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무역액 33개월만 최저치…제로 코로나·부동산 침체가 원인

김태영
2022년 12월 9일 오후 11:32 업데이트: 2022년 12월 9일 오후 11:32

중국의 11월 수출입 규모가 3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수출 감소, 제로 코로나 정책과 부동산 시장 장기 침체 등으로 인한 내수 감소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中 11월 수출, 전년 동월 대비 -8.7%…대미 수출액은 -25%

7일 중국 해관총서(세관)에 따르면 중국의 11월 수출은 지난해 동월 대비 8.7% 감소한 2960억 달러(약 385조 원)를 기록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시장 전망치 -2%를 한참 밑도는 수치다. 코로나 팬데믹 직후인 지난 2020년 2월 이후 33개월 만의 최저치이다.

중국의 대미 수출은 최근 4개월 연속 하락세다. 전년 11월 대비 25% 감소, 지난 10월 대비 13% 감소했다.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1%, 전월 대비 9% 감소했다.

가구, 장난감, 전자제품 등을 포함한 거의 전 종류의 상품군에서 수출이 감소했다.

中 수입도 대폭 감소…“제로 코로나 정책, 부동산 경기 장기 침체가 원인”

수입도 2020년 5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중국의 11월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10.6% 감소한 2262억 달러(약 294조 원)에 그쳤다. 수입 감소율도 경제학자들이 전망한 -4%보다 훨씬 큰 폭으로 줄었다.

중국 해관총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11월 무역흑자는 총 698억 달러로 지난달 851억 달러 보다 18% 줄었다.

중국의 수출입 규모가 대폭 줄어든 국제적 요인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세계적인 물가 상승으로 주요 교역국의 수출입 수요 감소, 중국 당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고집으로 인한 광저우와 상하이·정저우 등지의 제조 공장 폐쇄, 부동산 경기 장기 침체 등이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진핑, 코로나 규제 완화 지시…WSJ“경제 둔화 주범임을 시인한 셈”

지난 6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코로나 규제 조치를 일부 완화하고 내수 시장 수요를 높일 수 있는 대책 마련을 당부했다.

이날 시진핑은 코로나 감염 예방과 함께 경제 및 사회 발전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2023년 경제 안정을 국정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이튿날 중국 보건 당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 완화 방침을 발표했다. 앞으로는 경미한 증상이나 무증상 코로나 환자는 격리 시설 대신 자택에서 지낼 수 있게 됐다. 또한 건물 입구마다 바이러스 핵산 검사를 하고 건강 QR코드를 스캔해야 하는 의무도 폐기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WSJ은 “사실상 제로 코로나 정책이 중국 경제 둔화를 일으킨 주범임을 중국 당국이 인정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전문가 “中, 규제 완화해도 경제 반등 어려울 것…경제성장률 3%대 예상”

일부 경제학자들은 중국 당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완화하더라도 곧바로 경제 반등으로 이어지는 데는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WSJ는 “코로나 규제 완화가 되더라도 향후 2~3개월간 중국 경제는 약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투자은행 UBS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 타오왕의 분석을 소개했다.

그는 중국의 10월, 11월 경제 수치를 고려할 때 중국의 올해 마지막 분기 국내총생산(GDP) 예상치는 3.3%보다 낮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중국 당국의 예상치는 5.5%였다.

로이터는 경제 전문가들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경제를 살리기 위해 최근 몇 달간 여러 정책을 내놓았지만 여전히 완전한 일상 회복은 선언하지 않고 있어 그러한 정책들이 빠른 효과를 내는 것에 회의적”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중국 국가통계국은 11월 주요 경제 지표를 오는 15일 발표할 예정이다. 중국 당국은 또한 이르면 다음 주 연례 경제 계획 회의에서 경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더 많은 정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