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제 쇠퇴, 총리 바뀌어도 만회 힘들어

허칭롄(何淸漣)
2014년 12월 25일 오후 5:43 업데이트: 2024년 02월 19일 오후 3:27

최근 리커창이 건강 문제와 국가 경영 능력 부족으로 퇴진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리 총리 퇴진에 시진핑 주석이 관련돼 있는지 여부와 후임자가 누구인가도 관심의 대상이다.

하지만 이 소문의 진위 여부를 떠나서 가장 중요한 문제를 간과한 것 같다. 자원 고갈, 내수 부진, 기형적인 산업구조, 부동산 버블, 금융문제가 속출하는 중국 경제를 그 누가 구제할 수 있단 말인가?

리커창이 이어받은 경제 자산

상술한 문제의 화근은 제18차 전국대표대회 전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제화 시대에 한 국가의 경제가 발전하려면 자원, 생산요소(기술개발능력, 노동력 등), 산업, 제도환경 요소 중에서 반드시 2~3가지 우세를 확보해야 한다.

오늘날 중국은 이러한 우세가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열세를 보이고 있다. 12월 중순에 열린 중앙경제업무회의에서 다시 제기된 다섯 가지 임무는 사실상 상술의 열세를 인정한 것과 다름없다.

자원 부문에서 중국의 생태환경은 육해공을 막론하고 종합적인 오염 위험에 빠져 있다. 특히 광산자원은 대외 의존도가 높아 회의에서는 이를 놓고 회의에서 “과거 에너지 자원과 생태환경과는 달리 현재 환경의 지탱능력은 한계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생산 요소면에서 과거 중국은 저렴한 노동력에 의존한 반면 기술 및 관리 수준은 상대적으로 낙후되어 모조품 대국이 되었다. 그나마 유일하게 ‘자주’ 개발한 고속철도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사실 이는 훔쳐온 기술을 규합한 것으로 지금까지도 해외 판로를 찾지 못했다.

또 부동산 버블이 심각한 것은 정부와 기업이 지탱하지 않으면 파멸되는 시장이기도 하다. 산업구조의 심각한 기형으로 전국 각 업계에서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났으며 생산설비 이용률은 70% 전후다. 현재 추진중인 실크로드 경제 계획의 취지는 해외 수출을 통한 공급 과잉 해소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는 원자바오 전 총리가 주롱지로부터 인수받은 경제력에 비하면 비교할 바가 못 된다. 원자바오는 국무원을 10년 동안 주관했는데 7년 전에 이미 중국에 세계 공장이 형성된 전성기로 자원과 생태환경 공간이 커 수출, 투자, 내수 세 박자를 두루 갖추고 경제 마차를 한창 빨리 끌던 시기였다.

4대 국유 상업은행은 21세기 초부터 9110억 달러의 거대 악성 부채를 누적하자 미국 유럽 등 외자 은행 전략투자자를 끌어들여 홍콩과 국내 상장으로 성공했다. 하지만 원자바오 임기 동안 이러한 좋은 기운도 다 떨어졌다. 권력을 넘기기 전에 중국의 세계공장은 늘그막에 빠지게 된다.

과도한 부동산 개발의 결과로 전국 열 곳 이상 도시에서 유령도시가 형성되고 일부 업계들은 심각한 공급과잉 현상을 면치 못했으며 스모그가 도시를 뒤덮기도 했다. 2009년 이후 4조 위안의 정부 투자금에 지방 융자까지 더해져 권력 이양 시기에 ‘경제 번영’을 유지할 수는 있었지만 거대한 지방정부 부채와 은행 악성부채를 남겼다. 이것이 리커창이 원자바오 전 총리로부터 물려받은 경제 기반이다.

실현불가능한 ‘리커창 경제학’

리커창은 총리가 되기 이전 원대한 포부를 가지고 세계은행과 국무원 발전 연구센터를 초청해 공통으로 ‘장기 개혁 노선도’를 구상했고 금융개혁 직무를 이어받은 후 제일 첫 번째 임무로 책정해 두었다.

직무를 인계받은 후 리커창이 주장한 경제부양책 미실행, 경제 레버리지화, 구조적 개혁 등 세 가지 요점은 서양 투자은행으로부터
‘리커창 경제학’으로 명명되었다. 필자는 2013년 6월 ‘리커창 경제학의 제도 기초는 어디에 있는가’라는 문장을 통해 그의 경제정책은 부족한 중국의 제도 기초 위에 존재하며 실행 불가능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2개월 후 러우지웨이(樓繼偉) 중국 재정부장이 중국 정부를 대표해 참석한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중국 정부는 더는 경제부양책을 실시하지 않는다”는 말을 했고, 직후 중국 장수, 안후이, 충칭, 쓰촨, 구이저우, 샨시 등에서 잇달아 서류가 하달되었고 관련 회의를 열어 하급정부에 철도, 고속도로, 공항 등의 ‘십이오(十二五)’ 계획을 가속화할 것을 요구했다.

약 36개 도시의 개발부문이 현지 건설 도시 교통 프로젝트의 착공 계획을 회답해 왔다. 이로써 도시 판자촌 재개발은 새로운 지방정부 투자의 중심이 되었지만 결과적으로 낡은 유령도시는 여전히 존재했으며 신규도시 건설로 인해 더 큰 부동산 버블을 초래됐다. 낡은 공급과잉 현상은 소화되지 않았고 오히려 더 큰 공급과잉 추세를 형성했다.

