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소셜미디어 생태계 실태… ‘표절 콘텐츠’로 수익내기 ‘심각’

아이리스 타오
2018년 08월 21일 오후 2:33 업데이트: 2019년 10월 27일 오후 1:03

최근 중국에서는 ‘셀프 미디어’ 산업이 호황을 띠며 수백만 명의 인터넷 사용자에게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셀프 미디어는 위챗과 웨이보 같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뉴스, 개인 논평, 인기 TV 프로그램 리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자체 업로드하는 소셜미디어 계정을 의미한다.

소셜 미디어 시대에 진입 장벽이 낮아 현재 수많은 계정이 대량의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의 중국인들에게 주요 정보 소스 역할을 하며 거대한 규모의 수익을 창출하는 비즈니스가 됐다.

그러나 많은 콘텐츠 생산자들이 타인의 노력을 표절하면서 이익을 취하는 등 셀프 미디어의 허점을 악용하고 있다.

중국의 인터넷 산업

셀프 미디어 생산자들은 여러 방법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콘텐츠에 대한 트래픽이 높을 수록 광고 수익 액수는 높아진다. 또 소셜 미디어 플랫폼들은 독창성과 인기를 기준으로 콘텐츠를 선정해 수익을 배분하기도 하며, 구독자나 시청자가 콘텐츠 제작자에게 금전적인 ‘보상’을 직접 제공할 수도 있다.

위와 같은 방법들은 모두 셀프 미디어 콘텐츠 생산자에게 상당한 이익을 가져다준다.

그러나 전문 언론인과 편집자들을 고용해 팩트를 수집해 보도하는 기존 언론사와는 달리, 셀프 미디어 계정은 명칭 그대로 전문가든 아니든 상관없이 소수의 개인, 심지어 단 한 명의 생산자 자신이 만들고 운영할 수 있다.

따라서 중국의 셀프 미디어 플랫폼에서는 구독자 트래픽을 올려 쉽게 돈을 벌기를 희망하는 인터넷 유저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수많은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

마스킹 표절

‘디지털 저널리즘을 위한 토우 센터(Tow Center for Digital Journalism)’의 4월 보고서에 따르면 위쳇 플랫폼에 게시된 수많은 셀프 미디어 콘텐츠는 구독자 트래픽을 얻기 위해 과장된 헤드라인을 사용해가며 거짓 정보를 전파했다.

하지만 만연된 가장 골치 아픈 문제는 (중국 네티즌들의 표현에 따르면) ‘마스킹 표절’과 ‘유사 오리지널’ 콘텐츠 생산이다.

‘직접적인 표절’ 및 ‘무단 도용’과는 달리, 중국 셀프 미디어에 넘쳐나는 ‘유사 오리지널’은 단어, 문장 구조, 단락 순서, 키워드 및 텍스트 내의 이미지를 교묘하게 교체하는 등 표준화된 절차를 따라 이미 쓰여진 원본의 내용을 변경하는 전략적 방법을 말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생산된 최종 결과물은 오리지널과 거의 동일한 의미와 정보를 담고 있지만, 표절행위에 대한 고소는 교묘하게 피해간다.

교묘함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자동으로 표절 콘텐츠를 만드는 ‘유사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툴’이 셀프 미디어 작가들 사이에서 인기다. 해당 툴을 이용하면 타인이 제작한 콘텐츠를 직접 복사하고 붙여 넣을 수 있으며, 사용자는 클릭 한 번으로 ‘유사 오리지널’을 만들 수 있다.

‘매지컬 인터넷(Magical Internet)’ 및 ‘에이툴(ATool)’을 예로 들 수 있다. 두 프로그램에는 원본에서 사용된 단어를 다른 어휘로 교체하기 위한 대규모 어휘집이 내장돼 있으며, 해당 알고리즘은 콘텐츠를 분석해 변경 가능한 영역을 스스로 탐색한다. 해당 프로그램에는 또한 수정된 콘텐츠를 사용자가 직접 온라인에 게시할 수 있도록 돕는 ‘콘텐츠 관리 시스템(CMS)’이 탑재돼 있다.

또한 ‘매지컬 인터넷’은 특정 콘텐츠가 어떤 주제에 관한 것인지 자동적으로 탐색하고, 해당 주제에 특화된 단어를 사용할 수 있는 ‘자기 학습’ 능력을 가지고 있다. ‘매지컬 인터넷’ 웹사이트의 설명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은 인터넷에서 가장 유행하고 있는 용어를 시스템이 끊임없이 찾아내고 있다.”

