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스마트폰 ‘오포·비보’, 샤오미 따라 잡기

FAN YU
2017년 02월 1일 오전 10:54 업데이트: 2019년 10월 23일 오후 5:10

2016년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는 단연 ‘오포’와 ‘비보’였다. 7억 명의 사용자를 자랑하며 애플, 삼성, 샤오미를 제친 것이다.

서구에서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오포와 비보는 고전적 마케팅 전략으로 시장을 점령했다.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Counterpoint)에 따르면 2016년 오포는 16.6%로 최대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비보는 16.2%로 그 뒤를 쫒았다. 화웨이와 샤오미가 각각 15%와 10.6%로 3,4위에 올랐다. 5위는 8.4%로 애플이었다.

오포와 비보, 두 회사의 성공은 갑작스럽게 보인다. 오포는 2015년 대비 2016년에는 판매량이 84% 성장했다. 주로 엣지 디자인에 고사양, 저가폰 라인, 원 플러스(OnePlus) 마케팅으로 시장을 공략했다. 비보는 심플하고 견고한 디자인으로 최저가 판매 전략을 취했으며 2015년 대비 판매량 114%가 늘었다.

취약한 샤오미

스마트폰 시장의 진입 장벽은 낮지만 지배하기는 만만치 않다.

고급 스마트폰 시장의 강자는 여전히 애플로 꼽힌다. 지난해 총매출은 약 600억 달러(72조 6240억 원)로 대부분을 중국에서 거둬들였다. 한 때 애플은 시장 점유율을 두고 샤오미와 경쟁했지만 현재는 중국 당국의 아이튠스 차단, 경제침체, 시진핑의 반부패 드라이브, 더 값싼 경쟁제품들의 홍수가 그 자리를 흔들고 있다.

오포와 비보는 중저가 폰 시장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였다. 몇 년 동안 레노보, 화웨이, 샤오미가 차지했던 시장이었다. 샤오미의 CEO 레이준은 차이나 버전의 스티브 잡스로 자신을 스타일링했다. 디자인에 집중하고 고사양 스펙을 추구하면서도 애플보다 저렴한 가격대를 고수했다. 대중의 이목을 끄는 론칭파티, 인터넷 판매를 통해 샤오미는 도시 거주 밀레니엄 세대에게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샤오미 제품은 구글의 안도로이드 구동 시스템 버전을 탑재하고 있다. 즉 자체적 소프트웨어, 앱 생태계가 전무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가진 다양한 스마트폰 사이에서 고객충성도에만 의존하기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샤오미 같은 충성 고객을 보유한 브랜드조차 새로운 시장 세력에게 자리를 내주게 된 것이다.

재래식으로의 회귀

오포와 비보는 모두 광저우에 본사를 둔 BBK전자(BBK Electronics) 소유 회사다. 억만장자 투자자들과 기업가 두안 용핑이 창립한 이 회사는 두 브랜드의 판매 전략을 비슷하게 계획했다.

먼저 BBK전자는 샤오미에 대한 시장 조사를 실시했다. 샤오미는 도시거주 밀레니엄 세대(애플 아이폰의 값싼 버전이나 안드로이드 베이스의 대안을 원하는 소비자)를 타겟층으로 삼고 있었다. 또한 최근까지 웹사이트를 통해 판매했다. 신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화려한 론칭파티를 열었다.

하지만 중국에서 판매 중인 휴대폰 3대 중 2대는 소매대리점을 통해 거래된다. 오포와 비보는 이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대도시 외곽과 농촌 지역 소비자는 가격에 민감하고 인터넷 액세스가 상대적으로 덜 발달됐으며 지역 상인과 고객 서비스에의 의존성이 높았다. 오포와 비보는 소매대리점 세일즈 전문가들과 파트너쉽을 체결했다. 또한 상당한 가맹점 판매 수수료와 판매자에 대한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오포와 비보는 기꺼이 자신들의 수익을 지역 판매상들과 나누려 했다.” 시장조사 회사 IDC의 애널리스트 진 디는 블룸버그에 밝혔다.

“보상은 적극적으로 이뤄지며 전국적인 세일즈 망도 튼튼하다. 그들은 다른 방식으로 일을 하고 있다. 진짜 지역 마케팅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구시대적 전략이다. 주요 대도시 밖에 거주하는 중국인들에게만 적합한 전략인 것이다. 소규모 점포들이 세일즈맨, 기술지원팀, 고객서비스팀 역할을 동시에 한다. 또 인센티브를 지불함으로써 위챗을 통해 홍보하도록 만든다. 이는 오포와 비보의 경쟁제품들과 단순한 대결을 피해가게 돕는다.

또 다른 하나는 카메라 사양에 집중하는 전략이다. 오포와 비보는 셀피 사진을 위한 강력한 줌 가능 카메라장착 제품을 출시한 바 있다.

한편 샤오미도 최근 몇 년간 시장 확장에 주력했다. 중국의 애플이라는 위상을 확립하기 위해 비디오 카메라, 인터넷 주변기기 같은 제품을 제조하기 시작한 것이다.

오포와 비보의 성공은 샤오미에게 소매망의 가치를 깨닫게 만들었다. 현재 샤오미는 중국에서 몇 백 개의 매장을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