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국영기업, 나토에 드론 공급하던 伊 방산업체 몰래 인수”

피터 장(Peter Zhang)
2021년 09월 9일 오전 8:31 업데이트: 2021년 09월 9일 오전 11:04

中, 생산시설 자국 이전 진행 중 伊 세무당국에 발각

중국 국영기업 2곳이 홍콩 회사를 내세워, 이탈리아 방산 업체를 불법 인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탈리아 금융 경찰에 따르면 중국 측은 상하이 근교 우시의 한 인공지능(AI) 센터로 생산 시설을 옮기고 기술 이전을 준비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영국 BBC가 보도했다.

이 사건으로 중국의 군사기술 빼내기에 대한 이탈리아 사회의 경각심이 고조됐다.

경찰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군용 무인기(드론)를 공급하는 이탈리아 기업의 경영진 3명과 중국인 3명을 ‘무기 유통법’과 ‘이탈리아 전략 기업 보호법’ 위반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이탈리아 법률은 외국인 투자자에 전략자산 매각을 금지하거나 제한하고 있으며, 기업 인수합병 시에는 매수 기업과 매도 기업 모두 이탈리아 정부에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018년 한 홍콩 기업은 이탈리아 드론 제조업체의 지분 75%를 당시 주식 가격 4만5천 유로의 90배가 넘는 400만 유로에 사들였다.

그러나 실제 구매자는 중국 국유기업 2곳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중국 국유기업은 복잡한 지배구조로 홍콩 회사의 실소유주라는 사실을 감췄다.

중국 국영기업에 매각된 이탈리아 드론 기업은 드론 외에 항공기와 우주 비행체도 생산한다.

이번에 조사를 받게 된 중국인 3명은 지난 2019년 상하이 무역 박람회에 해당 기업의 드론 출품을 주선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드론은 실물이었으나, 이탈리아 세관에 제출된 서류에는 ‘무선 조종 항공기 모형’으로 기재됐다.

해당 기업 측은 혐의를 부인하며 기업 매각은 투명하게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기업은 올해 초 이란에 무인기를 판매해 ‘대(對)이란 무기 판매 금지법’을 위반한 혐의로 세무 당국의 조사를 받았다고 이탈리아 현지통신 안사(ANSA)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