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배터리 업체, 거액 연봉 걸고 한국 경쟁사 인재 사냥

프랭크 팡
2019년 07월 17일 오후 4:23 업데이트: 2020년 01월 2일 오후 12:06

중국 배터리 업계가 거액의 연봉을 미끼로 경쟁사인 한국기업들의 인재 빼가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4일 코리아타임스는 중국 배터리업체 CATL이 한국기업 LG화학, 삼성SKI, SK이노베이션의 부장급 이상 직원들에게 러브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ATL는 배터리 생산규모 세계 1위 업체다. 코리아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 조사결과 CATL은 올해 1분기 세계 시장점유율 25.4%를 기록했다.

LG화학은 4위를 차지했으며,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3사를 종합하면 총 시장점유율 15.8%를 나타냈다.

CATL은 헤드헌터나 중국에 진출한 한국인을 통해 국내 3사에 근무하는 전문인력 영입활동을 하고 있으며, 기존보다 3배 높은 연봉 등을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 관계자는 “중국업체들이 전문인력을 확충하려 한다. CATL이 국내 엔지니어와 연구원들에게 스카우트 제의한다고 들었다”라고 전했다.

중국은 전 세계 배터리시장을 양적으로 압도하고 있다. 미국 배터리무역협회가 지난 6월 미의회 청문회에 제출한 자료에서는 세계 리튬이온전지 75%가 중국에서 제조된 것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25%는 한국과 일본기업에서 생산하며, EU와 미국의 시장점유율은 1~2%에 그친다.

배터리 산업은 자율주행차·무인항공기·선박·위성·전기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과 연결됐다.

중국은 기술산업 분야를 주도하겠다는 ‘중국제조 2025’ 계획에 따라 ‘제13차 5개년계획(2016~2020)’을 추진하며 전기자동차와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공격적으로 투자해왔다.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해외인재 유치프로그램 ‘천인계획(千人計劃)’을 가동하며 중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 인재영입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천인계획 프로그램은 참가자들이 자국기업의 기술과 지적재산을 훔쳐 중국으로 이전하려 한 혐의로 기소되거나 유죄판결을 받는 등 잡음을 내고 있다.

중국은 반도체 산업 투자과정에서도 대만의 반도체 기술자와 연구원들에게 노골적인 러브콜을 보내 물의를 빚기도 했다.

한 소식통은 “중국회사로 옮긴 한국인 직원이 몇년 안에 해고돼 새로운 직장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고 했다. 해외인재들이 기술 빼내기에 이용된 후 토사구팽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소식통은 “중국진출은 양날의 검이다. 몇몇 직원들은 임금이 적게 받더라도 안정적인 한국기업에 머무는 것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