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산당 외교부 대변인 “중국인은 왜 페북·트위터 못 쓰나” 발언 논란

김진영
2021년 02월 22일 오후 1:15 업데이트: 2021년 02월 23일 오후 7:30

중국 공산당(중공) 외교부 대변인의 ‘천진난만’한 발언이 중화권 네티즌의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화춘잉(華春瑩) 대변인은 19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인은 왜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사용하지 못하나?”라며 기자들을 쏘아붙였다.

중공 관리와 매체들이 소셜미디어에서 거짓 정보를 퍼뜨린다는, 지난 15일 자 AP통신 기사에 대한 반박이었다.

이 기사에서는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이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조사한 결과, 중공 관리와 매체들이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거짓 정보를 가장 많이 유포시키고 있었다고 전했다.

기사는 이어 중국 외에 미국, 러시아, 이란 등도 거짓 정보 확산에 크게 활약했다고 덧붙였다.

화춘잉 대변인은 다른 나라 외교관이나 매체가 중국 소셜미디어를 사용하고 있는 반면, 중국인은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쓸 수 없기 때문에 AP통신 기사는 틀렸다고 비난하려는 의도였다.

이는 누워서 침 뱉기가 됐다. 중국인의 트위터와 페이스북 접속을 차단하고 있는 것은 AP통신이나 외신기자, 외국 정부가 아니라 중공 자신이기 때문이다.

중공은 지난 2009년 신장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 시위 때, 강경 진압으로 유혈사태가 벌어진 이후 중국에서 트위터와 페이스북 접속을 전면 차단했다.

화춘잉의 ‘반박’을 접한 홍콩 등 중화권 네티즌들은 “화춘잉이 미국에 질문을 던졌다. 왜 중국인은 트위터, 페이스북을 쓰면 안 되냐고. 마치 접속 차단을 중공이 아니라 다른 국가가 한 것처럼”이라고 꼬집었다.

중국에서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외에도 구글, 유튜브 등 외국 소셜미디어와 웹사이트 다수를 접속할 수 없다. 중공 정권이 강력한 인터넷 차단벽을 설치했기 때문이다.

이를 우회해 외국 소식을 접하려는 중국 네티즌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의 정보를 입수하거나 공유한 이들에 대한 당국의 처벌도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중공 외교관들은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제약 없이 사용한다. 이들은 외국 정부와 시민들을 상대로 정치적 주장을 펴거나 이념을 선전하는 채널로 소셜미디어를 활용한다.

AP통신은 2019년 중반 이후 중공 외교관의 트위터 계정은 3배, 페이스북 계정은 2배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거짓 정보 확산 주범으로 지목된 중공 외교관들의 계정은 소셜미디어를 운영하는 빅테크로부터 제재를 받거나 차단되는 일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