이와 더불어 ‘매지컬 인터넷’은 관련 이미지를 온라인상에서 검색하고, 기존 이미지를 새로운 이미지로 자동 대체해 콘텐츠의 레이아웃과 외양을 변경할 수 있다.

‘매지컬 인터넷’은 앞서 언급한 모든 서비스를 년 398위안(약 6만 5천 원)에 제공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어떤 도구들은 심지어 무료다.

유사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도구인 ‘에이툴(ATool)’의 사용자는 ‘유사한 정도’ 또는 단어가 대체되는 정도를 임의로 조정할 수 있다. 해당 툴에는 원본 텍스트에서 자주 등장하는 핵심 단어 목록도 표시된다. | Screenshot

표절 콘텐츠를 게시하는 것으로 밝혀진 계정은 비활성화 처벌을 받을 수 있다. 한편, 소셜 미디어 플랫폼은 독창적인 내용을 가진 기사를 검색 엔진 결과 상위에 노출하는데, 이는 셀프 미디어 생산자들이 더 많은 트래픽 및 광고 수익을 얻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위와 같은 기술은 구독자뿐만 아니라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사용되는 AI(인공지능) 기반 표절 탐지 프로그램마저 속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셀프 미디어에서 생산된 기사를 수집하는 중국 인터넷 뉴스매체 터우타오(Toutiao)는 머신 알고리즘을 사용해 기사를 자동 분석하며, 이를 통해 중국 정부가 검열하고 싶은 콘텐츠 키워드 및 기사의 독창성 수준을 분석한다.

소셜미디어 계정들은 주로 타인의 컨텐츠를 수정해서 플랫폼을 속여 ‘오리지널’ 콘텐츠로 인정받는다.

수익 창출을 위한 속임수

지난 몇 년 동안 중국에서 인기를 끌다가 현재 사라진 비디오 어플리케이션 ‘바인(Vine)’과 같은 짧은 동영상 공유 플랫폼들은 ‘마스킹 표절’ 관행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짧은 동영상 공유 플랫폼으로 평범한 사람이 부자가 될 수 있다”라는 제목의 기사가 2017년 온라인에서 퍼지기 시작했다. 해당 기사는 자칭 ‘셀프 미디어 업계 전문가’인 류 거의 경험을 거론하며, 외국에서 가져온 동영상 클립을 ‘흔적없이 도용하는 방법’을 설명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사용자는 플랫폼 감시의 허점을 활용해 워터 마크를 제거하고, 프레임 비율을 수정하며, 배경 음악을 변경하고, 자막에 특수 효과를 추가하는 등 일련의 과정을 거쳐 동영상을 원본으로 표시할 수 있다.

이 방법을 통해 사용자는 직접 촬영하지 않고 수많은 동영상을 제작할 수 있으며, 시간과 비용을 절약해가며 콘텐츠를 다양한 플랫폼에 대량으로 게시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이러한 일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생산자는 ‘비디오 포터’라고 불린다. 그들은 최초의 플랫폼에 게시한 동영상을 다른 플랫폼으로 전송하고, 일부 수정을 거쳐 새로운 동영상으로 만들어 다른 플랫폼으로 전송하고 게시해 수익을 얻고 생계를 유지한다.

해당 기사는 또한 이 경력이 어떻게 부를 창출할 수 있는지 설명했다. 광고, 플랫폼과 시청자의 보상과 같은 일반적인 수익 외에도, 비디오 포터는 중국에서 가장 큰 전자 소매 업체인 타오바오(Taobao)에서 관심 있는 구매자에게 마스킹 동영상을 오리지널로 판매할 수도 있다. 또는 ‘유사 오리지널 콘텐츠’ 작업을 하는 ‘동료’들의 채팅 그룹에서도 오리지널로 판매가 가능하다.

해당 기사는 3~4개의 소셜 미디어 계정을 동시에 운영하는 ‘일반적인 비디오 포터’는 한 달에 2만~3만 위안( 약 327만~491만 원)을 벌 수 있다고 주장한다. 기사에 따르면, 전문적인 팀에 소속돼 수백 개의 계좌를 관리하는 ‘마스터 포터’는 매달 약 10만 위안(한화 약 1640만 원) 이상을 벌 수 있으며, 연간 100만~200만 위안(한화 약 1억6천5백만~3억3천만 원)의 매출을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