국제투자은행계에서 ‘경제 레버리지’ 실행은 중국 금융계가 시장화 개혁에 들어서게 만들었고, 중국 정부는 은행이 지방정부에 대규모 자금을 지원하는 방책을 결정했다. 2013년 7월, 국무원은 ‘금융 지지 경제구조 조정과 전형 승급의 지도의견’을 발표해 소기업에 대한 금융 서비스 정책을 늘리도록 규정했다. 리커창 총리는 4개월 만에 경제부양책 미실행 상태를 미니경기부양책 상태로 전환했고, 레버리지화를 ‘금융계 지지’로 변경했다. 그 이후 은행대출 증가는 거의 멈추지 않았다.

리커창 경제학이 실현되지 못한 이유는 중국 경제가 이미 확정적인 경제 체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 부진과 내수시장이 부진한 상황 속에서 중국은 경제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투자와 은행 대출에만 의존했다. 중국 투자는 주로 부동산 투자, 제조업 투자, 기초 인프라 투자 등 세가지로 나뉜다.

그 밖에 지방정부는 새 산업을 양성할 능력이 없다. 지방정부는 원래 있던 산업을 지지하는 것 외에도 도태된 산업을 살리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철강산업을 예로 들면 중앙정부는 철강산업에 200m³을 용광로의 기준으로 소형 제철소를 도태 탈락시킬 생각이었지만, 많은 지방의 소형 제철소가 300m³ 혹은 500m³ 이상의 용광로로 크게 개조했다. 결국 전국 각 업계에 공급과잉 현상이 일어났고 생산설비 이용률은 70% 전후를 기록했다.

관계자 추산에 따르면 1톤의 철강을 생산할 때마다 얻는 수입은 몇 마오에 불과하며, 1톤 석탄을 생산해도 생수 한 병 사기 힘들다. 국무원 총리는 지방정부를 위해 새로운 산업을 재건할 방법도, 지방 취업문제도 해결할 방법이 없었다. 지방정부와 기업이 무책임한 대출을 강행하고 채무를 상환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자 중앙정부는 샅샅이 조사하기도 했다.

통하지 않는 경기부양책

정부의 지속적인 경기 부양 정책으로도 효과를 보지 못하자, 올해 8월 24일 포브스는 ‘중국 경제 40년 번영의 결말’을 발표했다. 포브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경기 평가 보고서인 베이지북을 인용해 중국의 대출 수요가 역사상 전례 없는 약세라고 밝혔다.

베이지북은 2200개 기업을 조사한 후 올해 2분기 중국 금융기관의 대출 수문이 활짝 열려 있음을 발견했다. 6월 1조800억 위안의 신규 대출을 투입했고, 7월에는 8708억 위안을 투입했지만 기업은 신규 대출을 신청하지 않았다. 민간 소기업을 주요 고객으로 둔 그림자은행은 어쩔 수 없이 이율을 국유은행보다 낮추고 고객을 끌어모았다. 경기를 지지하기 위해 중앙은행은 9~10월에 은행업계에 7695억 위안을 방류했지만 소용없었다.

중국 3분기 GDP는 동기대비 7.3% 성장했고, 2009년 이래로 가장 낮은 증가속도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은행 악성부채 또한 급격히 증가해 3분기까지 중국은행, 공상은행, 건설은행, 농업은행 등 4대 은행 불량대출 규모가 4150억 위안에 달해 2013년 말보다 22%, 올해 6월 말보다 8%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경제 국면을 맞아 2014년 중앙경제업무회의는 뾰족한 수 없이 내년 GDP 목표 성장률을 기밀로 정했고, 내년 양회기간에 발표하도록 결정을 내렸다. 회의 후 공개된 전신 원고에 따르면 “중국 경제 운영은 여전히 많은 곤란 국면에 처해 있으며, 경제 하행 압력이 커 구조 조정이 힘들며 기업생산 경영 어려움도 늘어나 부분 경제 위험이 크다”며 2015년에는 실크로드 계획으로 공급과잉으로 해소해야 한다고 예측했다.

중국경제가 완만한 속도로 성장하는 상태를 말하는 이른바 신창타이(新常態, New Normal)는 경제 번영이 끝나고 국민들이 곤궁한 날을 보낼 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을 듣기 좋게 꾸민 말일 뿐이다.

중국 정치경제 정세를 살펴보면 정치권력은 일련의 비상수단을 통해 점점 최고 지도자의 손에 집중되었지만 경제 정황은 오히려 집권을 통하지 않고 면모를 일신했다. 중국은 최근 행정의 관여가 심화함에 따라 반시장화 경제로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제운영 관성으로 인해 리커창은 국무원 총리로 재직하면서 불운을 만나게 된 것이다.

중국의 30여 년 동안 생태자원과 염가 노동력에만 지탱한 성장 패턴이 막다른 골목에 도달하자 환경 오염, 산업구조 기형, 지방 정부 부채 리스크, 금융계통 고질적 폐단, 그림자은행 위험 등이 연이어 폭발한 것이다. 이러한 국면은 리커창 혼자 대응할 수 없을뿐더러 그 어떤 다른 이도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다고 단언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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