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안, 스마트폰 검사하며 봉쇄 반대시위 차단

강우찬
2022년 11월 30일 오전 10:59 업데이트: 2022년 11월 30일 오전 10:59

중국 전역에서 ‘제로 코로나’ 반대 시위가 발생한 가운데, 중국 당국이 상하이, 베이징 등의 시위 현장을 지나는 행인을 검문하며 삼엄한 경계를 펼쳤다.

중국 공산당은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안면인식 감시카메라 설치를 확대하고 이와 연계한 추적 시스템을 구축하며 시위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지만, 정권에 대한 저항 수위는 지난 10년 이래 전례가 없는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웨이보 등 소셜미디어 게시물에 따르면 공안 요원들이 행인들의 스마트폰을 검사해 가상사설망(VPN)과 텔레그램 설치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 VPN은 대부분 불법이며, 텔레그램은 서비스가 차단돼 있다. 20~30대가 주축인 시위대는 당국의 인터넷 검열을 피해 연락을 주고받기 위해 VPN을 설치하고 텔레그램에 접속하는 방식을 취하는 상황이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제로 코로나 정책에 반발해 표출된 광범위한 분노에 대해 입장을 표명해달라는 외신의 질문에 “당신들이 언급한 일은 실제로 일어난 일이 아니다”라며 시위가 일어난 사실 자체를 부정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의 지도력과, 중국 인민의 협력과 지원으로 코로나19에 대한 우리의 투쟁이 성공할 것으로 믿는다”는 상투적 수사로 질문을 무마했다.

중국 공산당은 주민들의 소득, 이동의 자유, 정신건강까지 희생시켜가면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전파 억제를 꾀하고 있다. 그로 인해 수백만 명의 중국인들이 집에 갇히는 상황이 펼쳐졌고 이는 중국 경제에 혼란과 피해를 가져왔다,

참다못한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분노를 표출하는 시위가 발생하면서 중국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에도 충격을 안겼다. 원유 가격은 하락하고 중국 주식과 위안화는 큰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중국 관영 언론은 시위에 대한 언급은 일절 하지 않은 채 시민들에게 코로나19 예방 수칙 준수를 촉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서 중국 공산당이 내년 3~4월 이전까지 제로 코로나 봉쇄를 해제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중국 방역요원들이 베이징의 주택단지 주변에서 대기하고 있다. 2022.11.28 | 로이터/연합뉴스

글로벌 리서치 회사인 ‘게이브칼 드래고노믹스’ 소속 애널리스트들은 투자 메모를 통해 “현재 시위가 기존 정치 질서를 위협하는 즉각적 요인은 아니지만, 현재의 코로나19 봉쇄 정책이 더 이상 정치적으로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지난 27일 늦은 오후, 지난 4~5월 제로 코로나 봉쇄로 2500만 명이 집에 봉쇄됐던 상하이 시민들이 공안과 충돌했다. 보안대의 버스 한 대는 시위대에 탈취당했다.

다음 날, 상하이 공안 당국은 집회를 막기 위해 상하이 중심가 일부를 파란색 금속 장벽으로 접근을 차단했다. 인근의 한 상점 직원은 로이터 통신에 이 지역의 상점과 카페들에 대해 공안이 영업장 일시 폐쇄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정책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주요한 불확실성으로 작용한다. 투자자들은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연임을 확보한 뒤 권위주의 국가 중국에서는 일어나리라고 예상치 못했던 시위가 발생하자 향후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주시하고 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마틴 페치 부사장은 이번 시위가 ‘심각한 정치적 폭력’을 초래하지 않고 상대적으로 빠르게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그는 “하지만 시위가 계속되고, 중국 공산당이 더 강경한 대응을 한다면 중국 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로이터 통신을 참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