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교수 “美의 적대적 태도, 北비핵화 어렵게 만들었다”

2021년 09월 9일 오후 6:26 업데이트: 2022년 05월 31일 오후 2:36

‘2021 서울안보대화(SDD)’ 개최
‘北 비핵화 문제두고 국제사회 격론 벌여

‘2021년 서울안보대화(SDD, Seoul Defense Dialogue)’에서 지아칭궈(Jia Qingguo) 중국 베이징대 국제관계대학원 교수는 북한의 비핵화(North Korea denuclearization) 가능성이 낮아진 원인이 “중국에 대한 미국의 적대적 태도”에 있다고 평가했다.

9일 국방부 주최로 열린 이번 행사는 한반도 안보환경을 점검하고, 국제 사회와의 협력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와 군비 통제’라는 주제발표에서 지아칭궈 교수는 “올해 초 백악관의 리더십 교체에도 불구하고 북한 비핵화의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도 요원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어떤 상황에서도 핵무기를 보유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해 보인다”고 언급하며 “2019년 12월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은 경제 개발을 우선하겠다는 기존 결정을 뒤집고 핵-경제 노선(nuclear weapon development with economic development)을 재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은 여전히 북한의 비핵화를 원하지만, 아직까지 외교정책의 우선순위로 삼지 않았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충분한 자원을 투입할 의지도 거의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사회가 협력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압력을 넣을 가능성도 희박하다”고 덧붙였다.

지아칭궈 교수는 “올해 ‘북중우호조약’이 60주년을 맞았고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추가 핵실험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보상으로 국제사회에 제재 해제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상황이다”고 밝혔다.

또한 미·중 관계 악화가 한반도 평화와 북한의 비핵화 문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지아칭궈 베이징대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ㅣ에포크타임스

그는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 중국을 적대시하는 정책을 펼쳐왔고,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을 미국에 대한 이념적, 경제적, 군사적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과 러시아가 강력하게 지지해주지 않는다면 주요 이해관계자인 한국, 미국, 일본의 압박은 북한의 변화를 유인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지아칭궈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에 대해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는 “바이든이 대선에 승리했음에도 미국의 정치적 내분이 계속되고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는 팬데믹 대응, 경제 회복을 위해 대부분의 시간과 에너지를 쏟고 있어 중국을 봉쇄하는 것 외에 외교정책 문제에 큰 관심과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존 델러리(John Delury) 연세대학교 교수는 지아칭궈 교수 의견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델러리 교수는 “우리는 중국이 갖고 있는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중우호조약 60주년에 대해 “70년대를 생각해보면 미국은 한국 정부로 하여금 핵무기 개발을 막은 바 있다”고 언급하며 “중국이 북한의 유일한 군사동맹인데 군사합의를 이용해서 핵무기 보유를 저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국은 북한의 제재에 중국의 도움이 필요 없다”며 “제재만으로는 북한의 비핵화로 갈 수 없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바로네스 골디(Baroness Goldie) 영국 국방부 국무차관은 영국은 미국과 동맹국으로서 “미국 정부의 실용적인 대북정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바로네스 골디 영국 국방부 국무차관이 발언하고 있다.ㅣ에포크타임스

골디 국무차관은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CVID(조지 부시 행정부 1기 때 수립된 북핵 해결의 원칙으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 폐기)’를 목표로 한다”고 말하며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다자적인 차원의 다양한 파트너 국가들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영국은 5개의 핵보유국 중 하나로 ‘NPT(핵확산금지조약, 비핵보유국이 새로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과 보유국이 비보유국에 대하여 핵무기를 양여하는 것을 동시에 금지) 조약’을 지지하고 있으며, 현재 북한은 21세기에 유일하게 핵실험을 강행한 나라이기에 북한이 NPT 조약을 완전하게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행사에 참석한 서욱 국방부 장관은 “국제사회의 공조를 기반으로 한 다자적 차원의 대응이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를 열 수 있는 핵심 열쇠”라며 “앞으로도 우리 정부는 한·미 동맹과 국제사회 간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평화체계 구축, 남북 간 군비 통제를 포괄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취재본부 이진백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