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산당, 통전부 조직 내세워 자유세계 상대로 전쟁” 美 경고

한동훈
2020년 11월 1일 오후 6:50 업데이트: 2020년 11월 1일 오후 7:11

중국 공산당(중공)이 전 세계 자유사회를 상대로 은밀한 정치적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각) 스탠퍼드대 후버 연구소가 주최한 화상 토론에서 중공이 “통일전선”이라고 부르는 이 광범위하고 악의적 활동은 서구 개념으로는 “정치적 전쟁”이라고 밝혔다.

스틸웰 차관보에 따르면 중공의 목적은 주요 각국의 정치적 결정과 사회적 담론에 대한 통제권 내지는 최소한의 거부권 획득이다. 또한 그 추진방식은 “은밀하고 강압적이며 부패하게 만드는” 식이다.

구체적으로는 수천 개에 이르는 ‘민간’단체를 통해 타국에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반체제 운동을 감시·탄압하는 형태다. 여기에 정보수집, 기술이전 촉구 등 국가안보·경제 분야 침투가 더해진다.

이런 단체는 모두 당 기관인 통일전선공작부(통전부)의 통제를 받는다.

스틸웰 차관보는 일부 통전부 조직은 중공과의 관계성을 밝히고 있지만 “대부분은 독립적이고 풀뿌리 형태의 비정부기구(NGO), 문화교류회, 우호협회, 상공회의소, 언론매체 또는 학술단체로 자신을 알리려고 노력한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6일 뉴스위크는 “4개월간의 조사를 통해 미국 내 통전부 조직 약 600개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스틸웰 차관보는 이들 단체에 미국 대학 수십 곳에 설치된 중국 공자학당, 중국인유학생회(CSSA), 중국 민간기업, 미국 여러 지역 주·지방정부와 협력 중인 단체들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것은 우리 사회를 이용해 먹으려는 의도를 품은, 불투명하고 거대한 중공 간부·요원· 별개 조직들이 섞인 혼합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통전부 산하 단체들을 연이어 ‘외국 대행기관’으로 지정해 규제하고 있다. 이들 단체가 일반적인 언론, 교육기관이 아니라 미국 내에서 중공의 이익을 추구하는 정권의 대행기관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에는 국무부는 미 워싱턴에 본부를 둔 ‘중국화평통일촉진회'(NACPU)를 외국 대행기관으로 지정했다. 앞서 미국 내 공자학원과 중공 관영언론 15개사도 외국 대행기관으로 지정해 활동내역과 인력변동 등을 정기적으로 보고하도록 했다.

9월에는 중국 영사관 직원의 지시를 받고 뉴욕의 티베트 단체 정보를 넘긴 뉴욕시 경찰국 소속 중국계 경찰관 바이마다지에 앙왕이 스파이 혐의로 체포됐다.

티베인 출신인 앙왕과 연락한 것으로 알려진 중국 영사관 직원은 ‘중국 티베트 문화 보존 및 발전 협회’ 소속이었으며, 이 협회는 통전부 조직으로 드러났다.

스틸웰 차관보는 중공의 통일전선 활동이 상호주의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중공이 중국사회 여러 분야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면서 자신들은 미국의 외교·교육·무역·투자·과학기술 분야에서 자유롭게 활동한다는 것이다.

이어 통전부 조직을 ‘외국 대행기관’으로 지정하는 일이 “우리 사회가 베이징(중공 지도부)에 의해 변형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또한 “중공에 상호주의, 투명성, 책임성을 촉구하기 위해 다른 국가도 미국의 조치를 따라 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