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당국, 설연휴 앞두고 대거 검사..진단키트 기업 매출 70배 폭증

이윤정
2021년 01월 29일 오후 3:49 업데이트: 2021년 01월 29일 오후 9:44

중국 당국이 설 연휴를 포함해 지정한 기간에 이동하는 사람들은 최소 세 차례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핵산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발표했다.

중공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지난 20일 이른바 ‘귀향 정책’을 발표했다. 

이 정책에 따르면 설 연휴 동안 고향을 방문하거나 여행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이동 전 7일 이내의 핵산 검사 음성증명서를 발급받아 소지해야 한다. 

고향에 돌아간 후에도 7일 차, 14일 차에 다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 정책은 지난 28일부터 시작해 오는 3월 8일까지 시행된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2주 앞두고 대규모 인구 이동이 예상되는 가운데 내려진 이번 조치로 핵산 검사 관련 기업들만 수혜를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 펜데믹 이후 중국 증시에서 핵산 검사 장비·시약·검사 서비스 제공 기업의 주가가 폭등했다. 일부 기업은 작년 한 해 순이익이 70배로 급증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한 중국 교수는 “펜데믹으로 중국은 10조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해 중국 GDP의 3분의 2가 넘는 수치다.

왕슈춘 교통운수부 운수서비스국 부국장(차관)은 “이번 설 연휴 기간 여행객은 연인원 17억 명에 이를 전망”이라고 밝혔다. 매년 평균 연인원 30억 명에 달하는 춘절 이동 인구에 비하면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중국 인터넷 매체 왕이(網易)에 따르면 핵산 검사 비용은 1회당 75위안(약 13,000원), 120위안(약 20,000원), 180위안(약 31,000원) 등 지역에 따라 차이가 난다.

핵산 검사 1회 비용을 120위안으로 계산하면 이번 연휴 기간 예상 이동 인구의 핵산 검사 총비용은 2,040억 위안에 달한다. 이는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세 번의 검사 중 한 차례 검사비용만 계산한 액수다. 

왕이는 “1천억 위안(약 17조 원)대 시장이 열렸다”고 보도했다.

중국 매체의 통계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들어 코로나 19 핵산 검사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의약·바이오기업의 주가가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증가 폭은 중국 진위(金域)의학 31.46%, 화다유전자(華大基因·BGI) 38.46%, 카이푸바이오(凱普生物) 23.63%, 디안진단(迪安診斷) 45.13%에 달했다. 

이 기업들의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93%, 1066%, 167%, 165% 상승했다.

특히 핵산 검사 장비·시약·서비스를 제공하는 다안유전자(達安基因), 석세생물(碩世生物), 동방생물(東方生物) 등 3개 기업은 작년 1~3분기 순이익 증가 폭이 1000%를 넘었다.

진단시약과 측정기 관련 소모품 생산 기업인 성샤바이오(聖湘生物)의 지난해 순이익은 24억8000만~27억3000만 위안에 달했다. 2019년에 비해 6593%~7257% 늘어난 수치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유전자 기업 BGI는 2015~2019년까지 5년간 순이익이 각각 2억 6,200만, 3억 3,300만, 3억 9,800만, 3억 8,700만, 2억 7,600만 위안에 그쳐 실적이 지지부진한 상태였다.

이와 비교해 중공 폐렴 발생 후 BGI의 지난해 상반기 순이익은 16억 5,400만 위안에 달했다. 불과 6개월 만에 지난 5년 동안 벌어들인 돈보다 큰 수익을 올린 셈이다. 

이 기업의 지난해 1~3분기 순이익은 27억 500만 위안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901.68% 증가했다.

춘절은 중국인들이 고향으로 돌아가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중국 최대의 명절이다.

중공 당국이 새로운 귀향 정책을 공식 발표한 후 외지에서 일하는 많은 사람이 검사 기관을 찾기 시작했다.

중국의 인터넷 카페에서는 핵산 검사를 할 수 있는 기관을 찾는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 

중국 네티즌이 온라인결제 시스템인 알리페이(支付寶·즈푸바오)를 통한 검사 예약 상황을 확인한 결과 이미 2월 말까지 예약이 완료된 상황으로 알려졌다.

도시마다 핵산 검사 수요가 폭증하면서 해당 의료기관들 앞에는 새벽 2~3시부터 검사를 받으려는 대기 행렬이 길게 늘어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