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산당 기관지 환구시보 “여차하면 美 국채 매각”…통할까?

칸중궈(看中國)
2020년 09월 9일 오후 7:33 업데이트: 2024년 02월 19일 오후 3:18

중국 공산당 기관지 환구시보는 지난 4일 “중국이 2천억 달러(약 237조 원) 이상의 미국 국채를 점진적으로 처분할 것이며 전량 매각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서는 미국 국채 하루 거래량이 그 두배에 달한다는 것을 모르고 하는 소리 같다는 지적이 나온다.

만약, 환구시보 주장대로 중국이 미국 국채를 전부 매각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환구시보는 상하이 재경대학 시쥔양(奚君羊) 교수를 인용해 “중국은 통상적인 상황에서 미국 국채 보유고를 8천억 달러(약 951조 원)로 점차 축소할 수 있다. 군사적 충돌 같은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하면 중국은 미국 국채를 모두 팔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인 시기는 밝히지 않았다.

미국 재무부 발표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 6월 미국 국채 보유량은 1조744억 달러로 조사됐다. 이는 한 달 전인 지난 5월 1조837억 달러에서 90억 달러가량 줄어든 것이다. 중국은 일본에 이어 전 세계에서 미 국채를 두 번째로 많이 보유하고 있다. 일본의 현재 미국 국채 보유량은 1조2613억 달러다.

올해 들어 중국은 미국 국채 보유량을 꾸준히 줄인 것으로 나타나지만 일부 관측통은 중국이 미국 국채를 매각하기만 한 것은 아닌 것 같다며 다른 수탁 기관을 통해서 매입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 규모를 8천억 달러 수준으로 낮춘다면, 전체 보유량의 25% 이상을 처분하는 셈이다. 중국의 전문가들은 이러한 대규모 매각이 세계 금융 시장을 혼란에 빠뜨릴 핵폭탄급 영향력을 지녔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중화권 매체 칸중궈(看中國) 평론가인 탕신위안(唐新元)은 “환구시보가 정보가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국채는 유동성이 가장 좋은 자산이다. 유동성은 하루 거래량으로 평가되는데 거래량이 많다는 것은 쉽게 사고팔 수 있다는 뜻이다. 미국 국채의 하루 거래량은 5천억~6천억 달러다. 일본 국채 하루 거래량(1400억 달러)의 4배 수준이다. 하루 거래량이 워낙 많아 중국이 대거 처분해도 시장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 ‘핵폭탄’을 운운하며 위협했지만 허세다.”

홍콩 빈과일보는 지난 4일 싱가포르개발은행(DBS) 홍콩 지점 선임 이코노미스트 저우홍리(周洪禮)를 인용해 “중국이 전량 매각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보도했다.

저우 이코노미스트는 “규모가 너무 커서 한꺼번에 팔 수가 없다. 분할해 매각하더라도 채권가격을 압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국채를 매각한 뒤 자산구성이 어렵다는 현실적 문제도 있다. 미국 국채의 수익은 높은 편은 아니지만, EU나 일본 국채보다는 낫다.

다이와증권의 라이즈원(賴志文) 수석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미국 국채는 유동성이 좋고 시장도 크다. 중국이 매각하는 국채를 소화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게다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양적 완화 정책을 실시해 채권을 매입해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은 미국 국채를 대량 보유하고 달러 위주의 외환보유고를 구성하는 것이 안전하다”면서 “미국 국채를 매각하고 나면 무엇으로 자산을 구성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 밖에도 3년, 5년, 10년 만기인 미국 국채를 만기 이전에 매각할 경우 손실이 크다는 점, 중국이 전량 매각하더라도 미국 국채 최대 보유국인 일본과 연준이 전량 매입할 수 있다는 점도 주된 이유다. 연준은 이미 4조 달러 이상의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

그동안 중국이 미국 국채를 사들인 건 위안화 환율을 상대적 약세로 방어해 수출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였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달러를 매입하고 위안화를 매각해 달러 수요를 유지하고 있다. 무역흑자를 지속하는 데 중요하기 때문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필요한 현금 일부를 남기는 외에 나머지는 미국 국채에 투자한다.

중국의 지식 공유 사이트에서도 미국 국채매각에 대한 논의가 분분하다.

요약하면 중국이 미국 국채를 대거 내다 팔면, 금융시장의 연쇄반응으로 각국의 채무와 자본조달 비용이 상승해 각국이 피해를 본다는 것이다. 중국이 유럽국가들과 한국, 일본 등으로부터 반발을 살 수 있는 부분이다.

중국의 입장에서도 좋을 게 없다.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중국의 수출에 불리하고 미국의 무역적자 개선에 유리해진다. 또한 이미 매각했거나 보유 중인 채권가격이 내려가 중국의 외환보유고도 감소한다. 중국의 부동산 시장과 신용거품 붕괴를 불러올 수도 있다.

중국으로서는 어떻게 하더라도 이런 결과는 피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 기사는 저자의 견해를 나타내며 에포크타임스의 편집 방향성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