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산주의 대교’ 무너지더니 ‘공산주의 수로’도 뚫렸다… 다음은?

2021년 07월 27일 오후 2:32 업데이트: 2021년 07월 27일 오후 2:32

중국 허난(河南)성 신샹(新鄕)시가 폭우로 피해가 심각한 가운데 지난 21일 신샹의 ‘공산주의 수로(共產主義渠)’ 여러 곳에서 물이 새는 상황이 발생했다. 공교롭게도 8년 전 공사 중이던 신샹의 ‘공산주의대교(共產主義大橋)’가 무너져 근로자 2명이 숨진 날도 7월 21일이다.

중국 관영 신화망에 따르면 지난 21일 낮 12시 20분경 신샹의 ‘공산주의 수로’ 곳곳에서 물이 새는 현상이 나타났다. 고운 모래가 물에 쓸려 빠져나가면서 구멍이 생긴 탓이다. 허난성 신샹지대 무장경찰 100여 명이 모래주머니 5천여 개를 들고 복구 작업에 투입돼서야 가장 위험한 구멍 두 개를 막을 수 있었다.

이 수로는 전체 길이가 192km, 입구 폭이 80~100m로, 1958년에 착공했다. 허난, 허베이(河北), 산둥(山東) 3개 성(省)이 ‘공산주의 정신을 발휘해’ 함께 팠다고 해서 ‘공산주의’란 이름이 붙었다. 2018년 허난성은 15억 9100억위안(약 2829억원)을 들여 이 수로와 인접한 웨이허(衛河)강을 정비했다.

공교롭게도 8년 전 7월 21일 ‘공산주의 대교’를 중건(重建)하는 과정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해 인부 2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은 2013년 7월 21일 10시 50분경 공산주의 대교 남쪽에서 거푸집에 시멘트를 부어 넣던 중 다리가 붕괴했다고 보도했다. 현장 작업자들은 며칠 전 비가 내려 다리가 붕괴했다고 밝혔지만, 당국은 시멘트 탱크로리 차량과 크레인이 충돌해 뒤집히는 바람에 다리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고 통보했다.

신샹시 허핑(和平)로 북단에 위치한 ‘공산주의 대교’는 1959년 9월 착공해 1960년 3월 완공됐다. 2009년 8월 관계 기관으로부터 ‘위험한 교량’으로 판정돼 철거하고 다시 건설했다. 붕괴 사고는 다시 짓는 과정에서 발생했는데, 당시 공식 발표한 사망자 수가 사고 규모에 비해 너무 적어 논란이 되기도 했다.

2013년 8월 펑황위성TV(鳳凰衛視)의 한 프로그램에서 이 붕괴 사고를 다뤘다. 홍콩 작가 량원다오(梁文道)는 이 프로그램에서 “하필이면 왜 ‘공산주의 대교’라고 부르는가”라고 물었다.

이어서 그는 “홍콩이나 타이베이 같은 곳에서는 이런 이름을 쓰지 않는다. 타이베이에서는 ‘인의(仁義)’나 ‘인애(仁愛)’ 같은 도덕적인 표현을 많이 쓴다”고 했다.

민중은 이 사고를 하늘의 뜻이라고 여겼다. 또한 네티즌들은 당시 사고 현장에 세워져 있던 “공사 중, 통행금지. 전방의 공산주의 대교 폐쇄”라는 표지판을 보고 폭소를 터뜨렸다.

2013년 7월 21일, 건설 중인 ‘공산주의 대교’가 무너졌다. 당시 사고 현장에는 “공사 중, 통행금지. 전방의 공산주의 대교 폐쇄”라고 쓴 큼지막한 표지판이 세워져 있었다. | 인터넷 이미지

특히 다수의 중국 매체가 공식 웨이보(微博)를 통해 이 소식을 전해 네티즌들의 조롱거리가 됐다.

‘허난일보(河南日報)는 이날 보도에서 “허난 신샹 공산주의대교 시멘트 타설 작업 중 다리가 무너져 2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이 다리는 ‘공산주의 수로’ 양안 사이에 걸쳐 있다.

그러자 차이신왕(財新網), 남방인물주간, 허난광전-이미지, 왕이(网易) 등 관영 웨이보에 통행금지 표지판 사진이 리트윗되면서 네티즌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왕이신문 클라이언트 공식 웨이보이에 ‘허난(河南) 공산주의대교 건설 공사 중 붕괴 사고로 2명 사망’이란 제목의 기사가 떴다.

“21일 오전 10시 50분, 신샹시 ‘공산주의 다리’ 남쪽에서 거푸집에 시멘트를 주입하던 중 다리가 붕괴돼 공사 관계자 2명이 매몰됐다. 오후 4시 40분 그중 1명이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고, 오후 6시 20분 나머지 1명은 숨진 채 발견됐다.”

하남광전-영상망 콘텐츠 편집장은 “망했네, 망했어! 허난 신샹, 공산주의로 가는 다리가 무너졌네! 서기 시장, 급히 와서 어디 한번 설명해 보시지”라고 했다.

이 밖에도 여러 네티즌의 조롱 섞인 반응이 이어졌다.

“하늘의 뜻이야!”

“시사하는 바가 크구먼”

“이건 모종의 신호다”

“공산주의 대로(大路)는 언제 폐쇄되나?”

8년 전 7월에는 ‘공산주의 대교’가 무너졌고, 올 7월에는 ‘공산당 수로’가 뚫렸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사고가 났고, 공교롭게도 ‘공산주의’란 같은 이름의 시설물들이 심각하게 파손됐다. 우연일까?

민심은 이를 빗대 ‘하늘의 뜻’이라며 웅성댄다. 민심은 또, 봉황의 눈으로 천하 대사를 꿰뚫어 보고 “공산당은 망했다”고 단언한다. 희언(戲言)일까? 민심은 천심이다. 그리고 천심을 이기는 권력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