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올 성장 목표 5%…韓 경제 회복 낙관적 전망에 제동 걸리나

김태영
2023년 03월 7일 오후 1:12 업데이트: 2023년 03월 7일 오후 1:17

中 경제 성장률 목표치 5%, 1994년 이래 최저
中 리오프닝 기대한 한국…“국내 성장 견인 효과 과거만 못해”

중국이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치를 ‘5% 안팎’으로 제시했다. 이에 대중 무역 의존도가 높아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를 기대해온 한국 경제 성장률도 다소 기대에 못 미칠 거란 전망이 나온다.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지난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제14기 1차 회의에서 올해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치를 5% 안팎으로 제시했다. 이는 중국이 그해 경제 성장률을 발표하기 시작한 1994년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리커창 총리는 이날 업무 보고에서 “올해는 경제 안정을 우선시하고 안정성을 확보하면서 성장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 시간) 보도에서 “중국 지도부는 소비 감소, 중국제 제품 해외 수요 감소, 막대한 지방 정부 부채 등의 어려움으로 중국 경제가 단기간 회복이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현재 중국은 부동산 시장 불황, 국제 정세 변화 등 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가계 소비 감소와 청년 실업률 문제도 심각하다고 밝혔다. WSJ은 “지난해 중국 청년 실업률은 약 20%로 정점을 찍은 이후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중국 공장들의 수출이 위축되면서 고용 불안 문제도 가중되고 있다”고 했다.

예기치 못한 중국의 보수적인 경제 성장 목표치에 대중 수출 비중이 전체 수출액의 약 23%를 차지하는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도 적잖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한국 재정 당국은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하반기 우리나라 경제 성장을 일부 견인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지난 2월 9일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하반기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반등 요인은 중국 경제”라며 “중국 경제가 풀리면 종합적인 영향으로 한국 경제도 플러스(+) 될 것”이라고 밝혔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2월 1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재정경제금융관 간담회에서 “향후 무역수지는 여러 변수가 작용하겠지만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렇듯 재정 당국이 중국의 리오프닝이 한국의 수출 수요를 촉진해 하반기 경제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추정한 가운데 한국은행은 좀 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국은행은 지난 2월 27일 ‘중국 리오프닝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BOK 이슈노트)’ 보고서에서 “중국 경제는 지난해 12월 방역 정책 전환(제로 코로나 정책 폐지) 이후 감염병 상황이 안정되는 가운데 경제활동이 점차 재개되고 있다”며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작년보다 2%포인트(p)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0.3%p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으로는 중국의 중간재 자급률이 높아진 데다 · 갈등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으로 중국 리오프닝 효과는 기대보다 크지 않을 있으며 오히려 한국의 물가 상승만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에서 윤용준 한국은행 아태경제팀장은 중국의 소비 중심 회복, 재고 누증 및 대외수요 부진으로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국내 성장 제고 효과가 과거 평균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며 “(오히려) 국제원자재가격 및 중국 내 물가 상승, 중국인 관광객 증가 등으로 국내 소비자 물가만 상승케 하는 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에는 중국 성장률이 2%p 오르면 한국 성장률 제고 효과가 0.5~0.6%p로 추정했지만 지금은 0.3%p 내외”라고 덧붙였다.