰다. 결국 한참을 승강이 끝에 응급실 침상에 아들을 누일 수 있었던 류씨에게 의료진은 “빨리 입원비를 내라”고 재촉했다.

우여곡절 끝에 아들을 맡기고 응급실 밖에서 기다리던 류씨에게 잠시 후 비보가 전해졌다. 아들이 패혈증 쇼크로 숨졌다는 소식이었다. 병원 측이 밝힌 사망 시각은 이날 오전 5시 5분이었다.

현지 장례식장은 코로나19 방역 봉쇄로 문을 닫았고, 병원도 류씨 아들의 빈소 사용을 거부했다. 그래서 그는 아들의 시신을 안고 병원 문 앞에 앉아 화장터로 가는 차량이 그들을 데리러 올 때까지 3시간을 기다렸다.

에포크 타임즈 사진
류룽씨가 지난 9일 중국 소셜미디어에 올린 아들 쉬양의 영상. | 화면 캡처

장례식장 문닫아…아들 주검 안고 화장터로

류씨는 온몸에 힘이 풀려 주저앉을 심정이었지만 그럴 수도 없었다. 병원은 규모가 작아 아들을 안치할 영안실이 없었다. 류씨는 장례식장에 전화를 걸었으나 모두 코로나19 때문에 봉쇄 중이었다.

한 장례식장 관계자에게서 “직접 화장터에 연락해보라”는 말을 들은 류씨는 화장터 한 곳에 연락해 화장이 가능하다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냉동보관을 희망했지만 이미 자리가 꽉 차 불가능했다.

류씨는 마침 이 병원에 입원 중이었던 자신의 여동생에게 아들의 주검을 맡기고, 지역위원회에 부탁해 병원에 타고 온 위원회 측 차량을 타고 잠깐 집에 다녀왔다. 아기 옷을 가져오기 위해서였다.

그가 아기 옷을 몽땅 챙겨 병원으로 돌아와 3시간쯤 흘렀을 때, 화장터에서 보낸 운구 차량이 도착했다.

류씨는 “화장터로 갈 때 아기 옷과 함께 집에서 가져온 칼을 품고 갔다”며 “계속 살고 싶은 생각이 하나도 없었다. 아들은 내 생명이고 우리 가족 모두의 생명 그 자체였다”고 비통함을 드러냈다.

화장터에 도착하고 5분 만에 곧바로 화장이 시작됐다. 챙겨간 아기 옷도 화장터에 부탁해 같이 화장했다. 화장이 끝나고 화장터 관계자는 “아기가 너무 작아 유골이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류씨가 빈손으로 화장터를 나서며 시계를 보니 오전 9시쯤이었다. 그는 “이 모든 일이 새벽 3시부터 아침 9시까지 6시간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며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 사건으로 류씨의 가정은 파탄 위기를 맞게 됐다.

용무가 있어 광둥성 선전에 갔던 그의 아내는 코로나19 봉쇄로 신장 지역이 격리돼 벌써 한 달째 집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멀리서 아들의 죽음을 전화로 전해 들은 그녀는 절망에 빠졌다.

류씨는 아내가 돌아오더라도 앞으로 정상적으로 가정생활을 하지 못할 것이라며 차라리 헤어질 결심이라고 했다. 그는 “아내는 전화통화에서 ‘두 달 전까지만 해도 건강했던 아기가 어쩐 일이냐’며 아들의 죽음을 받아들이기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8월 16일 아들의 죽음 이후 인터뷰 당시인 9월 10일까지 식사도 거의 하지 못했고 잠을 잘 수도 없었다고 했다. “올해 76세인 아버지는 이틀째 통곡했다. 뇌출혈을 앓고 있는 어머니는 아직 손자에게 일이 생긴 것도 모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국, 류씨에게 게시물 삭제 요구…이후 소식 없어

에포크 타임즈 사진
류룽씨가 아들 쉬양의 사진을 찍은 사진. | 류룽 제공

류씨는 아들이 숨지고 다음 날인 8월 17일 오후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이 사연을 올리고 원통함을 호소했다.

그의 글은 즉각 적잖은 반향을 일으켰다. 이미 제로 코로나로 인한 봉쇄로 여러 차례 비극을 목격한 중국 네티즌들은 중국 공산당이 또 한 번 과도한 봉쇄 정책으로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을 일으켰다고 비판했다.

글을 올리고 3분 만에 지역위원회 관리에게서 “글을 지워달라”는 연락이 왔다. 류씨는 이닝시의 책임자를 만나 이번 사건에 대해 설명할 수 있게 해준다는 조건으로 글을 지웠다고 했다.

류씨는 “다음 날(8월 18일) 이닝시 보건위생위원회 부서기가 우리 집에 왔다. 그는 이번 사건을 조사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20일이 넘도록 아무런 연락도 없다”고 에포크타임스에 말했다.

가만있다가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 류씨는 이달 8일부터 다시 행동에 돌입했다. 그는 웨이보와 더우인(틱톡의 중국 현지 명칭)에 아들이 숨진 사연을 다시 올렸다.

그는 게시물에서 “의사는 10분만 더 일찍 왔으면 결과가 달랐을 수 있다고 말했다”며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이 사건을 조사해달라고 이 게시물을 보는 여러분이 요구해달라. 조사 약속을 했지만 20일이 넘도록 연락이 없다. 마음만 먹으면 금방 조사할 일이다. 왜 미루나, 책임지는 것이 두렵나”라고 밝혔다.

류씨는 9일에도 게시물을 올렸지만 이는 그의 마지막 게시물이 됐다. 지난달 올린 게시물과 달리 최근 올린 게시물은 삭제되진 않았지만, 류씨의 계정은 게시물을 올릴 권한을 박탈당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을 접한 중국 네티즌은 류씨의 게시물을 공유하며 그를 도우려 했다. 중국 공산당의 엄격한 봉쇄조치를 비난하는 이들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5월의 상하이부터 지금의 신장까지, 이 봉쇄가 언제쯤 끝날까? 다음에는 또 어떤 지역이 폐쇄될까? 이제는 전염병이 아니라 인간이 제일 무섭다”고 썼다.

한편, 이닝시 당국은 18일 지역사회 17곳에 대한 봉쇄를 해제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봉쇄 해제 지역은 100여 곳으로 늘어났다.

당국은 앞서 지난 12일 봉쇄 지역은 24시간 엄밀한 출입통제가 지속된다면서도 “가구당 1명에게 임시 통행증을 발행할 것”이라며 완화책을 발표한 바 있다.

에포크타임스는 반론권 보장을 위해 지난 10일과 12일 각각 이닝시 인민병원과 이닝시 보건위원회에 연락했지만 의견을 듣지는 못했다.

* 이 기사는 에포크타임스 중문판 구샤오화, 샤쑹 기자가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