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업들, 코로나19로 인한 영업공백 장기화에 손실 눈덩이…직원들은 고향서 발 동동

류지윤
2020년 02월 19일 오후 9:05 업데이트: 2020년 02월 20일 오후 5:19

중국의 설인 춘절 연휴가 되면 보통 30억 명이 귀향, 귀성을 위해 대이동을 한다. 중국 교통부는 올 연휴 이후 약 1억6000만 명이 1, 2선 도시로 돌아와 다시 시작하기 위해 주거지를 마련해야 할 것으로 추정했다.

대부분 중국 기업은 2월 10일경부터 업무를 재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업무 복귀 후 14일 동안 자가격리를 의무화하면서, 단체 기숙사 등에 머물던 일부 근로자들은 임대할 집을 구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바이러스 잠복기에 직장 동료와 접촉한 직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회사가 다시 휴업하고 모든 직원을 격리하는 사태도 일어났다.

현재 중국에서 완전 봉쇄된 도시는 80여 곳으로, 이곳 시민들은 연휴를 보낸 뒤 그대로 시내에 발이 묶여 일터로 돌아갈 수도 없다.

중국 관영매체에 따르면 10여 개 도시에서는 각 행정 관할내 부동산을 소유하지 않은 사람은 해당 도시 안에 ‘출입 금지’를 규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세입자들은 살던 아파트에 들어갈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일부 아파트는 출입문이 아예 폐쇄됐다.

저장성 진화시의 경우는 지역 거주단위별로 작성된 부동산 소유명단에 근거해, 부동산 미소유자들의 도시 진입을 차단하는 일도 발생했다.

저장성 진화시 교통체크 지점의 흰색 표지판에 “진화에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지 않은 사람은 절대 출입 금지”고 적혀 있다.

장쑤성 양저우시에서는 도시 진입로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거주자 신분증과 재산 소유 증명서를 모두 제시한 사람만 도시로 들여보내기도 했다. 또한 난징시에서는 집주인에게 “세입자들이 도시에 돌아오지 말도록 통보하라”고 요청했다. 꼭 돌아와야 할 세입자는 모두 14일 격리되고 24시간 건강 모니터링을 받아야 한다.

광둥성 선전시는 책임을 아예 집주인에게 떠넘겼다. 시에서는 “세입자가 코로나19에 걸리거나 집주인이 세입자의 건강 상태에 대해 신뢰할 만한 정보를 수집하지 못했을 경우, 집주인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규정을 새로 제정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처벌을 두려워한 집주인들이 세놓은 주택을 철수하는 풍경이 빚어졌다.

쓰촨성 청두시의 부동산 소유자들은 청두 이외의 장소에서 돌아오는 세입자를 모두 돌려보내라는 권고를 받았다. 그렇지 않을 경우 ‘집주인이 세입자 격리 기간에 생필품과 식량을 제공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또한 세입자가 감염자로 확인될 경우, 주인과 세입자 모두 주변 이웃에 대한 피해보상을 위해 각각 50만 위안(8천5백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사회주의 계획 경제 시스템인 중국에서 토지는 모두 국유재산이다. 토지를 확보하려면 기본적으로 정부로부터 토지를 사용권을 매입해야 한다. 사용기간은 거주목적의 경우 70년, 공업·과학·교육 등 목적은 50년, 상업목적은 40년이다. 토지사용권이 만료되면 토지와 건물 등의 소유권 일체가 모두 정부에 반납된다.

일선 기업들은 2주간의 휴업 후에도 제대로 운영 재개를 하지 못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경영압박을 받고 있다. 충칭시의 한 철강업체는 휴업 기간을 마치고 복귀한 직원 3명이 코로나19 판정을 받았는데, 그 중 한 명은 증상이 없는 상태로 다른 직원 131명과 접촉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회사가 아예 폐쇄됐다.

광둥성 광저우시에 소재한 46층 규모 비즈니스 센터인 톈잉스퀘어는 지난 13일 업무를 재개했으나 입주업체 직원 한 명이 코로나19 확진자로 판명되면서 다음 날부터 전 직원과 모든 입주업체 직원들을 대상으로 격리조치에 들어갔다.

선전의 한 쇼핑몰에서도 한 판매원이 코로나19 확진자로 밝혀지면서 쇼핑몰 운영을 재개한 14일 당일부터 2주간 총 3층 규모의 해당 구역 전체가 폐쇄됐다.

업장 폐쇄나 직원 격리조치는 회사 경영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자동차 제조업체 베이징 벤츠는 최근 영업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매일 4억 위안(680억 원) 이상 손실이 따를 것이라는 회사 문서를 공개했다.

중국 전역에 약 400여개의 체인점을 둔 한 레스토랑 체인은 현재 100여곳에서 배달영업만 하고 있다. 이 업체 관계자는 최근 30일간 손실액을 7~8억 위안(1191~1361억 원)으로 추정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19년 중국의 총 GDP는 99조 위안(약 1경 6835조 원)이었다. 하루 동안 생산이 지연되면 총 2700억 위안(45조9천억 원)의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